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장기 경제 침체 등의 영향으로 동맥경화에 걸린 이마트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한 처방을 내렸다. 사진 왼쪽은 이마트 베트남 1호점인 고밥점에서 현지인들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마트 제공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장기 경제 침체 등의 영향으로 동맥경화에 걸린 이마트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한 처방을 내렸다. 사진 왼쪽은 이마트 베트남 1호점인 고밥점에서 현지인들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마트 제공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장기 경제 침체 등의 영향으로 동맥경화에 걸린 이마트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한 처방전을 내렸다.

이번 처방의 핵심은 ‘수출 국가 다(多)변화 전략’이다. 정 부회장은 이를 통해 올해 수출액은 전년보다 65% 늘린 530억원까지 매출을 끌어 올리고 2018년까지 1000억원의 수출액을 달성해 유통 혈관을 뚫겠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6일, ‘수출 전문 기업’ 2년 차를 맞아 연말까지 수출 대상 국가를 지난해 10개국에서 2017년 20개국으로 늘리고 이마트 ‘신성장 동력’으로서 수출 부문의 규모 확대를 가속화한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올해 1월 신규로 필리핀에 수출을 시작했으며, 3월 22일 일본에도 첫 수출 물량을 선적한다. 4월에는 영국·태국·대만 유럽시장 신규진입과 동남아 국가 확대를 통해 상반기에만 수출 대상 국가를 15개국까지 확대한다.

이마트 트레이딩 운영팀 심진보 팀장은 “하반기에는 수출 국가를 우즈베키스탄·러시아·네덜란드까지 확대하기 위해 현재 계약 협의 단계이며, 연말까지 20개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마트는 국내 유통기업으로는 최초로 정부로부터 ‘전문 무역상사’로 지정 받고 ‘수출 전문 기업’으로서 원년을 선언하며 베트남·몽골·미국·싱가포르·호주·뉴질랜드 등 10개 국가에 320억원을 수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마트는 2016년 수출액을 2015년 81억원 대비 300% 증가시켰다. 그 결과 2015년 ‘백만불 수출의 탑’에 이어 2016년에는 ‘2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제조업체가 아닌 유통업체로서 2년 연속 수출의 탑을 수상한 것은 이마트가 최초이다.

이마트 첫 수출의 시작은 2011년 일본 대지진이 발단이었다. 지진으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일본 식품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올랐고 일본의 유통기업인 이온 그룹이 이마트 측에 한국 상품 수출 의향을 타진해왔다.

당시 일본 수출이 성사되지는 않았으나 한국 상품 수출 시장에 눈을 뜬 이마트는 수출 전담 팀을 꾸려 2013년 홍콩 유통업체인 파크앤숍과 첫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최초 2013년에는 수출 담당 직원이 2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5년 해외 수출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대폭 확충되면서 수출 업무 시작 3년만에 100배 넘게 성장했다.

현재는 이마트 해외사업 담당 내에 ▲‘해외사업 전략팀’ ▲‘트레이딩 운영팀’ ▲‘트레이딩 MD팀’ 등 3개팀 20여명의 수출 전담 인력들이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더불어 이마트는 지난해 전체 수출 실적(320억원) 중 30%를 차지한 노브랜드와 반값 홍삼정을 비롯해 ‘중소기업 스타상품 개발 프로젝트 상품’ 등 이마트 단독 상품 수출을 크게 늘려 전체 수출액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50%까지 높일 계획이다.

작년 기준 이마트가 수출한 상품 종류는 1만2000개에 달하며 전체 수출 금액의 45%가 400여개의 국내 우수 중소기업상품이었는데 이를 확대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한편, 2017년 이마트는 ▲‘이마트 자체 해외 점포’ ▲‘현지 대형 유통업체’ ▲‘수출국가 도매채널’ 3가지 트랙 활용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우선 이마트는 베트남·몽골 등 해외 이마트 점포를 통해 한국 상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알리바바·넷이즈·메트로·MBC아메리카 등 현지의 주요 유통업체와 전략적 파트너쉽을 체결해 수출 물량을 늘리고 있다.

추가로 올해는 대형 유통업체는 물론 해당 수출 국가의 중소 도매 업체까지도 수출 계약을 체결해 탄탄한 글로벌 유통망의 혈관 구축에도 집중키로 했다.

이밖에 올해 처음으로 이마트는 몽골 울란바토르 이마트를 중심으로 국내산 딸기와 포도 등 신선식품을 매주 항공 직송으로 현지에 보내 신선식품 수출을 시작했다. 이처럼 앞으로 신선식품 수출이 본격화되면 국내 농가에도 주요 소득원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수출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이유는 이마트가 국내 우수 중소 기업 상품을 해외에 적극 소개할 수 있는 글로벌 수출 네트워크 및 수출 업무 노하우를 갖고 있는 좋은 플랫폼이기 때문이다”며 “한국 상품을 수입하는 해외 유통업체들도 이마트가 대한민국의 대표 유통업체로서 이마트와 파트너쉽을 구축하면 다양한 상품을 단 한번의 거래로 성사할 수 있는 장점을 인정하고 있어 올해도 국내 중소기업 수출 판로 확보에 이마트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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