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상준의 행복한 마라톤] 마라톤 대회에서 일어 나는 일들

발행일시 : 2017-03-07 00:00
[한상준의 행복한 마라톤] 마라톤 대회에서 일어 나는 일들

많은 운동은 실외에서 치뤄진다. 처음에는 모든 운동은 야외에서 치뤄졌다. 날씨로 인해서 최상의 조건에서 대회를 치루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날씨에 관계 없이 실내에서 경기를 치루기 위한 노력이 계속 되었다. 건축 기술이 발달하면서 점차 계절과 날씨에 상관없이 실내에서 치뤄지는 운동이 늘어나고 있다. 농구, 배구, 수영, 아이스하키 등 일부 운동 종목은 이제 실내에서 치뤄지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기도 한다. 야구도 기후에 상관없이 경기를 진행 할 수 있는 돔 구장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도 고척 스카이 돔구장이 얼마전 개장하였다. 네덜란드와 일본에는 돔 축구 구장이 있어서 축구 경기를 언제든 최상의 조건에서 치룰 수 있다. 머지 않아 다양한 육상 경기도 실내 돔 구장에서 치뤄지게 될 것 이다.

그러나, 절대로 실내에서 치뤄질 수 없는 종목이 있다. 마라톤이다. 많이 쓰는 표현중에 “마라톤 회담”, “인생은 마라톤” 이라는 표현이 있다. 그만큼, 마라톤은 꾸준하고 긴 시간이 필요한 경기이다. 몇 년전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1만m 경기 중계를 본적이 있다. 이 경기를 “빙상의 마라톤”이라고 해설자가 말을 했다. 스피스 스케이팅 1만m는 400m 트랙을 25바퀴 달리는 스피드스케이팅 최장거리 종목이다. 마라톤을 즐기는 입장에서 이 경기를 "마라톤"에 비유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마라톤은 “스피드”경기가 아니다. 지구력과 정신력을 필요로 하고 프로 선수들도 완주에 2시간 이상이 걸린다. 스피드스케이팅 1만m의 경기 시간은 고작 13분 정도 이다. 육상 5000m 경기의 기록이 13분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빙상의 마라톤이라고 하기보다는 그냥 빙상의 장거리 종목이라고 해야 옳다. 육상과 기록면에서 비율로 따지면 빙상에서 마라톤이라고 하려면 84km 는 되어야 한다. 마라톤 경기도 굳이 일반 도로를 달리지 않고, 400m 경기장 트랙을 돌면서 치룰 수는 있겠지만, 그리 진행을 하면 105바퀴 정도를 돌아야 한다. 아마도 그런 식으로 마라톤을 하는 날은 오지 않을 것 같다.

모든 육상 종목은 평지에서 치뤄진다. 마라톤은 코스는 좀 특이하다. 다른 육상 경기와 달리 오르막과 내리막이 포함되어 있다. 인정 기준도 까다로워서 오르막과 내리막의 전체 길이와 경사도가 국제 기준에 맞지 않으면 세계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모든 국제 기준을 맞춰서 마라톤 코스를 만들더라도, 대회 당일에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 경우에도 바람이 기록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세계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마라톤은 경기장이 아닌 일반 도로를 포함하여 치뤄지는 대회이기 때문에 통제하기가 힘들다. 경기중에 여러가지 이변이 발생한다. 국제 마라톤 경기중에도 관중이 갑자기 달려 나와 선두를 달리는 선수를 잡는 경우도 있었고, 정해진 코스를 이탈해서 달리는 일도 발생한다.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하는 일도 있고, 심할 경우 경기 도중 사망하기도 한다. 프로 선수들도 경기 중에도 이런 일이 발생하는데, 그렇다면 일반인들이 참가하는 마라톤 대회 중에 일어나는 일들은 어떤 일들이 있을까?

안전한 대회, 안전한 달리기
프로 선수들이 달리는 대회에서도 예기치 않은 사고가 나는데, 참가자가 훨씬 많은 일반인이 달리는 마라톤 대회에서는 더 많은 종류의 사고가 더 많이 발생한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크고 작은 사고는 필연적이다. 출발 전 안전사항을 공지를 하여 사고를 줄이고, 발생한 사고를 빠르게 대처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대회 출발 직전에 사회자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늘 듣는 말은 마라톤 베테랑도 사고가 날수 있으니, 달리다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발생하면 무리해서 달리려 하지 말고, 즉시 달리는 것을 멈추고 주변에 있는 대회 진행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라는 것이다.

대회 측에서는 발생한 사고를 빠르게 수습하기 위하여 주로 곳곳에 고정식 응급 의료센터와 구급차를 배치하고, 자전거 등의 1인용 이동수단을 이용하여 의료 패트롤이 달리는 사람과 함께 이동한다. 근육 경련이 일어났을 때 파스와 스포츠 연고 등을 제공하기도 하고,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응급 조치를 하기 위해서다.

대회를 신청 할 때 참가자 정보에 전화번호를 두개 기재한다. 하나는 자신의 전화번호인데, 대회 진행 상황을 알릴 때도 사용하지만 완주 후 완주 기록을 바로 SMS로 발송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다른 전화 번호는 응급 전화 번호로 참가자가 부상 등의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바로 연락을 해서 보호자의 동의를 받고 빠른 조치를 하기 위해서이다. 가족 중에 1인의 전화 번호를 기재하면 된다. 혈액형도 기재하는데, 이것 역시 응급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함이다. 이 두가지 정보는 배번에 인쇄되어 있다.

일반 도로를 달리는 대회의 경우 자동차 도로를 통제하고 달리는데, 양방향을 모두 통제하지 않고, 편도 차도만 통제를 하는 경우가 많다. 동아마라톤의 경우 종로를 달릴 때는 빠르게 달리는 건너편 도로와 안전막이 전혀 없어서 달리면서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에 하나라도 차가 중앙선을 넘는다면 큰 인명 사고의 위험이 있다. 워낙 넓은 지역에서 마라톤이 진행되므로 완벽한 안전설비 시설에 한계가 있겠지만, 달리면서 늘 아쉬운 부분이다.

시민과 함께 하는 대회
중소규모의 대회의 경우 일반도로에서 치뤄지지 않고 대부분 한강 운동 도로에서 치뤄진다. 필자의 경우 매일 달리는 곳이 한강 운동도로라서 일반 대회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대회에서 입상할 정도의 실력은 되지 않기 때문에 굳이 집에서 멀리 떨어진 대회 출발점까지 가서 참가하는 것 보다 집 근처에서 혼자 달리는 것이 시간도 절약되고 비용도 들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치뤄지는 동아마라톤과 중앙 마라톤의 경우 대회 코스가 특정 지역을 섬처럼 가둬 두는 곳이 발생한다. 회사가 있는 종로 부분은 일요일이기 때문에 문제가 덜하지만, 주거지인 경우에는 문제가 있다. 지하차도 등으로 외부로 나가는 방법은 있지만 병목현상도 있고, 평소에 다니는 길이 아니기 때문에 모르는 경우가 많다. 상당기간 동안 대회가 치뤄지는 날짜와 교통 통제가 된다고 예고를 하지만, 항상 이러한 사항을 잘 모르는 시민들이 있고, 알고 있다 하더라도 갑자기 차를 이용해서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만약에 집에 응급 환자가 생겨서 급히 병원으로 이동해야 하는 데, 마라톤 대회 때문에 병원에 바로 갈수 없다면 분명히 불편할 것이다. 대회 측에서도 매년 진행되는 행사를 통해 이런 상황에 대한 대응 방법을 만들어 놨을 것이다.

동아마라톤 코스 중 가장 즐거운 구간은 군자교를 지나서 군자역에서 어린이 대공원 정문까지의 구간이다. 수많은 중고생들의 열열한 응원을 받으면서 달릴 수 있다. 응원 구호 뿐 아니라 다들 손바닥을 내밀고 하이파이브를 하려고 하는데, 이 구간에서 응원을 받으며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달리면 1~2km 정도의 구간을 정말 힘도 안 들고 순식간이 지나는 느낌이 든다. 매번 이 구간이 가까워지면 일부러 오른쪽으로 붙어서 달린다.

아쉽게도 다른 곳에서는 이런 시민의 호응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차가운 반응을 넘어서 경찰의 통제에 항의하고 고성이 오가는 모습을 늘 보면서 달린다. 건널목을 건너려는 시민과 경찰의 마찰이 있고, 경찰의 통제와 상관 없이 무작정 건너는 사람들, 심지어는 리어카, 자전거, 오토바이도 건너 다니는 경우도 있다. 한편으로 도로 통제로 인하여 그곳에 사는 시민들이 얼마나 불편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대회를 운영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않아서 서울의 일반도로에서 달리는 마라톤은 참가하지 않는 분도 있다.

일부 시민분들은 음료수를 주시기도 한다. 그런데, 또 일부 시민분들은 응원을 하시면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있는데, 달리면서 맡는 담배 연기는 여러모로 불편하다. 외국의 경우 코스를 잘 만들어서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 하고 시민도 함께 참여하는 지역 축제로 자리잡는 것을 보면 부럽다. 우리나라도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코스가 생겨서 참가자와 시민 모두 즐거운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달리면서 하면 안되는 행동들
달리면서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이 있다. 위법여부를 떠나서 함께 달리는 사람들에게 불편하고 사고를 유발하는 행동이 있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것이 침을 뱉는 것이다. 달리다 보면 별수 없이 발생하는 현상인데, 주변에 달리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고 뱉는 사람이 있다. 달리다가 침을 뱉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주로 가장자리로 가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뱉을 수 있다.

대회 구간이 워낙 방대하다 보니, 화장실 이용에도 문제가 있다. 가능한 출발시간에 가깝게 화장실을 이용하여 달리는 중에 화장실에 가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출발 전 대기 시간이 있기 때문에 달리면서 소변이 마려운 경우가 많다. 날씨가 따뜻한 경우 땀으로 배출이 되기 때문에 화장실에 가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다. 날씨가 쌀쌀한 경우 땀 배출이 적기 때문에 화장실에 가야하는데, 주로를 벗어나 화장실을 이용할 경우 시간이 그만큼 더 걸린다는 문제가 있다. 제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대회측에서 중간 중간에 만들어둔 간이 화장실과 주유소의 화장실이다. 주유소 화장실의 경우 개방되어 있고 도로 바로 옆에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그만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급한 경우 건물에 들어가서 화장실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여성들은 별수없이 화장실을 이용하지만, 남성들의 경우 노상 방뇨를 많이 한다. 화단이나 녹지대에서 이뤄지는데 달리다 보면 일렬로 볼일을 보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너무 기록에 연연하지 말고 정해진 장소에서 소변을 보면 좋겠다. 소변이 자주 마려운 이유는 날씨 영향도 있지만, 급수대에서 목이 마르다고 한꺼번에 많이 마셔서 발생하기도 한다.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매 급수대에서 많은 양이 아닌 소량인 한모금씩 마시면 갈증도 해소되고 소변도 줄일 수 있다. 바지도 소변에 영향을 미치는데 너무 꽉끼는 쫄바지를 입을 경우 압박으로 인하여 소변이 자주 마려울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국내 대회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중국의 파즈완바오(法制晚报) 신문의 기사에는 몇 년 전 '베이징현대 베이징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는 "만약 참가선수가 대회 중 아무 곳에서나 소변을 볼 경우에 참가자격을 박탈 시킨다"는 규정을 새로 삽입했다고 한다.

봄, 가을에 치뤄지는 대회에서는 날씨가 쌀쌀하면 체온을 유지 하기 위하여 얇은 비닐이나 버릴 옷을 입고 달리는 경우가 있다. 달리다 보면 체온의 상승으로 입고있던 옷이 필요 없어지는데, 몸이 더워지면 입고 달리던 옷을 벗어서 버리고 가야하는데, 문제는 달리면서 주로 중앙에 그냥 버리고 가는 사람이 있다. 이러한 비닐이나 옷은 주로 밖으로 버려야 한다. 주로에 그냥 버릴 경우 달리던 사람들이 걸려서 넘어질 수 있다. 도심을 달리는 경우 자동차로 달리던 도로를 두발로 달리면 풍경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 운전을 할 때는 전방을 보며 달리지만, 두발로 달릴 때는 좌우 건물을 보면서 달리는데, 인도에서 보는 풍경과 차도 중앙에서 보는 풍경은 확실히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바닥을 보면서 달리지 않는 때가 있다. 필자의 경우 건물을 보다가 누군가 벗어두고 간 옷에 걸려서 넘어질 뻔 한 적이 있다.

옷 뿐만이 아니다. 마라톤 대회에서는 음료 외에도 간단한 간식을 제공한다. 제공하는 간식은 초코파이, 바나나, 건포도, 그리고 영양 공급제인 파워젤 등이 있다. 간식 공급처에는 대형 플라스틱 쓰레기통을 두어 쓰레기를 버리고 갈수 있도록 하는데, 그곳에 버리지 않고 들고 달리다가 먹은 후 그냥 주로에 버리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자신이 버린 바나나 껍질로 인해서 누군가가 넘어지고 큰 부상을 만들 수도 있으니 삼가해야 할 행동이다. 나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 좀 버려야 되는 것 아닐까?

가장 고생하는 두 발
마라톤을 하면서 가장 고마운 신체 부위는 두 발이다. 마찬가지로 달리다가 가장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부위도 두 발이다. 대부분의 아마추어 마라토너는 일년에 2개 이상의 신발을 사용한다. 외관상은 멀쩡하지만 1,000km 정도를 달리면 신발의 쿠션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바꾸어 주는 것이 좋다. 대회 직전에 새신발로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참가하기 최소 1달 전에는 새 신발로 바꾸어 자신의 발과 잘 맞는지, 장거리 달리기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대회 당일 새신발로 달리다가 쓸리거나 물집이 생겨서 고생하는 사람들 종종 볼 수 있다

발에 발생하는 문제 중 물집이 있는데, 이는 스포츠용 발가락 양말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대회 날에는 신발끈도 다시 묶는다. 조금 빡빡하다 싶을 정도로 당겨서 매는 것이 좋다. 달리다 보면 신발끈이 풀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신발끈을 다시 매는 동안 기록이 그만큼 늦춰지는 문제도 있지만, 자신의 신발끈을 밟고 넘어질 수도 있고, 끈 매려고 갑자기 멈추면 뒤에서 오는 사람과 충돌을 할 수도 있다. 신발끈을 풀리지 않게 매는 요령은 사진과 같이 리본 모양을 끈 아래로 밀어 넣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면 신발끈이 거의 풀리지 않는다.

신발끈을 왼쪽과 같이 하면 신발끈이 풀리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신발끈을 왼쪽과 같이 하면 신발끈이 풀리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달리다 보면 신발안에 작은 돌이나 이물질이 들어가서 신경이 쓰이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즉시 신발을 벗고 이물질을 제거하고 달리는 것이 좋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장시간을 달리다 보면 계속된 마찰로 물집이 생길 수도 있고, 피가 날수도 있다. 마찰로 인한 피해는 발 뿐이 아니다. 싱글렛을 입고 달리는 경우에는 팔뚝과 옷이 쓸려서 팔뚝에서 피가 나는 경우가 생기며, 남자의 경우 젖꼭지와 옷이 쓸려서 피가 나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젖꼭지에 밴드를 붙이거나 바셀린을 바르고 달린다. 생각해보면 마라톤을 달리기 위해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꽤 된다. 이러한 준비를 다해도 불가항력인 날씨로 인하여 또 변수가 생긴다.

비오는 날의 수채화
대회 날 가장 큰 변수는 기후이다. 10년 전만해도 미세먼지나 황사 등으로 고민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가장 큰 변수가 미세먼지인 것 같다.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 달리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건강을 위해 달리는 것인데, 4시간 동안 미세먼지를 마시면서 달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마라톤 대회가 가까워지면, 일기 예보에 눈이 자주 간다. 일주일 전부터는 매일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대회 당일 기후가 어떨지 계속 확인하게 된다. 일기 예보가 맞는 경우도 있지만, 100% 예측하기는 힘드므로 당일 아침에 하늘을 봐야 알 수 있다. 비가 온다고 했다가 맑은 날도 있고, 반대로 날씨가 좋을 것이라고 했으나 비가 오는 경우도 있다.

마라톤 대회에서 우중주는 원하지 않지만 종종 하게된다 <마라톤 대회에서 우중주는 원하지 않지만 종종 하게된다>

미세먼지와 달리 우중주는 나름 재미가 있다. 대회 시작부터 비가 오는 경우가 있고, 한참을 달리고 있는데 비가 내리는 경우가 있다. 비가 오면 가장 고생하는 것은 역시 두 발이다. 비로 인하여 신발과 양말이 완전히 젖기 때문에 발이 물에 붓는다. 이물질이 들어가도 젖는 상태에서는 다시 신발을 신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아주 불편하지 않다면 벗지 않고 끝까지 달리는 것이 좋다. 반대로, 비가오면 땀이 많이 나지 않기 때문에 목이 마르지 않아서 급수대에서 굳이 물을 마시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있다.

자신에 맞는 음료와 음식
마라톤은 30km 부터란 말이 있다. 30km 까지는 큰 문제없이 달리는데, 그 이후에 급격히 체력이 바닥 나기 때문이다. 대회 중간중간에는 간식과 음료를 제공하는데, 이런 음식은 후반부를 달리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일반 참가자들에게는 획일 된 음료와 간식이 지급되지만, 프로 선수들에게는 각자에게 맞춰진 보강제가 지급된다. 대회 측에서 제공하는 것이 아니고, 선수의 소속사가 선수에게 맞추어서 만들어서 제공한다. 코스 중간에 개인별로 맞춰진 보강제가 있고 번호가 붙어 있어서 자신의 번호를 선택해서 뛰면서 마신다.

일반 참가자의 경우에도 몇 번 달리면서 먹어보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식과 음료를 알 수 있다. 대회에서 지급하는 것은 스포츠 음료와 물이다. 스포츠 음료도 대회에 따라 포카리 스웨트와 파워 에이드 중 하나를 지급한다. 간식의 경우, 초코파이, 바나나, 건포도 등을 지급한다. 이러한 음식물 중에 자신과 맞는 음식물만 먹는 지혜가 필요하다. 스포츠 음료도 필자의 경우 둘 중 하나만 마시고, 선호하지 않는 스포츠 음료만 공급할 경우 그냥 물을 마신다. 신기한 것은 30km 쯤 부터 달리다 힘이 들어서 못 달릴 것 같다가도, 내 몸에 맞는 스포츠 음료 한잔, 바나나를 먹고 2-3분이 지나면 도로 힘이 생겨서 달릴 수 있었다.

스포츠 젤도 달리는데 도움이 된다. 탄수화물과 당분이 주성분으로 이루어진 스포츠젤은 섭취 즉시 에너지로 전환이 되기 때문에 달리기전에 하나, 그리고, 달리는 중간에 2~3개를 섭취하면 큰 도움이 된다. 이것 역시 자신에게 맞는 제품이 있으니 연습할 때 종류별로 섭취해서 가장 잘 맞는 제품을 찾는 것이 좋다.

[한상준의 행복한 마라톤] 마라톤 대회에서 일어 나는 일들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
3~5시간이 걸리는 마라톤 대회. 혼자서 달리면 지루하기 때문에 동반주를 하는 것이 좋다. 참가자들 중에는 핸드폰이나 MP3 플레이어를 이용하며 음악을 들으면서 달리는 경우가 있다. 음악을 들으면서 달리는 것은 외부 소음이 잘 안 들리기 때문에 돌발 사태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지만, 경쾌한 음악을 들으면서 달리면 평소보다 좋은 페이스로 달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특히 요즘에는 경량화 된 스포츠 전용 mp3 플레이어가 많이 나와있다. 생활 방수는 물론, 수영까지 가능한 기기도 있다.

그런데, 음악을 자신만 듣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같이 듣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다. 이어폰이 아닌 스피커를 이용하여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달리는 경우이다. 귀를 막고 듣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고 위험은 크게 줄 수 있으나, 음악은 취향이 강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소음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은 한강 운동 도로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다.

대회 중에 이러한 사람을 만나면 굉장한 고역이다. 추월을 하거나 아니면 아예 천천히 달려서 그런 사람을 먼저 보내면 될 것 같지만, 페이스가 비슷한 경우 추월하기 힘들고, 그렇다고 기록을 포기하고 천천히 달릴 수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로에서 뽕짝을 크게 틀어 놓고 달리는 분을 만난적이 있는데, 추월을 하면 따라 붙고, 다시 추월을 하면 따라 붙고 해서 한시간 가량을 뽕짝을 들으면서 달렸던 나쁜 추억이 있다. 마라톤 대회에서도 기본적인 상식과 매너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브웨이를 이용하는 사람, 두개의 칩을 가지고 달리는 사람
굳이 “지하철”이라고 안하고 “서브 웨이”라고 한 이유는 서브4와 발음이 비슷해서 이다. 마라톤을 완주할 생각 없고, 체력도 되지 않는데, 마라톤 대회에 참가를 하는 사람들 중, 극히 일부 사람이지만 편법으로 기록증을 받으려고 참가하는 경우가 있다.

몇 년 전 동아마라톤 때에 마라톤114 동호회에서 자원봉사를 한적이 있다. 종로 3가에서 달리는 사진을 찍고, 지하철을 이용하여 잠실역으로 이동하여 다시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 종로3가 역에서 잠실로 이동을 하는데, 2호선 지하철 안에는 마라톤 복장과 동아마라톤 배번을 달고 있는 참가자들을 보았다. 대화의 내용을 들어보니 잠실역에서 내려서 달리면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부상으로 인해서 종합운동장 까지 이동을 하는 줄 알았는데, 잠실역에서 하차를 하는 것이다.

동아마라톤은 수많은 지하철역을 지나간다 <동아마라톤은 수많은 지하철역을 지나간다>

동아마라톤의 경우 수많은 지하철역을 지나간다. 출발지인 광화문역부터 시작하여, 시청역, 종각역, 종로5가역, 종로3가역, 답십리역, 장한평역, 군자역, 어린이 대공원역, 뚝섬역, 잠실역 등을 지나간다. 이러한 역을 잘 이용하면 굳이 42.195km를 달리지 않고도 완주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동아마라톤 대회 운영진도 이러한 편법을 이용하는 사람을 막기 위해 10km. 20km, 중간 반환점, 30km 지점에서 기록측정을 하여 중간 기록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기록증을 발급 하지 않는데, 문제는 측정기도 기계이다 보니 측정 오류가 발생해서 정상적으로 달린 사람들도 측정이 안되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에, 참가자가 정상적으로 달렸다고 주장을 하는 경우 좀 복잡해진다. 편법을 하는 방법도 이러한 기록 측정 지점을 통과한 후 지하철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기 때문에 완전히 막을 방법은 없다.

이보다 더 편리하게 완주를 하는 방법도 있다. 잘 달리는 사람에게 부탁하여 자신의 칩을 주고 달리도록 하는 것이다. 기록 측정기는 동일한 순간에 지나가는 사람이 십여명이 되어도 정상적으로 기록이 측정이 된다. 따라서 한사람이 두개 이상의 칩을 가지고 달려고 기록측정기는 정상적으로 인식을 한다. 물론, 중간 중간에 위치한 기록측정 지점에서 모두 같은 시기에 지나가는 경우 이를 색출하는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사실상 동반주를 하는 경우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 이 경우 사진 판독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사실상 사진 판독까지 하면서 일일이 색출하기란 쉽지는 않다.

과연 이런 방법으로 완주증을 받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자기 자신을 속일수는 없는 것 아닌가?

아름다운 참가자들
위와 같이 편법으로 완주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마라톤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참가자들도 있다. 대부분의 대회는 완주시간을 5시간으로 제한한다. 통제되는 도로 구간의 일반 시민들의 불편함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5시간이내에 완주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떤 방법으로 결승선인 경기장으로 돌아와야 할까? 결승선에는 참가자들이 맡긴 물품들을 보관하고 있다. 주최측은 보관하고 있는 물품을 모두 돌려주어야 대회를 마무리를 할 수 있다.

5시간 내에 완주하지 못하는 참가자들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된다. 마라톤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설마 다섯시간 내에 완주를 못하겠어?” 하는 참가자와, 대회날에 컨디션 난조로 평소보다 훨씬 오래 걸리는 경우이다. 두가지 모두 참가자의 입장에서 보면 운동복만 입고 있는 상황에서 정해진 시간안에 완주하지 못하면 결승선 까지 갈수 없는 매우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주최측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대형버스를 동원해서 도로 통제를 풀면서 달리지 못하는 참가자들을 태우고 돌아온다. 이른바 “후송 버스”이다.

동아마라톤 교통 통제 시간 <동아마라톤 교통 통제 시간>

완주 제한시간이 5시간이라고, 정확히 5시간이 지났다고 교통 통제를 풀지는 않는다. 8시부터 마라톤이 시작되지만, 출발시간은 출발 그룹에 따라서 8시에서 8시 30분으로 나뉘기 때문에, 위에 교통 통재 시간에서 보듯이 마지막 통제 해제는 13:35 이다.

다행히도 풀코스를 포함하여 100여번의 대회에 참가하였지만, 부상을 당하거나 정해진 시간에 완주하지 못하여 후송버스를 탑승한 적은 없다. 그런데, 일부 참가자들은 도로통제가 풀리고 대회 도우미들이 후송 버스에 탑승하도록 유도하지만 끝까지 탑승하지 않고 걸어서라도 완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제한 시간인 5시간을 조금 넘기는 완주자들도 있지만 6시간을 넘기는 완주자들도 있다. 이러한 완주자들은 통제된 자동차도로에서 달리지 못하고, 일반 도로를 이용하여 달린다. 통제된 자동차 도로에서 달리는 경우에는 교통 신호와 관계없이 계속 달릴 수 있지만 통제가 풀린 후 에는 도로와 건널목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훨씬 더 걸린다. 대회 측에서도 이러한 진정한 마라톤 정신을 가진 완주자들을 위해 6시간 까지는 결승선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대회 중간에 대회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좋은 컨디션으로 잘 달리다가 중간에 근육 경련이 나거나 부상으로 달릴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경우, 후송버스가 오려면 두세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럴 경우 지하철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바지에 작은 주머니를 만들어서 교통카드를 넣고 달리는 사람도 있고, 비닐 봉투에 2~3천원의 비상금을 넣고 달리는 사람도 있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 일반 시민에게 현찰을 빌리고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고 구좌를 문자로 받고서 나중에 송금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방법도 동아마라톤이나 중앙마라톤은 서울에서 개최되어서 가능하지만, 춘천 마라톤의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후송 버스를 기다려야 한다.

마라톤을 여러 번 참가하다 보니 달리면서 사고를 목격하기도 하고, 쓰러져서 응급 조치를 받는 사람도 목격하게 된다. 한번은 달리고 있는데 바로 뒤에서 달리던 사람이 넘어지면서 내 허리와 다리를 쳤다. 그분은 넘어졌지만, 필자는 넘어질 뻔 했지만 계속 달릴 수 있었다. 후속 조치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어서 그냥 계속 달렸었다. 이 상황을 겪으면서 내가 아무리 조심해서 달려도 다른 사람으로 인하여 다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 잘못은 아니었지만 당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계속 달려서 그 분에게 미안했다. 다음에 비슷한 일이 발생하면 달리기를 멈추고 할 수 있는 조치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마라톤은 완주 할 때까지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 연속이다.

이러한 변수들이 있음에도 마라톤은 완주를 할 때 마지막 결승 트랙을 돌면서 느끼는 성취감은 대단하다. 완주를 하기 전 다시는 마라톤을 달리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면서도 완주 후 다시 어떤 대회를 참가할지 고민하는 것은 그만큼 마라톤이 매력적인 운동이란 것이다.

한상준 han.sangjoon@gmail.com 포토스탁 회사 이미지클릭 이사. 20년 넘게 IT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으며, 관심 분야의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고, 글로 남기는 것을 즐기고 하고있다. 현재 논현동 카페드양이란 커피 전문점도 경영하고 있다.10년전 마라톤을 시작하여 국내 최대 마라톤 동호회 마라톤114의 운영자와 고문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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