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이 최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공동으로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곡물류 8종 42개(수입산 30개, 국산 12개) 제품의 안전성 시험검사(중금속, 곰팡이독소, 잔류농약) 및 주요 영양성분 함량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제공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공동으로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곡물류 8종 42개(수입산 30개, 국산 12개) 제품의 안전성 시험검사(중금속, 곰팡이독소, 잔류농약) 및 주요 영양성분 함량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제공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슈퍼푸드’라고 불리며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수입 곡물인 렌틸콩·아마씨드·햄프씨드·퀴노아·햄프씨드 등의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실제로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아마씨드의 수입량은 2013년 921톤에서 2016년 9281톤으로 10배 이상 증가했고, 치아씨드와 햄프씨드 등 기타 씨앗류의 수입량도 2185톤 수준에서 8275톤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성분 검사 결과 일부 수입 곡물에서 납이나 카드늄 등의 중금속이 검출됐다. 게다가 이를 규정한 근거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입소문과 판매업자들의 주장에만 의지해 수입산 곡물이 국내산보다 월등하게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또한 잘못된 정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원장 한견표)은 최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원장 남태헌)과 공동으로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곡물류 8종 42개(수입산 30개, 국산 12개) 제품의 안전성 시험검사(중금속, 곰팡이독소, 잔류농약) 및 주요 영양성분 함량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세부적으로 조사 대상 제품은 수입산 30개(렌틸콩 6개, 아마씨드 6개, 치아씨드 6개, 퀴노아 6개, 햄프씨드 6개)와 국산 12개(들깨 4개, 서리태 4개, 수수 4개) 등이었다.

실험 결과 조사대상 수입산 곡물(5종 30개) 중 아마씨드의 경우 열처리를 하지 않을 경우 청색증을 유발 할 수 있는 ‘시안배당체’를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성분은 ‘식품위생법’에 ‘식품에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원료’로 분류하고 있다. 또 섭취량도 제한(1회 4g, 1일 16g 미만)하고 있지만 시중에 유통․판매되는 일부 제품은 규정된 섭취량과 다르게 표시하거나 표시하지 않은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아마씨드의 경우 요리에 뿌려 먹는 방법뿐만 아니라 쌀과 함께 섞어 잡곡밥 형태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 일정량 이상의 과다섭취가 우려되고 있다.

중금속 함유 조사 결과 조사대상 42개 중 30개 곡물류에서 납과 카드늄 등 중금속이 검출됐다.

이 중 아마씨드는 조사대상 6개 전 제품에서 폐손상이나 뼈가 물러지며 조금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골절이 일어나서 ‘이타이이타이병’ 증상을 일으키는 카드뮴(0.246~0.560㎎/㎏)이 타 곡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검출됐다. 기타가공품으로 분류되는 아마씨드의 경우 해당 성분에 대한 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아마씨드를 제외하고 중금속이 검출된 렌틸콩·서리태·수수·치아씨드·퀴노아 등 24개 곡물은 중금속 검출량이 미량 또는 허용기준 이내였다.

일부 수입산 곡물 판매업자들은 광고에서 전혀 다른 식품군과 영양성분을 비교해 마치 수입산 곡물의 영양성분이 국내산 곡물에 비해 훨씬 성분이 우수한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제공
일부 수입산 곡물 판매업자들은 광고에서 전혀 다른 식품군과 영양성분을 비교해 마치 수입산 곡물의 영양성분이 국내산 곡물에 비해 훨씬 성분이 우수한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제공

◆곡물류 주요 영양성분, 국산과 수입산 큰 차이 없어
특히 이번 실험에서 국산과 수입산 동일 유형의 곡류에 대한 영양성분 함량을 비교한 결과, 국산과 수입산 간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조중량 100g당 영양성분 함량은 국산 서리태의 단백질(24g), 식이섬유(17g)와 수입산 렌틸콩의 단백질(27g), 식이섬유(12g)가 비슷했다. 유지종실류 중 수입산 아마씨드의 오메가지방산(α-리놀렌산, 리놀레산) 함량이 25g으로 가장 높았지만 국산 들깨(22g)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일부 수입산 곡물 판매업자들은 광고에서 전혀 다른 식품군과 영양성분을 비교해 마치 수입산 곡물의 영양성분이 국내산 곡물에 비해 훨씬 성분이 우수한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아마씨드 제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카드뮴 개별 기준 마련 검토 ▲동 제품군의 섭취량 표시 의무화를 요청할 계획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