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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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가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업체가 생겨나고 문을 닫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 눈과 귀를 사로잡는 톡톡 튀는 브랜드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는 업체가 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공개한 '2016년도 식품산업 주요 지표'를 보면 2014년 기준으로 음식점과 주점업 등 사업체 수는 전년 대비 2.4% 증가한 65만개에 달한다. 그 당시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 5133만명을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국민 78명당 한 개의 음식점이 존재하는 셈이다.

이처럼 외식 업체가 생존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기발하면서도 재미있는 브랜드 네이밍이 주목받는다.

고객에게 이미 친숙한 단어나 재미있는 어감을 사용해 한 번만 들어도 깊게 각인시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무 이름이나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업체가 어떤 음식을 파는 곳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작명한다.

실제로 금탑에프엔비 스몰비어&치맥 전문점 '청담동 말자싸롱'은 자사 캐릭터 '말자'를 내세웠다. 소비자가 이름을 쉽게 기억하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메이킹했다. 매장 곳곳에는 '말자' 캐릭터를 활용해 브랜드 이름과 인테리어를 통일시켜 소비자에게 일관성과 안정감을 선사하고 있다.

'육회한 연어'는 자사 시그니처 메뉴인 육회와 연어를 조합한 사례다. 브랜드 특징을 직접 보여주고 '유쾌한'과 비슷한 어감을 이용해 흥미를 자극한다.

곱창 전문 프랜차이즈인 '은하철도 곱곱곱'은 1980년대 방영했던 인기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를 패러디해 만든 이름으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삼겹살 프랜차이즈 '하남돼지집'은 2010년 첫 영업을 경기도 하남에서 시작해 붙여졌다.

김밥 전문점 '바르다김선생'은 올바른 식재료를 활용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죠스떡볶이'는 자사 떡볶이의 매콤함을 강렬하게 표현하고 먹이를 놓치지 않는 상어 습성을 고려했다. 고객이 재방문할 수 있도록 서비스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름만 들어도 주재료와 맛까지 짐작할 수 있는 브랜드도 있다.

명태 요리 전문점 '맵꼬만 명태'는 '맵고, 꼬들꼬들함이 가득한 명태요리'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주 메뉴는 명태 콩나물찜으로 아삭한 콩나물과 꼬들꼬들한 명태가 버무려져 매콤하게 내놓은 요리다. 세 단계로 매운 맛을 선택할 수 있다.

한글과 영어를 합성해 한식의 세계화를 겨냥한 이름으로는 '바비박스(BOBBYBOX)'가 있다. 한식 패스트푸드를 모토로 한 수제도시락 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밥'이라는 고유어와 덮밥 형식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표현한 이름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처음 업체 이름을 대했을 때 웃음을 자아내고 '유치하다'는 의견도 내놓지만 한 번 보거나 들으면 잊히지 않는 매력이 있어 재방문율이 높다”고 귀띔했다.

정영일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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