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넥스트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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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패션 카테고리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31일 대구점에 패션·잡화·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패션 전문점 '언더라이즈'를 오픈한다고 30일 밝혔다.

전문점이란 모든 종류의 상품을 판매하는 백화점과 달리, 한정된 종류의 상품을 특화해 판매하는 소매점을 말한다. 기존 백화점과 아웃렛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쇼핑공간을 만들어 신규 고객을 창출하겠다는 정지선 회장의 포석이 깔려 있는 것이다.

언더라이즈 매장 조감도.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언더라이즈 매장 조감도.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언더라이즈 1호 매장은 현대백화점 대구점 지하 2층 영패션존에 총 400㎡(약 120평) 규모로 구성된다. 기존 백화점 의류 매장(약 50㎡)을 8개 합쳐놓은 크기다. 이후 무역센터점(6월), 목동점(9월)에 각각 2호점과 3호점을 열 계획이다.

'언더라이즈'는 젊고 트렌디한 50여 개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로 채워진다. 삼청동 인기 여성복 '스테이피플', 수제 생활용품 브랜드 '이레', 온라인 여성복 쇼핑몰 '아나이스', 여성복 브랜드 '탱이' 등이 대표적이다.

백화점 측은 언더라이즈 오픈을 위해 지난 1년 동안 시장 조사와 브랜드 선정, 매장 인테리어 콘셉트 등의 준비 작업을 벌였다고 한다. 지난 2월에는 특허청에 상표권 등록도 마쳤다.

또 기존 백화점과 아웃렛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쇼핑공간을 만들어 신규 고객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빠르면 올 하반기 중 서울 주요 상권에 '현대백화점 로드숍'도 열 계획이다. 특히 이태원·가로수길 등 20~30대 젊은 고객들이 몰리는 지역을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

운영방식에도 기존 패션 매장과 차별화를 시도한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원활한 입점을 위해 매장 인테리어 비용과 판매사원 인건비, 마케팅 비용 등 매장 운영과 관련된 비용 일체를 직접 부담할 계획이다. 또 1년에 2번 공개 품평회를 열어 브랜드 입점 기회도 넓힐 예정이다.

장교순 현대백화점 패션사업부장(상무)는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고객들을 위해 화장품, 문구·펜시 등 상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기존 백화점 MD와 차별화를 꾀하고, 글로벌 SPA 브랜드 등의 공세에 설 자리를 잃어가는 토종 패션 브랜드를 적극 육성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2일 프랑스 명품 잡화 브랜드 ‘미리엄섀퍼’(MYRIAM SCHAEFER)’ 국내 공식 매장을 무역센터점에 선보였다.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2일 프랑스 명품 잡화 브랜드 ‘미리엄섀퍼’(MYRIAM SCHAEFER)’ 국내 공식 매장을 무역센터점에 선보였다.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2일 프랑스 명품 잡화 브랜드 ‘미리엄섀퍼’(MYRIAM SCHAEFER)’ 국내 공식 매장을 무역센터점에 선보였다.

미리엄섀퍼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발렌시아가의 ‘모터백’을 탄생시킨 디자이너 ‘미리엄 섀퍼’가 2012년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따서 만든 프랑스 럭셔리 잡화 브랜드다. 론칭 5년 만에 뉴욕·밀라노·도쿄 등 세계 36개 도시에 진출해 화제가 됐다고 한다.

‘바이런(Byron)’ ‘로드(Lord)’ ‘홀로지(Horlodge)’ 등 미리엄섀퍼 대표 가방의 가격은 평균 400만~800만원대로 장인들이 최고급 가죽을 사용해 손수 제작하며, 가방마다 은장으로 박힌 디자이너명과 함께 시리얼 넘버가 새겨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전문 계열사 한섬은 지난 21일 갤러리아백화점에 프랑스 고급 브랜드 ‘랑방’과 공동으로 개발한 브랜드인 ‘랑방스포츠’ 매장을 오픈했다.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전문 계열사 한섬은 지난 21일 갤러리아백화점에 프랑스 고급 브랜드 ‘랑방’과 공동으로 개발한 브랜드인 ‘랑방스포츠’ 매장을 오픈했다.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전문 계열사 한섬은 지난 21일 갤러리아백화점에 프랑스 고급 브랜드 ‘랑방’과 공동으로 개발한 브랜드인 ‘랑방스포츠’ 매장을 오픈했다.

랑방스포츠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1’을 콘셉트로 정하고 유니폼·F1경주장· 타이어 등을 디자인해 제품별로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루이비통·프라다·버버리·구찌 등 해외 명품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이태리 ‘유로져지’ ‘올메텍스’ ‘리몬따’와 일본 ‘토레이 사의 소재를 사용해 기능성 및 활동성을 강화했다.

이처럼 정지선 회장이 패션 분야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지난 3월 1일 3000억원을 들여 최종 인수한 SK네트웍스의 패션부문을 활용해 패션사업을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서다.

그룹 측은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 최종 발표 당시 “앞으로 5년 동안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의 MD 경쟁력 강화와 인프라 구축 등 패션사업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라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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