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다보스 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에서 제4차 산업혁명 이라는 화두가 처음 세상에 던져진 이후 많은 전문가들이 일자리의 변화와 사회 구조적 변화를 예측하고 있다. 또한 제4차 산업혁명을 ‘디지털 혁명(제3차 산업혁명)에 기반한 물리적 공간, 디지털적 공간 및 생물학적 공간의 경계의 종말을 의미하는 기술융합의 시대’라고 정의하면서, 사이버물리 시스템(CPS; Cyber-Physical System) CPS5에 기반한 제4차 산업혁명은 전 세계의 산업구조 및 시장경제 모델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미래 변화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교육적 뒷받침의 문제적 대응방안도 꾸준히 제시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인간의 윤리와 로봇의 윤리를 공학 교육의 눈높이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인간과 로봇(기계)이 함께 공존하는데 필요한 새로운 대안의 공학교육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리란 “인간이 가장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를 말한다. 법과 윤리가 만들어 지는 이유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위기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구속력을 가지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체코슬로바키아의 소설가 카렐 차페크(Karel Capek)는 1921년 『R.U.R(Rosuum's Universial Robots)』이라는 희곡에서 처음으로 로봇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로봇의 어원은 체코어의 노동을 의미하는 단어 'robota 로보타'에서 유래되었다. 이처럼 로봇은 인간이 해야 하는 특정한 노동을 대신 수행하도록 만들어졌다. 그런 로봇이 자신의 창조주에 반역해서 인간을 몰아내고 자신들의 세상을 만든다는 내용이다.

유명한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Asimov)는 1950년에 발간한 『아이 로봇(I Robot)』에서 로봇의 행동을 규제하는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①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되며, 위험에 처해 있는 인간을 방관해서도 안 된다. ②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반드시 복종해야 한다. ③ 로봇은 자기 자신을 보호해야만 한다.

이러한 로봇의 3원칙은 지극히 인간중심주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로봇 3원칙에는 인간과 로봇 사이에 주종의 관계가 설정되어 있다. 로봇이 이러한 원칙을 거부할 때 인간과 로봇 간에는 심각한 모순과 긴장 상태가 발생한다. 종종 로봇은 이러한 세 가지 원칙을 준수하지 않고 인간에 적대하는 행동을 보여 준다.

윤리나 법을 만들었다는 건 그 만큼 로봇에 대한 위기를 감지하였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로봇이 스스로 그 윤리강녕을 지켜나갈 수는 없지 않은가 결국 로봇을 만들고 활용하는 인간이 지켜야 할 몫이다. 인간과 기계와의 사이에서 공존의 방법. 그 방법을 찾기 위해 엔지니어 즉 공학도들의 윤리적 마인드를 심어 줄 수 있는 교육의 중요성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초등교육에서부터 대학교육 그리고 직업의 전문가적 공학 윤리교육의 새로운 틀이 만들어져야 한다. 인간의 새로운 가치창출의 기반을 교육으로 접근하는 대안을 세상에 내 놓아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로봇을 만드는 엔지니어의 윤리적 마인드와 로봇을 고용하는 고용자의 마인드에 따라서 착한 로봇, 욕쟁이 로봇이 될 수 있으며 결국 인간의 사회질서를 변화 시킬 수 있는 커다란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인간이 만든 기술에 의해 스스로 지배당하는 구조를 만들기 이전에 긍정적인 마인드를 잠재시켜 줄 수 있는 공학도의 윤리교육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강안나 anakang37@gmail.com 전) 목원대학교 조교수, 다년간 대학에서 공학윤리와 ICT 융합 강의를 했으며, 현재 인지융합과학기술포럼의 정책연구소장으로서 인지융합과학기술의 저변확대를 위한 R&D 생태계 조성 및 지능정보교육의 플랫폼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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