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7일부터 첫 방송된 SBS 월화극 ‘귓속말’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귓속말은 2014년 ‘펀치’의 박경수 작가와 이명우 감독의 콤비로 제작됐다.

최근 SBS월화극 ‘낭만닥터 김사부’(이하 ‘김사부’)와 ‘피고인’에 ‘귓속말’도 시청률 1위의 계보를 잇고 있다. 그 특별한 성공의 비결은 무엇일까?

한석규, 이보영, 지성
한석규, 이보영, 지성

명불허전, 대상 배우는 달라
공교롭게도 세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대상을 탄 배우들이다. 우선 ‘김사부’의 주인공은 지난 2011년 최고 시청률 27.3%(서울 수도권, 이하동일)을 기록하며 그해 연기대상을 거머쥔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임금 세종역 한석규였다. ‘김사부’에서도 그가 보여준 연기는 압도적이었고, 최고시청률 29%를 기록하며 5년만인 2016년에도 연기대상을 거머줬다.

‘피고인’의 주인공 지성 또한 ‘킬미힐미’로 2015 MBC 연기대상을 받았다. 이번 ‘피고인’에서도 의심할 여지가 없는 연기를 펼쳐 최고시청률 29.7%로 끌어올린 공신이다. 그리고 현재 방영중인 ‘귓속말’의 주인공은 2013년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최고시청률 26.7%을 기록하며 그해 연기대상의 영예를 차지한 이보영이다. 공교롭게도 지성과 부부인 그녀는 ‘대상부부의 배턴터치’라는 애칭도 얻으며 더욱 관심이 모아진 것이다.

악역은 돈많은 권력가!
주인공을 더 강하게 만드는 악역, 그래서 더욱 극을 살리는 악역들이 병원장, 재벌, 그리고 로펌, 이른바 권력과 재력을 모두 가진 사람들이다. ‘김사부’의 악역은 단연코 거대병원의 원장 도윤완(최진호 분)이었다. 의사로서 실력은 뛰어나지 않지만, 출세를 위한 권모술수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거대병원의 원장이 되었던 그는 자신이 가진 막강한 권력을 이용, 돌담병원의 김사부(한석규 분)를 내내 위협했던 것이다.

‘피고인’의 악역은 두말할 것 없이 재벌인 차명그룹 2세 차민호(엄기준 분)였다. 어릴 적부터 형 선호(엄기준 분)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던 그는 결국 형을 살해한 것을 시작으로 온갖 악행과 살인을 저지르며 악마가 되었다. 검사 박정우(지성 분)의 부인 윤지수(손여은 분)를 살해한 뒤 정우에게 누명을 씌웠던 그는 법의 심판을 받으며 죗값을 치뤘다.

‘귓속말’에서 악역은 현재까지 최일환(김갑수 분)이 이끄는 로펌 ‘태백’으로 정리된다. 이동준(이상윤 분)이 판사시절 ‘법을 이용해서 사욕을 채우는 도적’인 이른바 ‘법비’라고 칭했던 이곳의 구성원들 대부분이 악역으로 구성되어 계속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가슴을 후벼파는 촌철살인 명대사!
드라마를 보는 묘미 중의 하나가 촌철살인 명대사를 찾는 것. ‘김사부’에서는 환자만을 생각하는 김사부(한석규 분)가 매장면에서 명대사를 쏟아냈다. “다른 건 다 엿많이 잡수라 그래라”, “열심히 살라 그러는 건 좋은데, 우리 못나게 살지는 맙시다. 사람이 뭣 때문에 사는지 그거 알고나 살아야 되지 않겠어요?”, “진짜 복수 같은 걸 하고 싶다면 그들보다 나은 인간이 되거라. 분노 말고 실력으로 되갚아줘. 네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를 포함한 숱한 명대사가 시청자들의 머리 속에 박혔다.

‘피고인’의 경우 “내가 범인이 되어야만 했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거란다”, “별일 아닌 게 나중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질 때가 있어”, “속이기 제일 힘든게 뭔지 알아? 사람눈이야. 감정을 읽거든”이라는 간결하면서 쉬운 대사들이 시청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했다.

‘귓속말’에서는 박경수 작가의 작품답게 첫회부터 시국을 꿰뚫는 스토리와 더불어 명대사의 향연이 펼쳐졌다. “다들 마음을 바꾸니까 세상이 안 바뀌는 겁니다”, “이익을 얻는 자가 범인입니다”, “있는 죄는 키우지만, 없는 죄는 못 만든다”, “바라지는 대로 살아지나? 인생이”, “핵은 보유했을 때 공포를 주지. 사용하면 서로 공멸한다는 거 잘 알텐데”가 대표적이다. 특히, “기다려라. 가만히 있어라. 그 말을 들었던 아이들은 아직도 하늘에서 진실이 밝혀지길 기다리고 있겠죠”라는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하는 대사도 인상깊다.

드라마는 재미와 매력, 그리고 이처럼 묵직한 메시지가 인기를 얻는 주요요소다. 법률회사 '태백'을 배경으로 적에서 동지로, 그리고 결국 연인으로 발전하는 두 남녀가, 인생과 목숨을 건 사랑을 통해 법비를 통쾌하게 응징하는 귓속말이 지속적인 인기를 얻게 되는지 지켜볼만하다.

이나리기자 nari@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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