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최만드림의 클라우딩 활용 교육] 금지된 유아 코딩에도 봄은 오는가

발행일시 : 2017-04-06 00:10
[최만드림의 클라우딩 활용 교육] 금지된 유아 코딩에도 봄은 오는가

봄이다.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 약동하는 계절, 봄에 유독 얼어 붙은 곳이 있다. 바로 유아코딩계다. 작년 교육부는 각 시도 교육청에 유아 코딩 금지라는 공문을 내린다. 각 시도 교육청은 각 유치원에 전달 공문을 발송한다. 누리 과정에 코딩이 없으니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정규 교육과정에서 할 수 없고, 방과 후에도 향후 전문가 검토를 통해 실시 여부를 제시한다는 내용이다.

강남 일부 유치원에서 벌어지는 고액 코딩 수업에 대한 우려로 세계적인 유아 코딩 현상을 흐름을 막는 듯 해서 안타까움이 있다. 2005년 교육부(당시 교육인적자원부) 유아교육 시행 계획을 보면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 정상화를 위해 유아발달에 부적합한 특별활동(특성화 프로그램)을 강하게 금지하였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활동이 영어였다.

지금은 어떤가? 유아교육기관 방과후 활동에서 영어교육은 흔하게 볼 수 있다. 아예 고가의 영어유치원이 이미 성업하고 있다. 물론 유아 영어지도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여전히 찬반이 나뉜다.

해외 사립 영어 유치원 풍경
<해외 사립 영어 유치원 풍경 >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클라우드라는 말은 이미 익숙해졌다. 2025년 이전에 사회 곳곳에서 흔하게 자율주행차를 볼 듯 하다. 네이버, 카카오톡, 구글 등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이미 우리에겐 익숙해졌고, 그곳에서 나온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도 익숙하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유아들도 디지털 디바이스 사용을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중에 그들이 살아갈 세상에서 필요한 언어, 즉 코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이유다. 어린 아이들이 물리적 세계를 경험하며 알 듯, 디지털 세계 역시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구슬이 내려오는 골드버그 장치를 통해 중력을 배우는 어린이
<위에서 구슬이 내려오는 골드버그 장치를 통해 중력을 배우는 어린이 >

필자는 유아 코딩 지도에 찬성한다. 세 살 버릇이 여든 가든, 세 살 코딩이 여든 가기 때문이다. 이를 영국에서는 간파했다. 2014년 후반기부터 컴퓨팅이 국가 교육과정에 들어가 5살때 부터 주 1회 컴퓨팅 과목을 배운다. 전 세계적으로 유아 코딩 로봇이 유행이다. 미국의 아이들은 인공지능이 탑재된 공룡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고 한다.

물론 여러 난관이 있다. 유아 라는 발달 단계의 문제다. 유아는 직접 체험하며 세상을 알아가는데 코딩을 어떻게 직접 체험하게 할 것인가? 어떤 아이들에게는 코딩이라는 새로운 세계가 두려움으로 오거나 충격을 줄 수 도 있을 것이다. 교사의 의도와 다르게 싫어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코딩에 대한 식견과 지도 경험이 없는 교사 역시 문제다. 코딩에 대해 이해하는 교사들이 적고, 관심을 갖는 교사 역시 거의 없다. 학부모 역시 기존 유아교육내용보다 코딩 교육을 더 강조할 우려가 있다. 유아들에게는 유아 시기에 필요한 삶의 기본 생활 습관을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아 교육기관에서는 누리과정이라는 정규 교육과정이 있다. 바쁜 유치원 교육 상황 속에서 코딩 교육까지 하게 되면 누리과정을 제대로 교육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 누리과정이 획일화 되어서 모든 유아교육기관에 동일한 교육내용을 가르칠 수 있지만, 이 획일화가 역으로 누리과정을 제외한 다른 영역을 가르칠 시간을 주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정해지지 않았는데, 미리 정해진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하는 상황이 조금 답답하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들 속에서 코딩을 취학 전 아이들에게 꼭 가르쳐야 할 것인가? 코딩이 소프트웨어중심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역량이기에 가르쳐야 한다면,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여러 의문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향후 정책가와 학계와 현장 교사 및 관련 산업 종사자, 학부모 및 일반 사회의 폭넓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 논의가 되기 전에 금지가 된 상황이 안타깝다.

유아의 발달 과정상 코딩이 어렵다면 쉽게 놀이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체득되도록 할 수 있다. 컴퓨터를 가지고 코딩하는 것이 아닌 코딩에 필요한 사고력을 다른 활동을 통해서 배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가령 코딩에서 필요한, 순서대로 생각하는 능력을 이를 닦거나 샌드위치를 만드는 순서로 길러줄 수 있을 것이다. 반복해서 실행하는 사고를 알려주기 위해서 어제도 한 일과 오늘 또 반복해서 한 일의 관련성을 생각해보게 할 수 있다. 어떤 명령이 있을 때만 실행하는 조건에 관련된 사고를 길러주기 위해서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게임을 하면서 저절로 느껴지게 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오조봇으로 코딩 요소를 배우는 유아
<오조봇으로 코딩 요소를 배우는 유아 >

전 세계적인 조짐이 심상치 않다. 많은 나라에서 유아용 코딩 로봇을 활용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유아용 코딩 이야기 책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어떤 책은 최근 한국어로 번역해서 나오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대시앤닷 이라는 코딩 로봇이 선정 되기도 있다. 이미 정해진 누리과정에서 코딩을 할 수 없고, 또 그 논의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 최소한 방과 후에서는 할 수 있도록 금지가 풀리길 이 봄에 소망한다.

최만 choisuperman@gmail.com 초등학교 교사. 수요일밴드, 언어유희, 아이스스케이트, 회를 좋아한다. 박사과정에서 영국 교육철학을 공부하면서"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미래가 어떻게 올지 몰라서15개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스룩 허브에 자료를 모아두고 있다. 안드로이드 앱"최만드림"을 운영한다. 삶을 오픈소스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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