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세월호가 길고 긴 기다림의 끝에 드디어 지난 11일 인양됐다. 세월호 참사로부터 1091일 만이자 지난달 22일 본격적인 인양작업 후 20일 만의 일이다.

세월호는 길이 145m 폭 22m의 6825톤급의 여객선이다. 국내에서 운항 중인 여객선 중 최대 규모라고 할 수 있다. 2014년 4월 16일 사고 당시 승객은 총 476명, 그중 172명이 구조됐고 295명이 사망했다. 9명은 아직까지 미수습자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2015년 8월 이듬해 6월까지 세월호를 인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당시 중국 상하이샐비지와 세월호 인양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세월호 선수를 들어올려 리프팅빔을 깔고 선미 부분 해저면을 굴착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중국 잠수사들은 조류방향과 속도 등 복잡한 해저상황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본격적인 인양이 다시 시작됐다. 소조기인 22일 세월호를 수중에서 1m 들어 올리는 시험인양이 시도됐으며 작업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본 인양에 돌입했다.

이후 침몰 1073일째인 지난달 23일 오전 3시45분 세월호는 마침내 수면 위로 모습을 보였다. 다음 날 오후 반잠수식 선박으로 옮겨졌으며 25일에는 반잠수식 선박의 부양으로 그 모습이 완전히 드러냈다.

반잠수식 선박에서는 목포신항 이송을 위한 준비작업이 이어졌다. 세월호를 단단히 고정하고 반잠수식 선박에 추가로 달았던 날개탑 제거가 이뤄졌다. 작업 중 동물 뼈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세월호 선박 갑판 위에서 뼛조각이 발견되는 소동도 벌어졌다.

이런 소동과 기상악화 등으로 인양작업이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기도 했지만 지난달 31일 오후 세월호는 반잠수식 선박에 묶여 결국 목포신항으로 옮겨졌다.

목포신항에서 해양수산부는 세월호의 육상거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 6일 세월호를 육상에 올릴 것으로 계획했으나 무게 추정치에 오류가 확인되면서 한 차례 미뤄졌고 이에 해수부는 특수이송장비인 모듈트랜스포터(MT) 운용 계획을 마련했다.

지난 9일 오전 세월호를 받친 MT 행렬이 천천히 반잠수식 선박 끝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만조기에 맞춰 오후 1시 부두 위로 첫발을 올린 후 오후 5시30분까지 세월호를 뭍으로 끌어올렸다.

10일 오전부터는 반잠수식 선박에 있던 받침대를 가져와 세월호를 들어 올린 MT 행렬 사이에 집어넣는 작업이 시작됐다. 그리고 11일 오전 10시20분 MT의 유압을 낮춰 세월호가 고정된 리프팅빔을 받침대 위에 내려놓는 작업이 이어졌고 같은 날 오후 MT가 철수하며 인양작업은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인양의 궁극 목적인 미수습자 9명의 수색과 세월호 침몰의 진실을 규명하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개시될 전망이다.

해수부와 선체정리 용역을 맡은 코리아쌀베지는 일주일간 외부세척, 방역, 안전도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이후 미수습자 수색에 나선다. 현재 미수습자는 단원고 남현철·박영인·조은화·허다윤 학생, 고창석·양승진 교사, 일반 승객 권재근씨와 여섯 살짜리 아들 혁규, 이영숙씨 등이다.

해수부는 수중 촬영 영상, 폐쇄회로(CC)TV에 찍힌 미수습자의 마지막 동선, 생존자 진술 등을 토대로 미수습자가 있을 가능성이 큰 구역(3∼4층 객실)을 먼저 수색하고 수색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또 수색은 선수와 선미에 수색팀을 투입하고 중앙에 '워킹 타워'(진입용 구조물)를 설치한 뒤 수색팀을 들여보내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로봇 캠, 드론, 내시경 장비 등도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체 내부에 펄과 유성 혼합물, 내부 집기류 등이 뒤엉켜 있고 추락 위험성 등으로 수색 방식은 해수부, 선체조사위원회, 가족 등의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미수습자 수색과 함께 사고 원인 조사도 다시 이뤄진다. 선체조사위는 영국 감정기관 '브룩스 벨(Brookes Bell)'과 잠수함 충돌설, 내부 폭발설, 선체결함 등 세월호 참사 관련 각종 의혹을 규명할 방침이다.

특히 수사당국이 참사 원인으로 지목한 급격한 우회전, 무리한 증·개축, 과적, 부실 고박, 복원력 감소 등도 전면적으로 재점검할 예정이다. 동시에 밀폐됐어야 하는 선미 램프에서 빛이 새어 나왔고 벽면 틈이나 출입문 등 여러 곳에서 물이 들이쳤다는 생존자 진술 등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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