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이 만개하면서 따뜻한 봄 경치를 즐기기 위해 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늘었다.

하지만 꽃놀이에 심취한 나머지 안전에는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어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시가 최근 3년간 서울 소재 산에서 119구조대가 구조한 3627명을 분석한 결과, 등산객의 사고 절반 이상이 주말에 발생하며 이 가운데 오후 시간대 50대 남성이 실족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유형으로는 실족이 38.1%(1771건)로 가장 많았으며 기타 32.9%, 일반조난 14.9%, 개인 질환 10.2%, 암벽등반 2.2% 등 순이었다.

요일별로는 일요일이 31.0%, 토요일 26.4%로 등산객이 몰리는 주말에 절반 이상 사고가 났고 평일은 7.8∼9.1% 사이로 비슷했다. 시간대별로는 오후 2∼4시 25.9%, 오후 4∼6시 20.1%, 정오∼오후 2시 10.6%, 오후 6∼8시 10.9%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대가 33.4%로 가장 많았고, 40대 19.5%, 60대 18.2% 순이었으며 성별은 남자가 61%로 여성 39%의 1.5배에 달했다. 장소별로는 북한산 1165명, 도봉산 745명, 관악산 592명 등 순으로 구조가 필요한 사고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교차가 큰 봄에는 등산할 때 '저체온증'을 조심해야 한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진 상태를 의미한다.

우리 몸은 35도 이하로 체온이 떨어지면 전신 떨림 증상을 비롯해 비정상 맥박과 호흡곤란, 의식저하 증상 등이 나타나며, 적절한 치료 없이 저체온증이 지속 될 경우 상태가 급격히 악화 될 위험이 있다.

이런 저체온증은 주로 그늘에서 앉아 쉬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정상에 올라 휴식을 취할 때 땀이 식으면서 체온도 함께 떨어지며 발생하게 된다. 여러겹을 겹쳐 입어 열손실을 막거나 체온이 내려갔을 때를 대비해 가벼운 자켓을 챙겨가는 것이 저체온증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산행에 앞서 스트레칭을 하면 굳어 있던 근육을 풀어주게 돼 체온을 상승시키고 심폐 기능 활성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저체온증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등산 전 준비운동은 필수다.

저체온증 만큼이나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탈수 증상이다.

무리한 등산으로 땀을 많이 흘렸을 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발생할 수 있다. 탈수증이 나타나면 손발이 저리는 근육통이 발생하고 심한 갈증이 일며 맥박이 빨라지면서 두통과 구역질이 동반된다. 심할 경우에는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고대 구로병원 응급의학과 조영덕 교수는 "땀을 과도하게 흘려 발생하는 수분 결핍성 탈수증과 염분 부족으로 나타나는 저나트륨증은 부족한 체액과 염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순수를 물보다는 소금을 탄 식염수나 스포츠 음료 등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등산은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가 더 중요하다.

하산 시 부상의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내려올 때는 힘이 덜 들고 빨리 내려가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걷는 속도가 빨라져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가벼운 찰과상에서부터 발목 염좌, 무릎 연골 손상, 낙상사고로 인한 골절 부상까지 다양한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만약 산에서 골절사고가 발생했다면 가장 먼저 응급 구조 요청을 한 뒤 간단한 응급 처치를 해야 한다.

조영덕 교수는 "먼저 골절 외상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어 이물질을 제거한 뒤 세균 침투 가능성을 막아야 한다"라며 "상처 부위 세척 이후에는 주변의 단단한 나뭇가지나 등산지팡이 같은 것으로 골절 부위를 단단히 고정시켜 2차 부상을 예방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산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보폭을 줄여 천천히 안전하게 내려와야 한다. 발바닥 전체를 땅에 디딘다는 생각으로 신중히 걸음을 옮기고 경사가 급한 곳에서는 무릎을 살짝 구부려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 좋다.

나성률 기자 (nasy23@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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