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조직문화에 따라 회의를 많이 하는 회사가 있고 회의를 거의 하지 않는 회사도 같이 존재하고 있다. 어떤 회사는 개인 업무비중의 30% 이상을 회의가 차지하는 곳도 있다. 높은 비중만큼 회의의 효율과 결과가 좋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회의문화를 바꾸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성공하여 회의문화가 개선되기도 하지만 실패로 끝나기도 한다. 어쨌든 직장인과 회의는 연결되어 있기에 떼어놓을 수 없다. 따라서 직장인이라면 회의유형에 따라 꼭 중요한 할 일들에 참여하면서 가급적 회의록을 작성하는 것이 생존에 도움이 된다.

회사에서 자주 진행되는 회의의 유형을 크게 나누면 세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의사결정을 위한 보고회의이다. 수많은 수정과 결재를 통해 정리된 팀 또는 자신의 기획서를 최종 의사결정권자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진행여부를 최종 의사결정자가 진행여부를 결정하는 자리이다. 첫 보고회의에서 승인을 받아 일이 진행되면 참 좋겠으나 때론 여러 날카로운 지적을 받아 기획방향 전체가 흔들리는 경우도 있다. 이때 회의 참여자로서의 중요한 역할은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생각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좋은 회의문화가 갖춰진 회사에서는 사안에 대해 참여자 누구나 편안하게 토의해서 결론을 이끌어내지만 아직도 많은 회사에서는 보고내용에 대한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질문과 지시사항을 메모하는 것으로 회의가 끝나는 경우가 많다. 회의 참여자로서 귀찮다고 여기지 말고 반드시 회의록을 작성에 참여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 보고회의 회의록은 경영자적 관점을 배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회의 내용을 녹취해서 확인하면 좋지만 대부분 보고회의는 녹취가 어렵다. 따라서 제대로 된 회의록을 쓰려면 참여자에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진행될 수 밖에 없다. 여기서 같은 내용에 대해 다양한 관점을 제대로 배울 수 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핵심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회의록 작성과정에서 내가 파악하고 알고 있는 내용과 팀장과 임원이 알고 있는 내용이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따라서 회의록 작성을 통해 다양한 관점대비 본인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파악하여 그것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두 번째는 문제해결을 위한 기획회의이다. 사안에 따라 자신이 속한 조직만 참여하기도 하고 여러 조직이 함께 참여하기도 한다. 발생한 문제해결을 위해 모인 회의는 문제해결을 위한 건설적인 방향으로 회의가 진행되기도 하지만 남 탓으로 인해 회의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진전이 안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한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할분담이다.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을 찾고 해결방안이 나오게 되면 그 다음에는 누가 어떤 범위로 일을 할 것인가를 정하게 된다. 이와 같은 문제해결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누가 해결방안의 주요 부분을 맡아서 일을 할 것인가’이다. 특히 여러 조직이 함께 하게 될 경우 일의 경계선이 되는 부분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나중에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해결회의에서 회의록 담당이 된다면 주요 이슈와 해결방안 정리도 중요하지만 해결방안 실행을 위한 명확한 역할분담을 정리하고 참여자에게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일의 진행사항에 따라 회의록은 작성하지 않더라고 여러 부서의 협업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문제해결을 위한 경계선의 업무가 어떻게 정리되는지 잘 관찰한다면 회의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성장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진행사항을 공유하는 업무회의이다. 일반적으로 회사 임원만 참석하는 임원회의, 팀장이상만 참여하는 팀장회의, 그리고 팀 업무 진행을 위한 팀 업무회의 등이 이러한 회의에 속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회사 전체 업무 진행현황을 파악하고 그 속에서 팀과 자신의 역할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처럼 회사 전체적인 일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업무진행의 예측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팀장회의에서는 회사 주요업무의 진행이 공유된다. 팀장의 역할은 주요 업무진행사항을 팀원에게 공유하는 것이지만 공유하지 않는 팀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에 적극적으로 진행사항 공유를 요청하여 내용을 파악해 두어야 한다. 회사일은 다 연결되어 있다. 전체적 움직임 속에 내가 진행하는 일이 없어지거나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그런 것에 대해 미리 대비를 하고 있어야 하는데 자신의 일에 매몰된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만 빠져 없어질 수도 있는 프로젝트성 일을 열심히 하다 실제로 없어지면 불만을 갖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일을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 전체의 상황을 파악하고 관련 정보를 취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의를 좋아하는 직장인은 많지 않다. 그냥 싫다고 그 소중한 시간들을 무의미하게 보내기 보다는 그 안에서 자신의 성장 포인트를 찾아 성장하는 것이 직장인에게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참여했던 회의에서 나 자신의 해왔던 모습을 한번 되돌아 보고 성장을 위해 의미 있는 회의시간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해 보길 바란다.

이규황 Khlee6042@gmail.com 대기업을 거쳐 지금은 중견기업에서 인사업무를 하고 있다. 외부활동으로 네이버 글로벌HR카페에서 4년째 진행하고 있는 주니어 인사담당자 공부모임 HR인공위성의 공동 운영자이기도 하다. 소셜 멘토링 잇다의 멘토로서 구직자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으며 네이버 인사쟁이 카페에서 HR in 동행이라는 북세미나를 5년째 운영하고 있다. 신입사원 들의 회사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가이드가 될 글을 공유하고 싶어한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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