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장미대선'의 사전투표가 사상 최고 기록으로 마무리됐다. 1107만명이 참여해 26.06%라는 놀라운 투표율을 올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9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의 투표율이 26.06%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4일과 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총 24시간 동안 1107만2310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총 선거인이 4247만9710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유권자 4명 중 1명이 사전투표 기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셈이다. 특히 지난해 국회의원 총선거 때의 사전투표율(12.2%)과 비교하면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며 역대 가장 높은 비율이다.

선관위는 투표일(9일)이 징검다리 황금연휴 직후라 사전투표율이 역대급 기록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했다. 투표일 전날인 8일 휴가를 내면 5일부터 4박5일간의 휴가가 생기며 2·4·8일 휴가를 내면 9일까지 총 11일간 연휴를 즐길 수 있다.

이번 대선이 박근혜 전(前) 대통령 탄핵에 따른 선거라는 점도 투표율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국정농단에 반발한 국민을 포함한 '촛불민심'이 투표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보다 구체적으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투표율이 높은 지역은 세종시(34.48%)다. 또 전남(34.04%)과 광주(33.67%), 전북(31.64%) 등이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이에 반해 대구(22.28%)는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고 부산(23.19%) 등도 투표율이 높지 않았다.

즉 사전투표에서는 '서고동저' 현상이 뚜렷했다. 서쪽의 전남·전북·광주의 사전투표율이 전국 평균보다 5∼8%포인트 높은 반면 동쪽의 경남·경북·대구·부산의 사전투표율은 전국 평균보다 낮거나 비슷했다.

전문가들은 호남지역의 유권자는 이미 누구를 선택할 지 마음을 정해 망설임 없이 사전투표에 임한 것으로 풀이했다. 하지만 보수층이 많은 영남지역의 유권자는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했거나 박근혜 전(前) 대통령의 탄핵으로 실망감 또는 무력감을 느껴 투표 자체를 회피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선관위는 이번 대선의 투표율이 80%를 넘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사전투표가 없었던 지난 18대 대선에의 최종 투표율이 75.8%였고 전반적으로 과거보다 높은 관심과 투표 참여도가 예상되는 만큼 투표율이 역대급 기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대선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 지도 중요한 문제다. 전통적으로 젊은 층이 사전투표를 주로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젊은 층의 지지를 많이 받는 후보가 유리하다. 여기에 최종 투표율도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각 후보의 남은 일정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보수 성향의 고연령층이 투표일에 결집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젊은 층이 사전투표를 많이 한 반면 연령이 많은 유권자들이 9일 투표소에 몰릴 수 있는 셈이다. 또 아직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보수층이 이날 투표소로 대거 향할 수 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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