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만 7,500달러에 그쳤다는, 11년째 3만 달러를 넘지 못했다는 뉴스들이 있었다. 그리고 후속으로 어김없이 3만 달러가 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좋은 기업활동 환경을 만들고, 적극적으로 창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기업가정신이 약해진 것이 문제이기에 실리콘밸리, 이스라엘의 후츠파, 인도의 주가드, 일본의 모노즈쿠리, 중국의 석방정신 등을 예로 들면서 우리나라의 기업가정신 강화필요 하다는 뉴스들이었다.

그렇다면 창업을 위해서는 꼭 기업가정신은 필요할까? 기업가정신이 충만하면 정말로 경제가 발전되어 3만 달러를 넘을 수 있는 것일까? “답은 그렇다”이다. 하지만 바로 답을 하기 전에 기업가정신이 무엇인지를 4차 혁명을 준비하는 지금 시기에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은 세계 어느 국민보다 도전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또한 변화수용도 매우 빠르다. 더욱 학습능력은 세계최고 수준에 있다. 우리는 기업가정신을 말할 때 흔히 도전, 변화, 그리고 능력을 포함시킨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은 항시 기업가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기서 “답은 아니다”이다. 그 이유로 두 가지 예를 들고자 한다.

첫 번째 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는 그야말로 미래산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경연장이다. AI, 로봇을 주제로 중국, 이스라엘을 비롯 세계 각국의 기업은 마음껏 미래기술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IT KOREA가 무색할 만큼 우리 기업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두 번째 예, 우리나라 기업가나 투자자는 창업할 때와 투자를 고려할 때 대부분 “그것을 하면 돈이 되나요?”라고 질문을 한다. 하지만 외국은 “누구와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가”와 “얼마나 실패를 해봤는가”를 묻는다.

두 가지 예를 통해 “그 동안 우리가 생각해왔던 기업가정신이 근시안적인 것은 아니었나”라는 의구심이 든다. 물론 전쟁폐허에서 당장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서는 바로 돈이 되는 일과 사업을 해야만 했던 그 당시의 국내 상황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지금 우리는 3만 달러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만큼 발전된 상황에 있기에 그에 맞는 새로운 기업가정신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UC버클리 대학교의 아래의 창업성공 10계명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1)도움 받은 만큼 돌려주라.
2)새로운 언어로 스토리텔링을 하라.
3)낯선 사람에게 먼저 신뢰를 주라.
4)모두가 이길 수 있는 공정한 거래를 추구하라.
5)실패는 약이다. 두려워 하지 말라.
6)일부러라도 다양한 사람을 만나라.
7)다른 사람에게 롤모델이 되라.
8)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라.
9)완벽주의는 독이 될 수 있다. 가끔은 적당한 것도 좋다.
10)한 사람은 협력하는 여럿을 당할 수 없다.

여기에서도 역시 기업가정신을 중요시 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한 기업가정신에는 새로운 언어로 말하라 즉 혁신, 실패는 약이다 즉 도전, 실패처럼 전통적인 정신도 있지만 나머지는 공유, 베풂, 관계, 등 새로운 시대에 맞는 기업가정신도 말하고 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잘하면 최고의 대우를 받는 환경에서 자라왔다. 물론 공부를 잘하는 것은 가치 있고 대우받을 만한 일이다. 하지만 혼자 하는 공부에 익숙하다 보니 서로간의 관계를 할 줄 모른다. 현대사회는 네트워크 사회이다.

취직해서 뛰어난 직장인이 되기 위해서 그리고 사업에서 성공한 기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협력하는 관계 즉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이 필수인 사회인 것이다. 그런데 협력관계를 배우지 못하다 보니 현재 시대의 사업과 창업을 위한 필요조건을 갖출 기회가 없었다. 당연히 도전은 두려울 수 밖에 없다. 이런 부작용은 사회 곳곳에 있다.

우리 사회는 초, 중, 고의 공부가 대학교를 좌우하고 대학교가 인생을 결정짓는 구조다. 그 결과 배우지 못한 협력관계로 창업을 하는 것보다 혼자만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좋은 학점, 높은 토익점수, 공무원 시험에만 도전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 결과적으로 인생의 최종목표가 초봉 4,500만 원의 대기업 신입사원 또는 공무원이 되는 셈이다.

과거 기업가정신 콘서트에서 들었던 ㈜플라즈마코리아의 김선호 대표의 "하면 된다. 된다 해라”의 기업가정신이 떠오른다. 언뜻 보는 김 대표의 기업가정신은 평범하다. 하지만 수도 없는 실패를 겪은 김 대표의 기업가정신에는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걱정해주고 도와주었던 사람이 있었다며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도움을 주는 관계로 일어섰기에 성공할 수 있었으며, 더 큰 도전과 성공을 위해서는 그 동안 받았던 사랑과 관심, 은혜를 보은 하는 것이야말로 기업가가 가져야 할 정신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학자 사무엘 헌팅턴은 “똑같이 2차 대전 이후 가나와 한국의 지금의 차이는 기업가 정신에 있다”라고 비교한 것처럼 기업가정신은 한 나라 경제발전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3만 달러를 넘어서야 하는 지금의 대한민국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대기업 또는 공무원 취직이, 단기간에 돈을 벌고자 창업하려는 근시안적 목표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 다행히 새로운 기업가정신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수많은 기업가의 기업가정신을 축적하여 대물림이란 지속가치를 부여하면 된다.

지난 3월에 창립한 한국기업가정신협회는 과거 창업 1세대의 기업가정신을 축적하여 현재 우리사회에 맞게 재창조할 것이며 중소기업이 연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사내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공유 시킬 계획이다. 이러한 활동은 3만 달러를 넘어 4만 달러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며 중소기업이 장수기업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김광열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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