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문재인 정부가 경제·외교·안보를 이끌 내각 인선을 발표했다. 파격적인 인사 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강력한 개혁 의지를 읽을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지명했다. 이어 이번 정부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장하성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를 삼고초려 끝에 발탁했다고 밝혔다. 또 김광두 서강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는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으로 지명됐다.

장 교수는 그동안 정관계에 적을 두지 않았다. 특히 안철수 전 국민의당 후보의 경제 멘토를 맡는 등 문 대통령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김 총장은 '고졸신화'를 써내려 간 인물이며 김 교수는 다른 진영에서 활동한 바 있다. 능력에 따라 인물을 기용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탕평 인사 원칙이 반영되면서 개혁과 통합을 위한 파격적인 행보로 분석된다.

외교·안보 라인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은 비(非)외시 출신이자 여성인 강경화 유엔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외교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국가안보실장으로는 정의용 아시아정당 국제회의 공동상임위원장을, 초대 통일외교안보특보로는 홍석현 대미특사와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를 지명했다.

그중 강 내정자의 인사는 파격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강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70년 외교부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장관이 탄생하게 된다. 게다가 피우진 보훈처장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또 하나의 '유리천장'을 뚫은 여성으로 기록된다. 언론 사주 출신의 홍 특사의 경우도 상당히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능력을 중시하는 탕평 인사를 실시하는 것은 물론 관료사회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일련의 인사에 개혁 의지를 그대로 담은 셈이다. 이번 인사가 학연이나 지연을 중시하는 '권력 줄서기' 관행을 타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지명한 이들도 맡은 분야에서 개혁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먼저 외교부 개혁과 청와대 주도의 외교 구상이 공고화 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이 안보실과 특보를 통해 외교·안보 정책을 직접 챙기는 한편 비외시 출신인 강 내정자를 통해 학맥의 요직 독점 경향을 막겠다는 것. 여기에 강 내정자가 외교부에서 다년간 근무한 점을 감안하면 외교부 개혁에 적임자라고 할 수 있다.

새 정부 초대 경제팀은 재벌·대기업 위주의 경제 정책에서 벗어나 중소·벤처기업 위주의 소득주도 성장을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장 교수를 중심으로 재벌개혁을 이루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도 엿볼 수 있다. 장 교수와 함께 국민경제자문회의에 배치된 김 교수는 정책과 정부 내에서 견제와 균형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문 대통령은 이날 신임 법무부 차관에 이금로(사법연수원 20기) 인천지검장을,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봉욱(19기) 서울동부지검장을 각각 임명했다. 이들의 임명은 법무·검찰 조직의 지휘 공백 해소와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인사로 풀이할 수 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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