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a simple rule of business is, if you do the things that are easier first, then you can actually make a lot of progress.(비즈니스의 기본원칙은 쉬운 것부터 먼저 시작하면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 ‘마크 저커버그 : Ten Lessons in Leadership’ 중에서

남들이 필자를 일컬어 ‘투잡스족(Two Jobs 族)’이 아니냐는 말을 종종 건네곤 한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등 SNS 상에 내비치는 모습 때문이다.

필자의 아내(애칭 ‘써니’)는 집 근처 동네에서 자그마한 케이크샵을 운영하고 있고, 이른 퇴근 후나 휴일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그곳에 머물며 SNS를 즐기다 보니 발생한 일이다. SNS 상에서는 소속 회사나 업무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평소에 일을 열심히 하지도 않으면서 온라인 상에서만 티내는 것처럼 여겨질 것 같아서 가급적이면 언급하지 않는 편이다. 매장에 머무를 뿐 별도로 아르바이트 비용을 지급받지는 않으니 엄연히 투잡스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케이크샵 점장의 남편으로서 소위 ‘공동지갑(!)’에 꽂히는 것도 잠재적 수익의 일부라고 여긴다면 투잡스라고 보는 것도 틀린 시각은 아닐 테다.

위치 기반 광고라는 게 있다며?
얼마 전 5월 황금연휴 기간이 시작되었고, 특별한 일이 없는 상태에서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평소에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 매장 한 켠에 머물며 조각케이크와 커피를 축내고 있던 차다.

- 써니 : 위치 기반 광고라는 게 있다며?
- 필자 : 아, 그거? 그런 게 있지. 그게 말이야, 우리 업계에서는 LBS, 즉 Location Based Service라고 부르는 것 중의 일부인데, 쉽게 설명하자면 말이야...
- 써니 : LBS인지 뭔지는 됐고, 이제 곧 어버이날도 다가오니까 어떻게 좀 해봐.

페이스북에 올라온 새로운 담벼락 글을 탐닉하고 있는 필자를 보더니 대뜸 ‘위치 기반 광고’ 이야기를 꺼낸다. 페이스북도, 인스타그램도, 웬만한 사람들은 한두 번 쯤 거쳐 갔을 만한 소소한 SNS조차도 별 관심이 없는 매장 사장님이라고 생각했던 게 오해다. 아무리 작은 가게라 할지라도 사장 혹은 대표는 전문 마케터 수준의 감각을 직업적으로 지니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명색이 공간정보 업계에 종사한다는 남편인데, 투잡스의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서 얼른 전문가 모드로 변신해 보지만, 눈치로 보니 사설 따위는 얼른 접는 게 현명할 듯 싶어 얼른 말을 줄인다. 말보다 한 발 앞선 실행이 가정 평화의 지름길이라는 것은 스무 해 가까운 결혼 생활을 통해 얻은 진리 중 하나다.

우선 알릴꺼리가 필요하다
매장 운영을 하면서 특별히 광고홍보비 지출을 하지 않는 편으로, 몇 년 전까지는 그나마 마케팅 차원에서 회원등록고객들에게 5월 가정의 달과 12월 연말연시 시즌에 맞추어 단체문자를 보내곤 했던 게 전부었다. 회원등록 된 고객이 5천 명을 훌쩍 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써니 역시 의아해 하지만) 단체문자 비용은 건당 20원 남짓 되다 보니 한 번 발송하는 데 약 10만원 정도의 투자는 감수하곤 했다.
단문 메시지는 총 80 바이트의 글자 수 제한이 있으며, 머리말에 [Web 발신], (광고) 등의 의무화된 문자를 포함하다 보니 사실 한글 30자 정도의 짧은 글로 압축하여 표현하려면 초등학교 시절 표어 숙제를 하던 것 마냥 엄청난 창작의 고통마저 뒤따랐었다. 이미지를 첨부할 수는 있으나 비용은 턱없이 치솟았고, 그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정말 소소한 마케팅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보낸 단체 문자에 대해서 광고 문자는 더 이상 받지 않겠으니 회원 탈퇴를 요청한다는 피드백은 덤으로 발생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는 이마저도 시도하지 않던 차다.

일단 취미삼아 운영하는 페이스북 매장 페이지에 게시물을 작성하여 담벼락에 게시했다. 이 역시 적극적인 홍보 창구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 보니 지인들 수준에서 팔로우를 하고 있는 또 다른 소박한 마케팅 일환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이 사는 곳을 고려했을 때, 이 소식을 접한다 한들 용인 수지에 있는 매장까지 일부러 들러서 구매한다는 것은 광고를 올린 내가 미안해지는 경우에 해당하는 지인 그룹이기도 하다. 몇 시간 사이에 ‘좋아요’ 3건이 전체 반응의 전부다. 내 친구들은 주로 부끄럼을 많이 타는 ‘샤이 커스터머(Shy Customer)’일 거라 생각하며 위안한다.

그림1. 이벤트 내용이 참 좋은데 달리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때 위치 기반 광고를 이용해 보자
그림1. 이벤트 내용이 참 좋은데 달리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때 위치 기반 광고를 이용해 보자

홍보 대상의 위치 범위를 설정한다
페이스북의 매장 페이지에 게시물을 올리면 ‘게시물 홍보하기’ 버튼이 나타난다. 개인 사용자에게는 충분한 무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회원을 확보하고, 여기에 업체 자격으로 스며든 회원들에게는 마케팅 기능을 제공하면서 수익 모델을 만드는 상생 전략이 엿보인다.

홍보 조건을 설정하는 화면에서 본인 매장의 주요 고객층을 좀 더 세밀하게 지정할 수 있다. 성별과 연령층, 관심사 등을 설정할 수 있으며, 특히 열람자의 위치를 추가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것을 페이스북에서는 ‘위치 기반 타게팅(Location Based Targeting)’이라고 부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 위치 지정 방식으로 도시 단위 뿐 만 아니라 원하는 특정 주소나 우편번호를 이용하여 설정할 수도 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도시 단위 정도로만 설정 가능하다. 여기에 ‘핀 설정’ 기능을 이용하면 자신의 매장에 핀을 고정하고 반경 버퍼(최소 10마일(약 16Km)에서 최대 50마일(약 80Km)까지)를 이용한 마케팅 대상 지역 설정도 가능하다. 필자는 그냥 ‘경기도 용인시’를 대상으로 설정하고 다음 단계로 진행했다.

그림2. 성별, 연령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지역 단위의 마케팅 타겟을 설정한다.
그림2. 성별, 연령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지역 단위의 마케팅 타겟을 설정한다.

비용은 무척 합리적인 수준이다
노출 기간은 단 이틀 동안 진행하겠다고 지정하였다. 성별과 연령층은 모두 최대치로 설정하였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지 않겠느냐는 은근한 자부심 때문은 아니고 위치 기반 광고이니 위치에만 가중치를 두고자 하는 공간정보업계 종사자의 습성 때문이었다. 광고비용으로 제시하는 금액 수준은 설정대상의 예상 규모 및 기간과 관련이 있다. 당연히 타게팅 대상층을 넓게, 기간을 길게 잡으면 그만큼 예상되는 비용은 증가하는 방식이다.

필자가 설정한 것처럼 진행하고 단 2일의 기간 동안 노출을 설계했을 때 제시받은 금액은 놀랍게도 단돈 6,700원이었다. 이 정도면 누구나 쉽게 한 끼 식사 정도의 비용으로 부담 없이 위치 기반 광고라는 것을 해볼 수 있는 것이다. 비용 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공간 범위를 좀 더 넓게 설정해도 좋을 듯하지만, 굳이 스팸성 광고를 노출하여 타인들에게 화면 스크롤의 불편을 끼칠 것 같아서 이 정도 선에서 광고를 진행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림3. 위치 기반 마케팅이라는 것에 투자한 돈은 6,700원에 불과하다
그림3. 위치 기반 마케팅이라는 것에 투자한 돈은 6,700원에 불과하다

쏠쏠한 피드백이 ‘좋아요’
페이스북 차원에서의 검토 과정(어떤 것을 검토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이 잠시 진행되고 실질적인 광고가 시작되었다는 알림이 온다. 기존의 내 소중한 ‘샤이 커스터머’들과는 달리 심심찮게 ‘좋아요’ 반응 알림이 오고, 현재까지 몇 명의 고객에게 노출되었는지에 대한 중간 결과자료가 도착한다. 반응을 보인 사람들 중에는 종종 외국인이 섞여 있어서, 이 기능이 과연 실제 사용자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것인가 의심을 해보기도 했으나,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의심을 묻어두기로 했다.

만 이틀 동안의 홍보에 대한 최종 결과는 ‘도달 597건, 참여 59건’을 기록하였다. ‘도달’은 사용자 타임라인에 노출된 위 게시물을 클릭하여 열람한 경우에 카운트하고, ‘참여’는 그것을 열람 후 ‘좋아요’ 등의 반응을 남긴 경우를 말한다. 단돈 6,700원의 지출 금액 대비 효과로 따지자면, 도달 효과는 건당 약 11.2원, 참여 효과는 건당 약 113.5원 정도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짧은 단문 메시지로 무작정 날렸던 과거 단체문자 홍보행위에 비해, 깔끔한 이미지 게시물로 주변에 있는 관심고객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성공적인 홍보를 진행한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또한, 도달과 참여 결과에 대해서 성별, 연령층별, 지역별 등의 타겟 분석자료도 제공해주므로, 피상적으로만 추측하고 있던 본인 매장의 고객에 대한 객관적인 간이분석보고서도 싼 가격에 받아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써니 매장의 경우에는 25~34세에 해당하는 여성 고객들이 역시 적극적인 고객임을 간단히 확인해 본 시험이기도 했다.

어버이날 무렵에 방문한 고객들 가운데 이 게시물을 열람하고 오신 분이 어느 정도였는지 파악할 수 없어서 실질적인 광고 효과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지만, 나름 밥값을 했다며 자신 있게 매장 사장님인 써니에게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수준은 되었다.

그림4. 적극적인 참여인 ‘좋아요’를 표시한 기준으로 보면 단가는 약 114원 정도로 꽤 훌륭한 마케팅을 수행했다
그림4. 적극적인 참여인 ‘좋아요’를 표시한 기준으로 보면 단가는 약 114원 정도로 꽤 훌륭한 마케팅을 수행했다

위치 기반 광고 시장 전망은 맑음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수행한 ‘2016년 국내외 위치정보 산업 동향 보고서(2016.12)’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LBS 시장은 2015년 69억 달러 수준으로 연평균 성장률 23.47%로 성장하여 2020년까지 198억 달러에 이르는 시장을 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 시장은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 확대가 전망되어 소비자 근접 마케팅, 개인화된 비즈니스 솔루션, BLE 비콘 설치 확대, O2O 실내 분석기법 등의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출현 및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사용자 위치 정보를 활용한 검색 및 광고 분야의 매출 성장세는 LBS 산업 분야 중에서 2015년 규모 대비 374% 이상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림5. 글로벌 LBS 시장은 2020년 198억 달러 규모를 이룰 것으로 전망하며, 그 중 위치 기반 검색 및 광고 분야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위 : 10억 달러, 출처 : Technavio
그림5. 글로벌 LBS 시장은 2020년 198억 달러 규모를 이룰 것으로 전망하며, 그 중 위치 기반 검색 및 광고 분야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위 : 10억 달러, 출처 : Technavio

또한,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발행한 ‘2016 국내 LBS 산업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국내 LBS 부문 총 매출액은 2015년 2,442억 원에서 2020년 1조 614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위치 기반의 광고 마케팅 서비스는 물류, 유통, 교통, 엔터테인먼트 산업군과 함께 가장 적용성이 높은 산업군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림6. 국내 부분별 LBS 관련 구축 운영비 및 매출액. 단위 : 백만원, 출처 : 한국인터넷진흥원
그림6. 국내 부분별 LBS 관련 구축 운영비 및 매출액. 단위 : 백만원, 출처 : 한국인터넷진흥원

신문구독소에 요청하여 전단지를 끼워서 돌리는 방식이나 홍보전단지를 아파트 출입문이나 길거리에 붙이는 방식의 홍보는 구닥다리가 되었다. 요새는 신문을 예전처럼 많이 보지도 않을 뿐 아니라, 원치 않은 홍보전단지의 남발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길을 걸으면서도 주변을 둘러보지 않고 스마트폰에만 집중하는 ‘호모 모빌리언스(Homo Mobilians)’들은 모든 정보를 자신의 손 안에서 조회하고 열람하고 이해한다. 마케팅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야만 하는 이유다.

위치 정보는 상호 니즈의 접점이다
일반 소비자는 주변에 본인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열심히 탐색한다. 공급자들 역시 주변에 있는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상품을 홍보하며 판매하려고 열을 올린다. 지금까지는 각자의 적극적인 탐색과 홍보 행위를 통해 서로의 니즈에 맞는 거래가 이루어졌었다. 그 접점에는 위치 정보가 있으며, 그것을 쉽게 해결한 것이 바로 스마트폰과 같은 소통의 도구를 이용한 위치 기반 마케팅(LBM, Location Based Marketing)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반 소비자는 스마트폰으로 현 위치 주변의 필요한 정보를 쉽게 습득하고, 공급자들은 자신의 영역 내에 들어온 소비자들에게 쉽게 광고한다. 비콘을 이용한 광고 홍보처럼 매장 근처 소비자에게 푸시(Push) 메시지를 날려서 현혹할 수도 있으며, 이 글의 SNS 활용 사례처럼 저렴한 비용으로 관심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 역시 무분별한 광고의 홍수로 원치 않은 정보를 접하게 되는 소비자 피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온갖 매장에서 발송하는 비콘 푸시 알람에 지쳐 해당 앱을 삭제하거나 기능을 꺼버리는 소비자의 행위도, SNS 상 광고페이지 노출에 일일이 광고 숨기기를 시도하다가 SNS 자체를 회피하게 되는 소비자의 심리도 충분히 파악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다간 신문 속에 끼어들어온 전단지, 현관문에 붙어 있는 홍보물 취급을 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위치 기반 마케팅 역시 개인의 입맛에 맞는 지능화된 맞춤형 정보로 다가가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머잖은 날에는 이런 정보가 스마트폰에 전달되지 않을까? “임영모 고객님, 오늘도 역시 저희 매장 근처를 지나가시는군요. 어제 드셨던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어땠나요? 아이스커피에 맞게 새롭게 블렌딩을 한 원두를 사용했는데... 하단의 주문 버튼을 누르시면 기다림 없이 가져가실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놓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위치 정보 마케팅의 옳은 접근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생의 시장을 만들 것으로 기대해 본다.

임영모 0duri@naver.com 연세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였다. 컴퓨터잡지사 기자로 시작하여, 애니메이션, 출판, 모바일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후 GIS 업계에 종사한 지 10년이 넘었다. 현재는 ㈜지오투정보기술에서 인문학 기반을 활용한 다양한 공간정보 기획을 맡고 있다. 본 칼럼에서는 일반인들도 쉽게 공간정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공간정보의 다채로운 활용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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