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등정에 앞서 5400m 베이스캠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허영호 대장. 사진=한국히말라얀클럽 제공
에베레스트 등정에 앞서 5400m 베이스캠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허영호 대장. 사진=한국히말라얀클럽 제공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광고 카피가 아니다. 산악인이자 탐험가인 허영호 대장(한국히말라얀클럽)이 64세의 나이에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 등정에 성공했다. 현존하는 국내 등반가 중 최고령의 기록이다.

지난 4월 10일 한국을 떠난 허 대장은 원정 시작 42일 만인 지난 5월 21일 오전 9시(한국 시각) 정상에 섰다. 개인 통산 6번째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 이번 등정으로 허 대장은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국내 최다 에베레스트 등정 기록도 경신했다.

허 대장의 이번 도전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신체적 나이를 극복한 인간 승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美 워싱턴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60세가 넘은 사람이 에베레스트 등반 중 사망할 확률은 일반 사람보다 3배 이상 높다. 정상까지 오르는 비율도 13%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에베레스트 등반을 시도한 10명 중 3명만이 정상에 도달한다. 반면 60대 산악인들은 10명 중 1명 정도만 정상을 오른다는 것이다. 이번 허 대장의 기록은 2007년 당시 66세 나이로 정상에 오른 故 김성봉 대장에 이어 2번째 대기록이다.

올해는 허 대장이 1987년 에베레스트를 오른 30주년 되는 해다. 허 대장은 1987년 국내 처음으로 동계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하며, 세계 산악계에 이름을 알렸다. 동계 에베레스트 원정은 탐험사에 별도로 기록될 정도로 혹독한 도전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허 대장은 그 당시 사용했던 피켈로 정상에 올랐다.

허 대장은 1987년 동계 에베레스트를 등정했으며, 1993년에는 티베트에서 네팔 쪽으로 에베레스트 무산소 횡단 등정에 성공한 바 있다. 2007년에는 홀로 팀을 꾸려 정상에 섰으며, 2010년에는 부자 동반 등정에 성공했다. 2016년에는 360도 VR 카메라로 등반 과정을 촬영했다. 모두 국내 최초 기록이다.

허 대장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60세 이상의 국민은 과거의 산업 역군이 아니라, 아직 쟁쟁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든든한 사회 구성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세월의 지혜까지 겸비한 실버 세대에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주고 싶었다"며 “대한민국 전체의 활력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염원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허 대장은 1987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 등정을 시작으로, 북극점(1995년), 남극점(1996년) 원정에 성공하며 세계 최초로 3극지 원정과 7대륙 최고봉 등정에 성공한 대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탐험가이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