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의 2017년 공채 신입사원 젓가락 테스트 모습. 사진=샘표 제공
샘표의 2017년 공채 신입사원 젓가락 테스트 모습. 사진=샘표 제공

젓가락질을 못하면 공채에서 탈락하는 회사가 있다. 바로 ‘샘표’다. 지난 2000년부터 '요리 면접'을 도입해 서류 전형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지원자들의 인성과 창의력, 팀워크, 리더십 등을 평가해 온 샘표는 2016년부터는 젓가락질 실기시험을 하고 있다.

"젓가락질은 기본적인 식사 예절이자 우리 고유 식(食)문화의 하나이며 이런 가치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려는 샘표의 기업 철학을 이해하고 공감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박진선 대표의 신념에 따라 신입사원 면접에 젓가락질 여부를 항목으로 포함시킨 것이다.

샘표 측은 면접 대상자들에게 올바른 젓가락 사용법 동영상을 미리 보내고 당일 ‘접시에 담긴 콩자반 10여 개를 젓가락으로 집어 반대편 그릇에 옮기는 테스트’도 벌인다. 또 젓가락 문화에 대한 면접자들의 상식과 생각도 물어본다.

샘표는 앞서 한국 식문화에 대한 이해를 통해 바람직한 식문화 확산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신입사원들은 대상으로 젓가락교육을 필수 이수 교육으로 편성했다.

교육은 젓가락 문화의 유래와 중요성, 젓가락의 원리, 올바른 젓가락 사용법 등을 배우고, 콩자반 나르기, 깻잎 떼어 나르기 등의 시험을 치르는 순으로 진행됐다.

샘표의 2017년 상반기 신입사원 대상 식문화 교육 프로그램 진행 모습. 사진=샘표 제공
샘표의 2017년 상반기 신입사원 대상 식문화 교육 프로그램 진행 모습. 사진=샘표 제공

식재료를 제조·판매하는 전문 기업다운 신선한 발상을 실천으로 옮긴 샘표의 이런 교육은 올해도 계속됐다.

샘표는 지난 24일 서울 충무로 본사에서 2017년 상반기 신입사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식문화 워크숍’을 열고, 한국 식문화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25일 밝혔다.

이 워크숍은 지난 15일부터 4주간 진행되는 샘표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신입사원들에게한국 식문화의 현재와 미래를 점검해보도록 함으로써, 식문화 기업으로서 샘표가 나아갈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토론의 자리로 진행됐다고 한다.

신입사원들은 한국인의 식습관과 식사문화의특징을 자세히 살펴보고, 현재 한국 식문화에 나타난 모습을 통해 이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교육에 참가한 신입사원 이동현 씨는 “평소 우리나라의 식문화나 스스로의 식습관에 대해 깊이 있게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는데 교육을 통해 한식 문화의 가치를 깨닫는 기회가 됐다“며 “주변인들에게 한식을 제대로 알리고, 바람직한 식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앞으로 더욱 고민할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김서인 샘표 인사팀장은 “신입사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기업문화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다”며 “샘표는 단순한 제조 기업이 아닌 깊이 있는 고민과 연구를 통해 한국 식문화를 발전시켜 나가는 기업인만큼, 신입사원들이 우리 식문화에 대한 중요성을 깨우칠 수 있도록 다양한 강의와 실습,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샘표 측은 신입사원들이 한국의 식문화를 제대로 알고 그 가치를 인지할 수 있도록 매년 식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 왔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신입사원들이 직접 시장과 마트에서 식재료를 구입해 요리해 보는 실습 교육, 앞으로 변화할 식품 시장에서 도전 과제를 찾아보는 미래프로젝트 등을 도입했으며 한국 식문화의 특징, 발효과학의 이해 등 강의 과정도 마련했다고 한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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