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사례가 두 달 만에 다시 발생하면서 'AI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지난 겨울과 같이 AI가 전국을 휩쓸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일 제주시 토종닭 AI 의심환축 중간 검사결과(H5N8형)와 관련한 '가축방역심의회(가금분과)'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농식품부는 오늘(4일) 자정부터 AI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조정했다.

경계 단계의 위기경보가 발령되면 정부는 전국 시도에 AI 방역대책본부 및 상황실을 우선 가동한다. 이후 발생 시도와 연접 시도 주요 도로에 통제초소를 운영하고 전국 축사농가 모임 자제(발생 시도는 모임 금지‧연기) 조치 등도 시행한다.

여기에 월요일인 5일 자정부터는 전국 전통시장과 가든형 식당에 살아 있는 닭 등 가금 거래가 금지된다. 이는 이번 AI 의심신고가 살아 있는 가금 거래상인을 통해 유통됐고 전통시장으로 판매하는 농가 또는 거래상인 계류장을 중심으로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고병원성 여부가 아직 확진된 것은 아니지만 선제적으로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AI 의심축이 제주시와 전북 군산시 2개 시도에서 거의 동시에 발생했으며 역학적 관련 지역으로 확산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높은 기온과 습도를 잘 견디지 못하는 AI 바이러스가 여름에 발생해 감염경로 파악이 쉽지 않은 만큼 AI 확산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겨울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가장 큰 문제는 이번 사태의 진원지라고 볼 수 있는 군산 종계농장의 AI 바이러스 유입경로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AI가 많이 발생하는 철새 이동시기도 아니며 군산 종계농장이 지난 3월 중순 AI 검사를 마친 것으로 확인돼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태다.

이미 다른 지역으로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닭이 유통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까지 확인된 군산 종계농장의 닭 유통경로는 파주·양산·제주 등 최소 3개 지역 3000마리다. 그러나 이 농장의 거래 내역이 명확하지 않고 이해관계가 얽힌 상인들이 적극적으로 조사에 응하지 않아 감염경로 추적에 어려움이 크다.

또 제주에서 검출된 H5N8형 AI의 경우는 전파 속도가 지난 겨울 창궐한 H5N6형보다 느리지만 잠복기가 길다. 즉 이미 주변으로 바이러스가 퍼졌을 수 있다. 정부 역시 이런 점을 감안해 제주·군산·파주·양산 등을 방문해 방역 상황을 점검 중이다.

한편 정부는 전통시장이나 가든형 식당 등 주로 중·소 규모 농가와 거래를 한 군산 종계농장이 역(易) 감염됐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역학조사를 벌여야 하지만 군산의 농장주가 시장통이나 소규모 농가 등에서 바이러스를 자신의 농장에 옮겨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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