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30년 전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이끈 6·10 민주항쟁을 기념하는 행사가 오늘(10일) 열렸다.

행정자치부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이날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6·10 항쟁 30주년 기념식'을 거행했다. 서울광장은 1987년 6월 당시 연세대생인 이한열 열사가 경찰 최루탄에 맞아 숨진 뒤 영결식이 열린 장소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여야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정·관계 인사가 참여했다. 또 박종철 열사 친형인 박종부씨, 이한열 열사 모친인 배은심 여사를 비롯해 함세웅 신부, 이해학 목사, 한승헌 변호사,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 민주화운동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특히 올해 행사는 정부와 시민사회가 처음으로 함께 준비했다. 지난 2007년 정부가 6월항쟁 공식 기념행사를 시작한 후 별도로 행사를 개최하던 시민사회가 이번에는 정부와 손을 잡고 행사를 공동으로 열었다.

행사는 '기억과 다짐'을 주제로 진행됐다. 기념 영상은 1987년 1월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부터 6·29 선언에 이르는 6월항쟁의 과정 그리고 이 정신이 촛불집회로 이어졌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상에서도 '우리는 지금도 더 나은 민주주의를 꿈꾼다'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

문 대통령 역시 기념사를 통해 6월항쟁 정신과 촛불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정부는 6월항쟁 정신 위에 서 있다. 촛불은 한 세대에 걸쳐 성장한 6월항쟁이 당당하게 피운 꽃이자 미완의 6월항쟁을 완성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6월항쟁에 뿌리를 뒀다는 의미인 셈이다.

이어 '87세대와 촛불세대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30년 전 6월항쟁 참가자들과 그 자녀 세대가 함께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황보영국, 이태춘 등 다른 민주열사들도 이날 영상에서 언급되는 등 재조명을 받았다.

애국가 제창에서는 최루탄을 맞아 쓰러진 이한열 열사를 부축한 이종창씨를 비롯해 박종철·이한열 열사 친구들이 선창을 맡았다. 행사는 테너 김세일의 선창으로 참가자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맞잡고 민중가요 '광야에서'를 부르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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