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음주와 흡연을 하는 사람 체내에 중금속이 더 많이 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손문기)는 체내 중금속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조사한 결과 식품을 통한 노출 외에도 음주‧흡연하는 생활습관과 칼슘‧철분 등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 식습관이 체내 중금속 농도를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체내 중금속 농도 변화를 추적조사 하고 체내 중금속 농도와 식품 섭취, 생활습관 등과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다. 실제로 식약처는 2010년 1차 조사에서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후 2015년까지 870명울 2차례 추적조사 했다.

조사 결과 우리 국민의 체내 중금속 농도는 2010년에 비해 2015년에는 납 12%(2.13㎍/㎗→1.87㎍/㎗), 카드뮴 2%(1.04㎍/L→1.02㎍/L), 수은 23%(3.78㎍/L→2.91㎍/L)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식품을 통한 중금속 노출량도 납 0.175 ㎍/kg b.w./day, 카드뮴 0.235 ㎍/kg b.w./day, 수은 0.085 ㎍/kg b.w./day로 1차 조사에 비해 낮아졌다.

이는 그동안 식약처가 중금속 기준 규격 관리를 통해 노출량을 지속적으로 줄인 결과 우리 국민의 체내 중금속 농도의 감소에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또 체내 납과 수은 농도는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지만 식품을 통한 노출량에는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특히 식약처는 우리 국민의 체내 중금속 농도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가기 위해 성인을 중심으로 식품 외의 추가적인 노출 요인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음주와 흡연 그리고 식습관 등의 요인이 체내 중금속 농도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우리나라 성인 중 음주하는 사람(1주일에 4번 이상)이 음주를 하지 않는 사람보다 체내 중금속 농도가 납은 54%, 카드뮴은 11%, 수은은 89%나 높게 나타났다. 과도한 음주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기 어려워 칼슘과 철분 등 영양성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칼슘 등 영양성분이 체내에 흡수돼야 할 자리에 중금속이 대신 흡수되는 것.

여기에 알코올은 칼슘‧철분‧엽산 등 영양성분의 흡수를 방해해 체내 중금속 농도를 높인다. 과도한 음주 역시 체내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이로 인해 대식세포 등에 의한 중금속 제거 능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반적으로 체내 납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특성인 알코올대사물질 분해효소(아세트알데히드분해효소, ALDH2)와 관련, 우리나라 국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ALDH2 유전자와 체내 납 농도 간에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흡연하는 습관도 체내 중금속 농도를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체내 농도가 납은 30%, 카드뮴은 23%, 수은 43%가 높았다. 그중 남자의 경우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하는 집단이 비음주 비흡연 집단에 비해 체내 중금속 농도가 2배 이상 높았다.

이는 흡입을 통한 체내 흡수율이 경구(섭취)를 통한 체내 흡수율 보다 더 높기 때문에 흡연을 통해 담배 자체가 가지는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체내로 들어와 체내 중금속 농도를 높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식약처는 중금속 농도가 30% 이상 감소 또는 증가한 집단의 식습관을 분석한 결과 체내 중금속 농도가 감소한 집단이 증가한 집단에 비해 어패류, 유제품을 많이 섭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칼슘, 엽산, 철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어패류와 유제품을 섭취하는 식습관이 체내 중금속 농도를 낮추는데 도움이 되는 셈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체내 중금속 농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칼슘과 철분 등 영양성분이 풍부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균형 있는 식습관을 유지하고 금주, 금연 등의 생활습관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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