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들이 요즘 더위를 대비한 체력관리에 한창이다. 경주로는 높은 기온에 경주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말은 더위에 약해 여름에 컨디션 난조가 생기면 성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람과 비슷하게 암컷보다는 수컷이, 온화한 성격보다 흥분을 잘 하는 성격의 말이 더위를 많이 탄다고 한다. 그래서 흥분을 잘하는 수컷 말은 여름철 특별 관리 대상이다.
37조 마방에서 말을 돌보고 있는 임채덕 조교보는 "여름마다 평균 2마리의 말들이 일사병을 앓는다. 그럴 경우 경주마의 성적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여름에는 더 자주 컨디션을 체크한다"며 여름철 말 관리의 핵심은 '열 내리기'라고 말했다.

말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도록 통풍이 잘 되는 커다란 창문은 물론, 마방 천장에 여러 대의 대형 선풍기를 달았다. 특히 더위를 많이 타는 말은 가장 이른 훈련시간에 배치해 해가 뜨기 전에 조교를 마칠 수 있게 한다. 조교가 끝나면 샤워로 열을 식혀주는데, 말도 여름감기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차갑지 않도록 온도조절은 필수다.
신체 중 온도가 가장 높은 다리에는 얼음찜질을 해주기도 한다. 경주마는 발목이 가늘어 고열이 치명적인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말들은 냉찜질을 받으면 기분 좋다는 듯 눈을 감고 낮은 울음소리를 내기도 한다.
한번 경주를 뛰고 나면 말은 많게는 20kg까지 살이 빠진다. 특히 더위에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의 경우 살이 빠지는 정도가 심해지는데, 겨울보다 많게는 4배 더 많이 빠진다. 그래서 말들은 경주 직후 수액을 맞는데 여름에는 수액도 차갑게 준비한다.
경주마들은 무더운 여름에도 훈련을 쉴 수 없다. 때문에 조교사들은 말의 신체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영장 훈련을 이용한다. 렛츠런파크 서울에는 샤워장까지 갖춘 수심 3m의 말 수영장이 2개 있다. 하루 평균 수영장을 이용하는 말이 100마리에 달할 정도로 여름철에 인기다.
예전엔 경주마들에게 삼계탕 같은 특별한 보양식을 먹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사료의 질이 크게 좋아지면서 최근엔 보양식을 먹이는 경우가 크게 줄었다. 대신 땀을 많이 흘리는 말을 위해 수분과 전해질섭취에 신경 쓴다.

온라인뉴스팀 (news@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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