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의 형태를 자세히 살펴보면, 공간이 예사롭지 않은 경우를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대부분의 건축물은 반듯한 직선이나 박스 모양의 조합체다. 이번 칼럼에서는 형태적인 측면에서 정형 건축물(일반 건축물)과 비정형 건축물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흔히 건축가들은 건축물에 대해 “MASS”란 말을 사용한다. 어원 그대로 “덩어리”인 셈이다. 매스 디자인(MASS DESIGN)이란 말은 건축물을 덩어리 개념으로 디자인 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형태를 만드는 일이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다가가는 요소이다. 디자인 개념이 잘 적용된 형태를 만드는 일이 건축가가 가장 고뇌하는 일중에 하나이다. 사실 정형과 비정형 건축물의 기준은 엄밀히 따지면 경계가 모호하다. 왜냐하면 대칭이 완벽한 건물을 제외하고는 완벽한 정형 건물은 없다. 그러므로 정형의 의미를 “정갈하게 정리된 형태”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아래의 사진은 세종시에 위치한 한국개발연구원이다. 가운데의 사각형의 덩어리에서 좌우로 뻗어나가는 형태가 정형화되어 보인다. 이들 사진들을 살펴보면 정형건축물이란 사각형 매스의 조합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 (KDI의 야경사진 (사진자료제공:서덕원, 설계 건원건축+경암건축)
한국개발연구원 (KDI의 야경사진 (사진자료제공:서덕원, 설계 건원건축+경암건축)

2012 여수세계박람회 롯데관(설계 경암건축 윤창기+양승중)
2012 여수세계박람회 롯데관(설계 경암건축 윤창기+양승중)

피코그램 사옥(설계 경암건축 윤창기+양승중)
피코그램 사옥(설계 경암건축 윤창기+양승중)

다음은 비정형 건축물의 대표적인 건축물 사례이다.

성남대원공원전망대 현상설계계획안 (경암건축 윤창기)
성남대원공원전망대 현상설계계획안 (경암건축 윤창기)

아부다비 미라지 호텔 계획안 (경암건축 윤창기)
아부다비 미라지 호텔 계획안 (경암건축 윤창기)

장지동 공공도서관 계획안 (경암건축 윤창기)
장지동 공공도서관 계획안 (경암건축 윤창기)

비정형 건축물의 특징은 내부에서 색다른 형태의 공간으로 보여진다는 것이다. 사실 외부의 형태를 먼저 정해놓고 건물의 매스를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요구되는 공간에 대하여 적절한 평면계획과 개념들이 매스의 형태를 다양하게 한다. 예를 들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배움터관은 중간에 대공간이 있고 둘레길이라고 하는 533M의 경사로(램프)를 통해 그 큰 공간을 휘감으며 홀이 형성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재미있는 내부공간이 연출된다.

동대문 DDP (사진자료 출처 www.ddp.or.kr)
동대문 DDP (사진자료 출처 www.ddp.or.kr)

이렇게 다양하게 연출되는 공간이 단순히 정형 건축물과 비교해서 디자인이 우월하다고 볼 수 없다. 3차원 디자인은 이제 우리나라도 시공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 이러한 디자인은 수요의 문제지 더 이상 공급의 문제는 아니다. 사실 이러한 건축물은 사업비로 비교하면 정형 건축물보다 훨씬 비싸다. 설계 용역비도 3차원 BIM설계가 적용돼 일반 설계에 비해 3배 이상 더 들어가고, 공사 비용도 3배 이상 들어간다. 형태에 따라 설계기간과 건설기간이 길어 질 수 있다. 비용이 커지면 의뢰인에게는 부담이다. 때문에 비정형 건축물은 공공건축물에 이용되는 편이고 간혹 소형건축물에 적용되는 경우에도 있다.

건축물의 디자인이란 형태나 기능 한가지만을 놓고 판단할 수 없다. 의뢰인이 건축물 설계를 의뢰할 때 사업비만을 고려할 경우에는 디자인, 그리고 만들어진 다음 최소 40년 살아남을 수 있는 건물을 짓는 것은 쉬운 일 이 아니다. 그러므로 건축가의 사회적인 역할은 사람 사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며, 많은 사람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경계에 있다. 그러한 소명감을 가진 건축가가 진정한 건축가라고 할 수 있다.

윤창기 changkiyun@naver.com 필자는 영국 AA School에서 도시계획과 건축학부분 석사학위를 받고 베니스 비엔날레, 국토부 장관상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다수의 건축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는 경암건축 대표이자 수석 건축가이다. 런던과 바르셀로나, 아부다비 등 해외 여러 곳에 플로팅 관련 작품이 있으며, 한강시민공원의 플로팅 스테이지를 비롯한 다수의 작품이 성남, 여수 등 전국 곳곳에 펼쳐있다.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는 문화 콘텐츠의 장으로서의 건축을 꿈꾸는 건축가이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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