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항구
나폴리 항구

룸서비스로 아침을 주문했다. 방으로 아침을 가져와서 발코니에 차려준다.

나폴리 항구
나폴리 항구

발코니에서 나폴리항구를 바라보며 아침을 먹으니 더 맛있다. 허니문여행으로 크루즈여행이 좋은 이유를 알 것 같다.

카프리섬
카프리섬

선상 투어를 하나 정도는 해봐야 할 것 같아서 카프리섬은 선상 투어로 가기로 했다. 자칫 배 시간을 놓치면 난감한 일이 생길 수도 있어서 선상 투어를 이용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교통편만 이용하는 투어라서 우리끼리 자유롭게 다닐 수도 있다. 전용 보트로 갈 줄 알았는데 아니다. 크루즈배에서 내리자 현지가이드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 옆에 있는 매표소로 가서 페리표를 사서 태워주고 설명하는게 다이다. 푸른동굴투어는 35유로이고 육로투어는 25유로라며 옵션을 추천한다. 우리끼리 다니는 것이 편해서 옵션투어는 신청 안했다. 가이드와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헤어졌다.

지붕없는 택시를 타고
지붕없는 택시를 타고

카프리의 지붕 없는 택시들이 항구주차장에 서서 유혹을 한다. 우리가 8명이라 2대를 빌렸다.

푸른 동굴 도착
푸른 동굴 도착

먼저 푸른 동굴로 가자고 했다.

동굴 입구
동굴 입구

푸른 동굴 입구에 가서 줄을 섰다. 나룻배가 몇 대 되지않아서 줄이 줄지 않는다. 우리처럼 육로로 와서 타는 사람들도 있고 배를 타고 와서 갈아타는 사람들도 있다. 혼잡스러워 보이는데 나름 질서가 있다. 우리 차례가 와서 나룻배에 4명씩 두대에 나눠탔다.

드러누워서 들어가는 동굴
드러누워서 들어가는 동굴

동굴로 들어갈 때 다들 드러누워야 한다.

푸른 동굴 내부
푸른 동굴 내부

좁은 입구를 들어서자 다들 탄성을 질렀다. 동굴 안은 마치 카프리섬의 자궁인 듯 아늑하고 넓다. 우리 기사아저씨가 노래를 불러주신다. 동굴 안에서 공명이 되어 마치 오페라극장에 온 듯 듣기 좋다. 우리모두 동굴 안 푸른색에 반해버렸다. 배는 동굴 안을 천천히 돌면서 우리를 푸른 심연에 빠뜨린다. 햇빛이 좋아야하고 입구가 좁아 파도가 심하지않은 날에만 푸른 동굴에 들어갈 수 있다. 일년에 백일정도밖에는 볼 수 없는 동굴이라는데 오늘 다같이 보다니 감동이다. 배에서 내려 주차장으로 가니 기사아저씨가 기다린다.

리프트 타고 몬테솔라로로 올라감
리프트 타고 몬테솔라로로 올라감

택시를 타고 몬테솔라로로 갔다.

정상에서 내려보는 바다
정상에서 내려보는 바다

카프리가 보이는 전망
카프리가 보이는 전망

리프트를 타고 15분걸려 정상에 올라서니 카프리섬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 멀리 베수비오스화산이 보인다.

리프트 타고 내려옴
리프트 타고 내려옴

정상을 한바퀴 돌아보고 리프트를 타고 내려왔다. 주차장에 가니 우리 택시들이 없다. 황당해서 서있는데 다른 택시기사아저씨가 10분만 기다리면 온다며 안심시킨다. 카프리섬이 작다 보니 기사들끼리 다 아는 사이인 듯 보인다. 우리가 몬테솔라로에 다녀오는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양이다. 잠시 후에 다른 손님을 태우고 와서 내려준다.

카프리 시내
카프리 시내

다시 택시를 타고 카프리시내로 갔다. 식당과 가게들이 많다. 남은 시간이 많지않아서 각자 자유시간을 가졌다.

카프리의 아우구스투스정원으로
카프리의 아우구스투스정원으로

나는 아우구스투스정원과 박물관에 갔다.

아우구스투스정원에서 보는 경치
아우구스투스정원에서 보는 경치

크게 볼 것은 없지만 바다가 보이는 경치가 아름답다.

아우구스투스가 섬 전체를 사서 정원으로 꾸민 것이라 한다. 나폴리에는 3번째 온 건데 카프리섬은 처음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는 말을 들을 자격이 충분하다. 친구들도 그리스섬들보다 더 아름답고 분위기도 좋다고 한다.

카프리시내 광장
카프리시내 광장

카프리섬에 큰 기대를 안했던 탓인지 다들 이번 여행의 대미를 잘 장식했다고 기뻐한다. 기항지관광시간을 꽉 채워서 배로 돌아왔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피곤하지만 다들 뿌듯하고 기뻐한다. 피곤하고 지쳐서 정찬은 포기하고 부페식당으로 가서 저녁을 먹었다. 크루즈에서의 마지막 저녁이다. 이젠 아는 사람이 많아져서 식당에서 인사를 나누는 사람이 꽤 많아졌다. 여기저기서 이메일주소를 교환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크루즈여행은 고독한 여행이 되기도 쉽지만 외로움을 해소할 여행이 되기도 한다. 자기 할 탓이다.

베수비오스화산을 보며 나폴리를 떠남
베수비오스화산을 보며 나폴리를 떠남

우리는 방으로 돌아와서 짐을 싸서 가방을 복도에 내놓았다. 하선전날저녁 11시까지 가방을 내놓으면 항구에서 찾을 수 있게 해준다. 옷장과 서랍 속을 다 정리하고나니 기분이 묘하다. 잠시나마 정든 집을 두고 이사 가는 기분이다.

여러 번 크루즈여행을 한중에 이번이 가장 즐거운 여행이다. 마음 맞는 친구 8명이서 식사도 같이 하고 기항지관광도 같이 다녔다. 우리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처음에는 여자 8명이 크루즈를 하니 이상하게 보더니 나중에는 즐거워 보인다며 부러워한다. 날이 밝으면 아침을 먹고 배에서 내린다. 다시 또 크루즈여행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크루즈여행을 많이 그리워 할 듯 싶다. 크루즈여행이 그리운 적은 처음이 될 것 같다. 내게는 지루하고 따분했던 크루즈여행이 이번에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 우리모두 여왕에서 무수리로 탈바꿈할 시간이 다가온다. 내 친구들 모두 모범적으로 살림하며 살아온 친구들이다. 내조를 잘해서 아이들도 잘 키우고 가정을 지키며 성실하게 살아온 착한 친구들이다. 30년을 수고하며 살아온 선물로 받은 크루즈여행이 오래오래 남는 추억이 되길 소망한다.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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