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에서 내린 짐들을 쌓아놓은 광장
크루즈에서 내린 짐들을 쌓아놓은 광장

꿈같은 크루즈여행이 끝나고 우리는 여왕의 관을 벗고 다시 무수리의 옷을 입고 가방을 질질 끌고 배에서 나와 예약한 밴을 만났다. 8명이고 크루즈여행이후라 가방이 크다고 분명히 말했는데 기사 자리를 빼고 나면 7명이 편히 앉을 수 있는 시트다. 앞자리에 원래 두 명이 앉을 수 있는데 기사가 편하려고 중간 자리를 빼버린 벤츠다. 벤츠밴을 보낸다고 해서 기대를 했었는데 기가 찬다. 이태리사람들은 코딱지만한 차에도 4명씩 타고다니기도 하지만 우린 아니다.

오늘 갈 길이 멀다. 친구들은 괜찮다고 이것도 추억이라지만 내 맘은 그게 아니다. 내일은 돈을 더 주더라도 큰 차로 바꾸어야겠다. 기사가 안드레아라고 소개를 한다. 메일 주고받은 매니저도 안드레아였다. 물어보니 아말피에서는 안드레아를 부르면 여기저기서 대답한단다. 밴에 짐을 구겨 싣고 몸도 구겨 타고 출발했다. 이번 여행은 귀부인컨셉인데 낑겨타다니 말이 아니다.

폼페이
폼페이

고속도로를 300킬로넘게 달려 폼페이에 도착했다.

폼페이
폼페이

30년전 처음 왔을 때는 삭막한 벌판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듯 드나들던 벌판이었는데 지금은 정비를 제대로 했다.

폼페이 아폴론신전
폼페이 아폴론신전

아직도 복원중인 곳도 있고 출입을 통제하는 곳도 있다.

몇 년 전 두번째 찾았을 때 복원 공사 중이라 들어가지 못했던 루파나레를 다시 찾았다. 폼페이의 퇴폐 문화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폼페이 루파나레 벽화
폼페이 루파나레 벽화

프레스코벽화가 민망스럽긴 해도 원형 보존이 잘되어 있다. 단아한 내 친구들은 민망스럽다며 고개를 돌린다. 나만 예전의 기억을 되살려 열심히 사진 찍었다. 폼페이를 하루 만에 자세히 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폼페이
폼페이

30년전보다 공개 구역이 확대되어 더 넓어졌다. 하지만 화산에 파묻힌 유적들은 몇개만 전시해 놓아서 아쉬웠다. 예전에는 마치 창고에 쌓아 놓듯이 쌓아 놓았었는데 지금은 보존을 위해 중요한 유물들은 옮긴 듯 싶다. 새로 만들어 놓은 조형물들도 눈에 뜨인다.

폼페이 광장
폼페이 광장

광장에 세운 동상들은 전에 못보던 것이다.

베수비오스화산을 배경으로
베수비오스화산을 배경으로

베수비오스화산을 배경으로 사진 찍으며 놀았다.

아말피로 가는 길
아말피로 가는 길

다시 차를 타고 아말피로 향했다.

아말피로 가는 길
아말피로 가는 길

아말피로 가는 길은 환상의 드라이브코스다.

산과 바다가 만들어낸 곡선은 탄성을 자아낸다.

오래전 운전하며 지난 길을 편하게 앉아서 가니 경치가 제대로 보인다.

중간에 전망대에 내려서 바다와 아말피해안을 내려보았다.

아말피 호텔
아말피 호텔

드디어 예약한 호텔에 도착했다. 친구들이 호텔을 마음에 들어한다.

호텔 내부
호텔 내부

위치도 좋고 실내장식도 예쁘다.

호텔방에서 보는 풍경
호텔방에서 보는 풍경

방에서 보는 경치도 좋다. 호텔이 아무리 좋아도 아말피에선 방에만 머물러 있기 힘들다.

호텔방에서 보는 풍경
호텔방에서 보는 풍경

아름다운 동네가 유혹한다.

아말피 거리
아말피 거리

아름다운 동네에 아름다운 가게가 있고 예쁜 물건들이 손짓을 한다. 손짓하는 물건들을 무시하는 것은 죄악이다. 사랑하고 품어주는 것이 인간의 도리다.

아말피 광장
아말피 광장

우리모두 인간의 도리를 다하느라 아말피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녔다.

저녁먹은 식당
저녁먹은 식당

누비다가 배가 고파서 맛집에 들어갔다. 파스타, 리조토, 피자 등을 골고루 시키고 리몬첼로도 한잔씩 시켰다. 술을 못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리몬첼로는 달달해서 음료수처럼 탄산수에 타서 마시면 맛있다.

아말피에 어둠이 내리고
아말피에 어둠이 내리고

저녁을 맛있게 먹고 다시 아말피를 헤매고 다녔다. 아말피로 가는 길도 예쁘지만 아말피자체도 너무 예쁘다.

밤거리
밤거리

다들 동화 속 나라에 온 듯 걷다가 카페에 앉아서 젤라토를 먹기도 하고 시간을 즐겼다. 우리모두 아말피와 사랑에 푹 빠져버렸다.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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