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최만드림의 클라우딩 활용 교육]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교육

발행일시 : 2017-07-10 00:10
[최만드림의 클라우딩 활용 교육]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교육

로봇이 일상으로 들어 오고 있다. 일본의 한 놀이공원, 레스토랑, 호텔에서는 로봇이 사람이 하는 일을 통째로 바꿨다고 한다. 로봇이 음식이 익는 동안 말을 건다. 창문을 조용히 닦는 로봇이 있다. 청소를 구석 구석 깨끗하고 조용히 한다. 가방을 맡아 주기도 한다. 호텔 체크인과 체크아웃에도 로봇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내년에 활용될 것이라고 한다.

중앙대 위정현 교수의 최근 강연(goo.gl/TS1pXQ)에 의하면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가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20억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추정, 지구상 인류의 일자리 중 25%가 소멸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마존은 이미 2012년부터 키바 시스템으로 짐을 분리해서 나누고 있다. 2년 동안 약 9억 달러 인건비 절감했다고 한다. 독일 아디다스는 운동화를 100% 로봇이 만든다고 한다. 연 50만컬레의 운동화 만들지만, 상주 인력은 관리 인원 10여명뿐이다. 원래는 600명의 노동자가 했던 일이라고 한다.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고,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로봇과 공존할 세상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미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필자는 다양한 로봇을 교육현장에 활용한 교육을 몇 년 전부터 계속해 왔다.

비봇은 꿀벌 모양의 코딩 로봇이다. 전후좌우 버튼으로 가기 원하는 곳을 누른 후 실행 버튼을 누르면 그대로 간다. 필자는 비봇을 활용해서 영어 단어를 외우는 활동을 진행했다. 알파벳이 있는 판을 6개 준비해서 각 조별로 나눠준다. 각 조원은 영어단어를 쓰면서 외우는 것이 아닌 영어단어 순서대로 비봇을 가게 한다.

한 학생이 알파벳이 있는 판에 비봇을 움직이기 위해 버튼을 누르고 있다. <한 학생이 알파벳이 있는 판에 비봇을 움직이기 위해 버튼을 누르고 있다.>

가령, under 라는 단어를 외운다면 비봇이 출발점에서 U 위치에 가서 NDER순으로 이동한 후 도착점에 오게 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종이에 여러 번 쓰면서 외우는 것보다 쉽고 재미있고 기억이 오래 간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단지 머리로 영어 단어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영어단어를 로봇과 함께 체험한다.

비봇은 영어로 길을 묻는 표현을 배울 때 유용하게 활용됐다. 특별히 좁은 교실에서 학생에게 수행평가를 할 때 유용했다. 필자가 위치에 관련한 여러 영어 표현을 말하면 학생은 그 표현을 비봇에게 입력한다. 필자는 ‘Go straight, turn right, turn left’ 등 다양한 표현을 학생이 알고 있는지 비봇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학생들은 비봇에게 명령을 주면서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어 위치 관련 영어 표현을 더 잘 익힐 수 있었다.

필자는 8년째 수학 영재를 지도하고 있는데, 초등 4학년 영재 학생 대상으로 비봇을 활용해서 정사각형, 직사각형을 작도하게 했다. 먼저 비봇의 펜을 붙일 지점을 탐구하게 한다. 다음으로 비봇에 붙일 펜의 종류를 탐구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정사각형과 직사각형을 작도하게 하면서 각각 사각형에 있는 각과 길이를 탐구하게 했다. 간단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비봇과 함께 학생들은 도형의 정교함을 체험했다.

비봇이 영국에서 7년전부터 활용된 로봇이라면 오조봇은 미국에서 3년 전부터 활용된 로봇이다. 두 로봇 모두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필자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오조봇과 함께 영어를 배우도록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어를 초등학교 3학년에 처음 배운다. “What color is it? It’s red.”라는 표현을 배우는데, 영어로 색을 나타나는 단어를 처음 배우는 시간이다. 아직 추상적인 개념이 정착되지 않은 학생에게 색에 대한 단어를 알려주기 쉽지 않았다. 거기에 영어로 가르쳐야 한단다. 이 때 오조봇이 출동했다!

초등학교 3학년 영어 시간에 한 학생이 오조봇으로 색을 익히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영어 시간에 한 학생이 오조봇으로 색을 익히고 있다.>

오조봇은 바닥에 있는 센서가 색을 인식해서 몸체에 있는 램프가 같은 색을 비춰준다. 필자는 이를 활용해서 학생들이 영어와 색, 그리고 로봇을 느끼게 했다. 필자가 영어로 무슨 색이예요 라고 물으면 학생들은 영어로 색을 말한다. 오조봇이 영롱하게 비추는 색을 보면서 학생들은 색에 대해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색을 체험한다.

만일 학생이 사교육에서 영어를 배우지 않았고, 처음 색에 대한 영어 단어를 배운다고 한다면 이 같은 체험은 학생에게 엄청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우리는 초등학교 때 무엇을 배웠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하지만 수학여행 등 체험했던 것은 기억이 난다. 오조봇은 학생들에게 색을 체험하게 했다. 물론 학생들은 오조봇이 느끼고 밝히는 색을 느끼면서 오조봇, 즉 로봇 자체도 체험하게 되었다.

수업이 끝나고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재밌어요." "책을 더 자세히 알 수 있어요." 라고 말했다. 이점은 기존에 영어를 배워온 학생들도 즐겁게 영어를 익힐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초등학교 영어과에서 바라는 목표 외국어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 함양에 도움이 될 듯 했다. 또한 학생들은 혼자 오조봇으로 배우지 않고 다른 학생들과 함께 배운다. 오조봇이 학생들의 협동심을 길러주고, 배려심을 갖게 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오조봇에 담아 표현하기도 했다. 모두다 정해진 길로 가는 우리나라의 학교 상황을 이야기한 학생들도 있었고(youtu.be/1wg2FSO_Nu0),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고 말한 학생도 있었다(youtu.be/umYMIacHie0). “왜 이걸 만들었어?”라는 필자의 질문에 “기억할라고요.”라고 답한 학생의 말이 마음에 남았다. 흥미로운 점은 학생은 매우 소심한 여학생이여서 수업 시간 이 학생의 발표를 한 번도 못 들었는데, 직접 로봇을 통해서 생각을 표현하고, 필자의 질문에 답까지 해준 점이다. 이 학생은 자신의 생각을 로봇에게 투영시키며 자기 자신도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학생이 표현한 데스티니와 세월호 <학생이 표현한 데스티니와 세월호>

필자는 대시 로봇을 활용해서 6학년 학생들에게 ‘Go straight, Turn right’ 등 위치표현을 익히게 했다. 이미 비봇으로 기초 표현을 익힌 학생들은 좀더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대시 로봇이 효과적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대시 로봇이 도와주는 로봇 활용 영어수업은 엄청났다. 학생들은 먼저 대시를 조종하며 위치를 옮기는 영어표현을 익혔다. 그리고 나서 각 조별로 대시와 함께 로봇 축구를 교실에서 진행했다(https://youtu.be/Kcz9gvt5aEA).

교실에서 학생들이 대시 로봇 축구를 진행하고 있다. <교실에서 학생들이 대시 로봇 축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로봇활용 교육은 단순한 지식을 전달하거나 익힐 때는 좋았다. 로봇은 개개인마다 특성을 존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시 말해 학생 개인마다 학습 도달 속도를 맞춰준다. 한 명 한 명을 기다려주고, 한 명 한 명이 원하는 데로 작동해준다. 무엇보다 로봇을 활용해 교육하면 학생들은 전혀 새로운 존재가 된다. 눈에서 빛이 난다. 학생들은 공부라기 보다는 로봇과 논다고 생각했다. 또한 교사 모두가 학생들의 개개인 상황을 돌볼 수 있게 되었다.

로봇을 활용한 수업을 하면서 안타까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비봇, 오조봇, 대시 모두 외국 로봇이다. 필자는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 사회가 글로벌해지기 때문에 글로벌한 로봇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었다. 또한 국내 로봇 자료는 공유된 자료가 거의 없었다. 공유된 자료가 있지만 코딩관련 자료들이라 일반 교과를 로봇으로 가르칠 때 활용하기 쉽지 않았다. 필자는 유치원생이 누리과정을 로봇과 놀면서 배우도록 오조봇 워크북(예림교육)을 만들었는데, 이 때 외국에서 공유한 자료를 많이 활용했었다. 오조봇 관련 외국 유튜브 영상은 매우 많다.
필자가 수업에 로봇을 활용할 때 고려한 점은 ‘쉬운가?’였다. 어려워 지기는 쉽다. 하지만 쉬워 지기는 어렵기 때문에 유치원 아이들도 쉽게 할 수 있는 교구를 선택했다. 또한 학교에 와이파이가 안 되기 때문에 와이파이 없이도 구현되는 로봇을 교육에 활용했다.

필자의 소망은 우리나라 감성을 가진 로봇으로 글로벌하고, 공유된 자료로, 매우 쉽고, 와이파이 없이도 구현되는 수업을 하고 싶다. 최근 필자에 소망에 맞는 여러 교구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보여서 너무 좋다. 문제는 유치원에서 코딩을 가르칠 수 없는 상황이 아쉽다. 이것에 대해서는 이전 칼럼 ‘금지된 유아코딩에도 봄은 오는가’에서 설명한 바 있다.

최만 choisuperman@gmail.com 초등학교 교사. 수요일밴드, 언어유희, 아이스스케이트, 회를 좋아한다. 박사과정에서 영국 교육철학을 공부하면서"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미래가 어떻게 올지 몰라서15개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스룩 허브에 자료를 모아두고 있다. 안드로이드 앱"최만드림"을 운영한다. 삶을 오픈소스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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