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제공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이동통신 시장이 우울한 상반기를 보냈다.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번호이동 건수가 줄어드는 등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을 합한 번호이동 건수는 총 329만215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24만915건) 감소한 수치다.

통신사를 변경하는 번호이동은 이동통신 시장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지표로 사용된다. 번호이동이 많아지면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인 반면 번호이동 감소는 통신사 간 고객 유치 경쟁이 둔화되면서 시장이 침체했다는 분위기를 대변한다.

구체적으로 지난 2월 번호이동이 52만1003건으로 가장 적었고 지난달도 53만3157건에 그쳤다. 번호이동이 가장 많았던 기간은 연휴기간 보조금 경쟁이 불붙었던 5월이다. 이달의 번호이동 건수는 58만1124건이었다.

상반기 LG전자의 LG G6와 삼성전자의 갤럭시S8 시리즈가 나왔지만 번호이동보다는 기기변경을 하는 비율이 높아진 점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기기변경이 많아지면서 번호이동이 흥행할 수 있는 요소가 부족했던 것.

여기에 정부가 통신비 인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소비자들이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실제로 소비자 사이에서는 정부의 구체적인 대책이 확정된 후 번호이동을 하겠다는 심리가 컸다.

이 외에도 방송통신위원회가 5월 말부터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방통위의 이런 활동으로 보조금 경쟁이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알뜰폰 가입자도 줄었다. 지난해 알뜰폰 가입자는 매월 7∼8만명가량 늘었지만 올해 들어 월평군 6만명 수준이었다. 알뜰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이통 3사가 요금할인 등을 시행하면서 알뜰폰의 인기가 떨어졌다.

실제로 이통 3사와 알뜰폰 업계 간 번호이동을 보면 이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난 2월과 3월에는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옮기는 고객이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번호이동을 하는 고객보다 2만3000명 이상 많았다. 그러나 4월에는 이 수치가 1만1000명대로 줄더니 5월에는 2799명, 6월에는 401명으로 급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번호이동이 크게 줄면서 이통 시장의 분위기가 침체에 빠졌다. 정부가 통신비 인하안을 마련했고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출시가 예정된 만큼 하반기 반전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