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재무는 사업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재무는 사업과 한 몸 같이 붙어서 움직여야 한다. 이것이 사업재무이다. 제품을 생산하는 라인과 붙어서 현장에서 필요한 재무적 정보들을 적시에 제공하여 최적의 판단력을 발휘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영업과 마케팅이 최적의 판단력과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적시에 실질적인 정보들을 제공해야 한다. R&D 담당 부서가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고, 왜 하고 있으며, 이것이 어떤 사업적 가치창출의 잠재성을 구현하고자 하는 것인지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붙어서 지원해야 한다. 이것이 사업재무의 역할이다.

과거에는 조직의 모든 곳으로부터 올라오는 숫자들을 모아서 한 눈에 내려다보면서 관리라는 명목으로 통제했다. 사전적으로 예측하여 대비하고 적시에 올바른 대응책으로 최선의 성과를 지향하기 보다는 과거의 결과적 숫자를 보고 사후적으로 평가하고 질책하는 식으로 일했다. 심지어는 일선 사업단위부서들이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소통하기 보다는 무슨 말인지 알지도 못하는 전문용어나 영문 약어를 남발하여 스스로 담을 쌓아 왔다.

이제 이런 식으로는 안된다. 재무는 사업과 붙어야 한다. 그들이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하고 소통해야 한다. 전문용어를 남발하거나 심지어는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개념들로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고 그들의 노력의 가치가 의미 없게 되도록 해서는 안된다. 사업실행에 필요한 실제적이고 실질적인 재무로 그들과 소통하고 지원하여 최선의 결정으로 최적의 성과를 내도록 돕는 것이 일을 잘 하는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협력적 역량발휘가 최종적으로 기업가치와 재무적 수익성으로 제대로 실현되고 수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CEO에서부터 신입 사원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여 조직구성원 모두가 자신이 조직의 목표와 비전에 올바른 방법으로 제대로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CFO와 재무부서의 제대로 된 역할이다.

CEO가 기업의 비전과 사업 목표를 명확히 한다면 CFO는 이를 재무적 가치로 창출하고 전환하고 구현하는데 책임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사업적 비전과 재무적 가치의 올바른 파트너십이자 협력구조이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의 관리, 통제 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조직의 각 부문 부문과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고 현장과 한 몸처럼 붙어서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고 함께 일하는 사업재무 개념으로 진화하고 발전해야 한다.

각 단위부서가 재무에 전문성이 약한 것은 당연하다. 최근에 각 단위부서들이 과거보다 재무적 역량과 통찰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기업에 따라 편차가 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자신들의 일에 대한 재무적 가치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조절하고 원활하게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CFO는 법적인 회계감사를 맞추는 수준이나 일반적 수준이 관리회계를 충족시키는 정도가 아니라 이제는 사업과 재무가 함께 간다는 전략적 관점을 가지고 이에 관한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형성하려고 해야 한다.

아무리 스타트업의 특성이 민첩성에 있다고 할지라도 사업과 재무는 나눌 수가 없다는 관점을 세울 필요가 있다. 작게 시작하고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스타트업 CEO와 CFO는 이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저 단순한 경리기장을 맞추는 정도나 세금 조금 덜 내는 절세방법이나 정부지원에 치중하다 보면 자신들 스스로 사업비전을 작고 초라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혁신적 사업모델이라면 이에 맞는 재무적 가치를 밝히려고 해야 하고 제시해 나가야 한다. 시제품을 만들거나 본격적으로 제품생산을 하거나 마케팅을 해야 한다면 이에 필요한 재무적 숫자들을 내는데 머뭇거리거나 주저해서는 안된다. 사업을 얘기한다는 것은 재무를 얘기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렇듯 재무가 사업에 붙으려고 하는 만큼 사업은 어쩌면 재무로 표현되고 재무적 언어로 나타내는 이야기라는 것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이것이 사업재무이다. 처음이고 작은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못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개념과 관점이 없기 때문에 못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작을 때부터 그렇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과 재무는 결국 동전의 양면이다.

심규태 ktshim@cfoschool.com 2000년부터 한국CFO스쿨을 통하여 CFO 직무와 역할을 본격적으로 한국에 도입하였으며,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성공을 위해서는 CEO의 기업가 정신과 제대로 된 CFO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특히, 제대로 된 재무적 기업가치창출 경영을 위해서는 유능한 CFO 육성과 CEO 재무리더십 강화를 필수 조건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국CFO스쿨 대표이자 부설 스타트업 아카데미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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