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장윤정의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프레임을 좇는 사회

발행일시 : 2017-08-01 10:09
[장윤정의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프레임을 좇는 사회

프레임(Frame)이란 단어는 쓰임새가 많다. 틀, 뼈대, 체제라는 사전적 의미는 물론이고,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정지된 한 장면이나 화면 또는 그 정보 단위로 사용한다. 덧붙여 함정이나 모함, 덫에 빠진 것을 일컬어 '프레임에 갇혔다’고 말한다. 미디어나 정치 분야에서의 편파, 조작 보도, 각종 정치 공작 등도 이에 속한다.

[장윤정의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프레임을 좇는 사회

나는 얼마나 많은 프레임에 걸려 들었고, 매일 걸려 들고 있는가? 프레임은 마치 거미줄 같다. 발버둥을 쳐봐도 영리한 거미가 쳐 놓은 거미줄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다. 거미줄은 희생자를 염두에 둔 조작된, 갇힌 세계이다. 그런데 타인에 의해 '프레임에 갇힐’ 뿐만 아니라 제 스스로 '프레임에 빠져든’ 경우나, '프레임을 조작한’ 경우도 허다하다. 시간과 무관하게 '자동 재생’되는 '프레임’을 만나는 현상도 아주 쉽게 접한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라는 환상적인 짝꿍은 '프레임’을 생산해내는 세계 최고의 공장이다. 환상적인 두 짝꿍은 SNS라는 공간을 통해 우리의 일상을 맛있고, 화려하고, 행복하고, 재밌게 채운다. 그 단편적인 순간의 자극적인 정보들로 인해 우리 대다수는 '그럴 것이다’라는 프레임에 갇힌다. 남들은 나보다 행복할 것이며, 부자일 것이다. 또 그들은 나보다 좋은 엄마일 것이며, 좋은 남편을 만났을 것이다 등 주어진 조건만을 가지고 한정되고 왜곡된 시각으로 상황을 파악하려 든다.

[장윤정의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프레임을 좇는 사회

과거에 거짓으로 판명난 기사들이 순식간에 새로운 소식으로 둔갑, SNS로 급속하게 유통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 '아님 말고’ 식의 무책임하고 무차별적인 퍼 나르기는 오염 물질과 같다. 사람들의 눈과 귀를 가려 결국에는 '진실일 수 있다’라는 말도 안되는 의심 프레임을 씌워주기 때문이다. 여기에 따른 댓글 공세도 본질을 벗어난 것들이 대부분인데, 우리가 결국 덫, 프레임에 걸렸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댓글 전쟁의 한복판에 있다 보면, 진실은 이미 저 멀리 달아나고 없다.

영상 미디어가 주는 자극은 더 강하다. 연예인과 방송인을 통해 우리는 왜곡된 정보 프레임을 강요받고 있다. 체형과 외모에 대한 편협한 기준에 맞지 않으면 무시당하기 일쑤이고, 과장되고, 주관적인 편집으로 인해 오해를 불러일으켜 핵심을 비껴가도록 눈을 가린다.

우리가 진짜로 봐야 할 것은 프레임 밖에 있다. 그것은 마치 바다에 잠긴 빙산과 같고, 우아한 백조의 우아하지 않은 발놀림 같다. 프레임은 '욕심’과 '탐욕’을 근거로 창조되는 것이므로 최대한 치장해서 보여주려 한다. 근거 없는 사례를 들거나 교묘한 말솜씨로 위장하기도 한다. 중요한 사실은 빙산의 일각을 빙산의 전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장윤정의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프레임을 좇는 사회

미국의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에서 " '진실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것은 진보주의자들이 믿는 흔한 속설이다. 만약 바깥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실들 모두를 대중의 눈앞에 보여준다면, 합리적인 사람들은 모두 올바른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헛된 희망이다. 인간의 두뇌는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프레임이다. 한번 자리 잡은 프레임은 웬만해서는 내쫓기 힘들다."고 말했다.

프레임을 인식하고, 빠져나오는 길은 평탄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인공인 삶은 그저 주어지지 않는다. 프레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환경을 벗어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스마트폰과 SNS, TV로부터 잠시 휴식기를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SNS에 게시물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기 전에 충분히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한 과정이다. 같은 사안에 대해 다양한 다른 미디어들이 어떻게 접근하는지 살펴보는 방법도 있다. 어떤 특정한 의도로 프레임을 만들었다면, 우리는 걸려들 수 있다. 그것을 프레임이라고 인지하는 힘, 빠져나오는 힘은 결국 우리 안에서 나온다.

장윤정 eyjangnz@gmail.com 컴퓨터 전문지, 인터넷 신문, 인터넷 방송 분야에서 기자로, 기획자로 10여년 간 일했다. 출판 기획 및 교정을 틈틈히 하면서 글을 쓰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살면서 본 애보리진과 마오리족의 예술, 건강한 사회와 행복한 개인을 위한 명상과 실수행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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