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온이 크게 오르고 습도도 높아지면서 식중독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며 병원성대장균, 살모넬라, 캠필로박터, 장염비브리오 등 세균 증식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국민안전처가 식품안전정보포털 통계를 집계한 결과,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연평균 식중독 환자 수는 6325명이다. 특히 여름철(6∼8월) 환자 수는 전체의 39%(2478명)에 달한다.
식중독이 발생한 시설별로 보면 학교가 4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음식점(25%), 학교 외 집단 급식시설(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식중독을 유발하는 원인 식품은 대체로 채소류와 육류였다.
또 식중독 원인이 되는 병원성 대장균은 식재료나 조리음식을 상온에 방치하는 등 관리 부주의로 많이 발생한다.
이런 가운데 풀무원(대표 남승우)이 식중독 발생 위험이 높은 무더운 여름철에 신선식품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온도관리법을 소개했다.
◆ 가정용 냉장고, 냉장실은 5℃이하 냉동실은 18℃ 이하로
기본적으로 식품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은 5℃ 이하의 냉장, 영하 18℃ 이하의 냉동보관이다. 식품의 변질을 야기하는 미생물들은 10℃와 60℃ 사이에서 급격하게 번식해 식품이 부패하게 된다.
주요 식중독 병원균의 번식 한계 온도를 보면 가장 흔한 식중독균인 살모넬라균이 5.2℃ 이하로 대부분의 세균은 영하 10℃ 이하에서는 번식이 어렵다. 특히 빵·밥 등의 탄수화물 식품에 주로 발생하는 곰팡이와 효모는 영하 18℃ 이하면 번식이 억제된다. 이런 실험 결과를 토대로 냉장실 5℃ 이하, 냉동실 영하 18℃ 이하의 가정용 냉장고 적정 표준 온도가 정해진 것이다.
◆ 잦은 실온 노출은 금물, 식품은 장바구니 마지막에 담으세요
냉장 보관 제품의 실온 노출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식중독 균은 특히 저온-고온의 잦은 온도변화가 있을 경우 빠르게 번식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풀무원 R&D센터인 ‘풀무원기술원’ 실험 결과 녹즙을 5℃와 25℃에 4시간씩 번갈아 저장한 경우 25℃를 유지해 저장한 것보다 더 빠르게 미생물이 번식하고 변질됐다고 한다.
장을 볼 때도 변질의 우려가 있는 신선식품은 최대한 나중에 구입해 실온 노출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 따라서 냉장이 필요 없는 식품부터 채소, 가공식품, 육류 순으로 구매하는 것이 좋다. 또 구입한 식품은 가급적 빨리 냉장고에 넣어 보관해야 한다.
◆ 냉장고는 70%만 채워야 적정 온도 유지 가능
냉장고가 가득 차면 냉기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설정한 온도보다 높아지기 쉽다. 온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식중독의 원인인 유해세균이 증식하기 때문에 내용물이 전체 공간의 7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 계란은 냉장고 문 쪽이 아니라 안 쪽에 보관하는 등 제품별 보관 달라
냉장고 안의 수납 칸과 밀도에 따라 온도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식품 종류에 따라 보관하는 장소도 달라야 한다. 계란은 문 쪽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지만, 냉장고 문을 여닫음으로써 온도 변화가 심한 문 쪽 보다는 냉장고 안 쪽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하루 이틀 안에 요리해먹을 육류는 온도가 가장 낮은 신선실에,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서는 냉동실 하단에 보관하면 된다. 자주 꺼내는 반찬의 경우 위쪽에 보관하며 오염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되도록 밀폐한 상태로 정리해 보관해야 한다.
풀무원기술원 식품기술연구소 조상우 박사는 “냉장고는 미생물 번식을 억제할 뿐 살균처리 기능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용물이 가득 차면 내부 온도가 상승해 세균 번식이 쉬워진다”라고 조언했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