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전공이 아닌데요.
“경영은 몰라.” “나는 전공이 영문학이거든.”
흔히들 홍보아이디어 하나 만들어보라고 하면 전공 탓을 하며 발을 뺀다. ‘나는 문학도인데 홍보를 어떻게 하니?’ 또는 ‘나는 이과야! 그런 건 원래부터 못해.’라는 이유를 들어 전공 외에 분야에는 아예 문을 닫아 버린다. 그런데 요즘은 이렇게 행동하거나 생각하면 그 사람의 미래는 암울해진다.

벌써 수년전부터 사회는 물론 산업계에는 “통섭, 융합, 컨버전스” 등등의 말들이 사용되며 분야의 경계가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학문과 학문은 물론 제품과 제품, 서비스와 서비스도 경계를 벗어나 유용한 기능이 합쳐져 기존의 제품에서는 볼 수 없는 기능과 활용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소비마저 효용을 생각하는 요즘 시대에는 단순한 기능으로 경쟁우위를 가지기 어렵다. 따라서 학문을 공부하는 입장이라면 자신의 전공은 물론이고 전공의 베이스가 되는 원천의 가지들의 이해 및 활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인접학문을 전혀 모르는 것이 자랑이 되어서는 안 된다. 뭉쳐서 새로운 제품이 탄생하고 이론이 생겨나는 지금 ‘모른다!는 대답은 무지에 대한 용서가 아닌 죄가 된다.

수년전 스티브 잡스가 기술에 인문학을 더하여 아이폰을 출시할 때 통섭에 대한 이야기를 강조했다. 미래는 연결이고 연결을 어떻게 잘하는가에 승부가 갈린다는 말을 하였다. 지식과 정보는 이제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을 누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것들의 융합이다. 어떠한 조합을 만들어 어떻게 유통시키느냐가 미래의 경쟁력이 된 것이다. 따라서 선진국에서는 이미 주입식의 교육은 퇴출되었다. 우리는 아직도 주입식, 입시위주의 교육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워하고 대안학교나 유학으로 개성을 살리고 있다. 이제 교육은 지식의 주입보다는 다양한 영역의 존재를 알게 하고 주제별로 이들을 조합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지금부터 필요한 인재는 정확한 지식의 소유자가 아닌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구태의연한 발상이 아닌 새로운 발상, 기발한 착상에서 변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4차 혁명이 시작되고 있는데 주역이 될 청년들이 2차, 3차의 경계에 머물러서는 미래를 주도하지 못한다. 4차 혁명은 3차 혁명의 기반 위에 모든 것들의 소통이 베이스가 된다. 수많은 빅 데이터에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선별하고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기본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자신의 영역에만 안주한다면 미래의 문을 닫는 것이다.

전공을 넘어서 가치를 찾아라!
나는 모르는 분야라고 문을 닫지 말고 다양한 분야의 현재를 만나고 자신의 분야에 접목하거나 자신의 분야와 잘 어울릴 분야를 찾아내는 시도로 공모전을 선택해 보자.
공모전 주최사는 어떤 영역이든 현재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사업이 경쟁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면 주최사는 기업을 운영할 수 없다. 그들은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위해 신선한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또한 자신들을 알리려고 공모전을 펼치는 것이다. 이러한 주최사에게 나의 전공은 물론 현재 다른 분야의 지식이나 제품 또는 서비스를 개선하고 보완하고 또는 창조하여 제안서를 내미는 일은 참가자에게는 무척 신선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사회에서는 특히 직업의 세계에서는 초보자는 대체로 환영받지 못한다. 단순한 기능직에서 고급 기술직까지 초보라는 이름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과 상통한다. 이들은 각각의 기능에 맞게 가르쳐야 하나의 직무를 수행하는 직원이 될 수 있다. 때문에 가르치는 시간, 훈련의 시간이 필요하다. 회사로서는 이러한 시간은 투자이다. 선택한 직원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교육을 시켜야 하니 시간과 노력과 비용이 드는 일이다. 따라서 수습기간 동안은 정직원의 대우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수습기간 동안에는 회사나 훈련생이나 언제고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으면 그만둘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경력이 중요한 것이다. 경력자는 해당 업무를 진행해 보았기 때문에 특별히 수습기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회사로서는 바로 직무에 투입할 수 있으니 편리하다.
학생의 신분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어떤 분야이든 시작의 시점에 서게 된다. 생 초짜로 취급받지 않으려면 해당 분야에 대한 이력을 만들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인센티브를 받으려고 많은 학생들이 여러 가지 자격증을 취득한다. 그러나 그 자격증이라는 것이 실무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증’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경험과 활용이 필요한데 자격증은 필요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이지 그것들의 활용이 원활하다는 말은 아니기에 실무자들의 시각은 자격증 보유자 역시 초보자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 분야에 어떤 아이디어 제안을 해서 그 아이디어가 상을 받고 상금을 받았고 또 현재 상품이 되어 출시되어 잘 판매되고 있다면 실무자의 눈은 달라질 것이다.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잘 알고 있고 어떻게 해야 상품이 되는지, 고객의 니즈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똑같은 출발선이 아닌 이미 히트 제품을 만들어낸 경력자가 되어 초짜가 아니란 증명서를 갖게 되는 것이다. 순수과목은 물론 응용과목의 전공자라도 어떠한 분야에 어떻게 소속될지 모른다. 배우는 입장이라고 영역을 고정할 것이 아니라 눈을 넓게 떠야 한다. 나는 하나의 분야가 아닌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멀티인재임을 어필해야 한다는 말이다. 서로 유사한 학문이 아닌 이질적인 학문, 융합을 생각할 수 없었던 분야끼리의 만남은 혁명으로 다가설 수 있다. 그만큼 사람들의 고정관념과 사고방식을 깨는 것이기 때문이다. 융합, 컨버전스는 이러한 틀이다. 목적을 위해서 분야를 연결하고 이것이 소비자의 니즈와 맞아 떨어지면 히트 상품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고정적 사고가 아닌 자유로움이 필요하다.
‘그건 안 돼!’ 가 아닌 ‘재밌을 것 같다. 한번 해보자!’하는 도전이 필요한 것이다. 자신의 전공은 물론 제일 잘 안다. 모르는 분야에 도전하는 것은 무모하다 생각 말고 어떤 분야인지 탐색하다 보면 전공자가 보지 못하는 면을 발견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나는 이 분야를 잘 모르기 때문에 하나하나 이론이나 논리가 새롭고 내가 아는 지식과 연결하면 어떨까 하는 연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의외의 역작이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때문에 수많은 분야의 공모전을 다 열어보라는 말을 하고 싶다.
필자는 학부시절 본의 아니게 여러 분야의 전공을 경험할 기회를 가졌다. 때문에 지금도 의학, 공학, 법학, 정치, 행정 등 다양한 분야의 이론과 실무에 막힘이 없다. 모든 학문은 결국 활용이다. 논리의 분수령인 논문이 다양한 연구의 성과를 보여주고 해당 연구들은 업적으로 쌓아두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연구자의 학문의 시발점이 되고 기업가의 신제품의 기반이 된다. 통섭의 눈으로 보면 기존의 지식이나 상품, 서비스들이 새롭게 보인다. 새로운 시각으로 기존의 상품과 사고를 바꿔내는 것이 4차 혁명의 시작이다.

컨버전스를 만나는 모멘텀
얼마 전부터 유행처럼 다가서는 인문학 붐은 바로 이러한 트렌드를 만나기 위한 바람이다. 이제까지 쳐다보지도 않았던 인간학, 심리학, 철학, 문화, 역사 등이 필요한 것은 융합의 베이스가 되기 때문이다. 분야의 경계를 넘어서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최종 목적지는 인간이기에 이들이 궁극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거 들어서 뭐해? 그 책 나는 벌써 예전에 봤어!’ 이러한 마인드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다.
단정이 아닌 단초가 되는 마인드와 준비상태가 되어야 새로운 트렌드를 만날 수 있다. 그래야 영역을 넘어서는 새로움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지식이 아닌 새로움, 가치를 만나기 위해 고정관념을 제거하고 다시 책을 들어야 하는 이유가 된다. 내 전공이 아니라고 고개를 돌릴 것이 아니라 한번 보고, 또 보고 접목할 부분을 만들어 내는 것이 미래 인재의 영역이다. 아는 것도 모르는 것도 시각을 달리하면 새로움을 만날 수 있다. 틀에서 벗어나는 것이 첫 번째 발걸음이다. 내 경계를 깨야 다른 경계도 넘어설 수 있다.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의 한계를 넘어서는 시뮬레이션을 바로 공모전의 세계에서 워밍업 해볼 수 있다. 일단은 현업 종사자에게 나의 기량을 소개할 수 있고 스스로도 짧은 기간 다양한 분야에 나의 역량 테스트를 할 수 있다. 그리고 미래의 나의 가능성을 충분히 테스트 해 본 후에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며 즐길 수 있는 분야에서 나의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공모전은 시대를 앞서가는 인재가 되는 길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

김용훈 Laurel5674@naver.com 국민정치경제포럼의 원장이자 온 오프라인 신문과 웹에서 정치경제평론가로 활동중이다. 몇 년 동안 크고 작은 공모전에서 140여회의 수상을 하며 금융, 전자, 바이오, 정책, 광학, 시,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모전을 통해 수익을 창출했다. 그 동안의 공모전 경험으로 공모전에 관한 분석과 동향, 수상비법으로 다양한 독자들에게 흥미와 다른 경험의 기회를 알려주고 싶어한다. ‘청춘사랑마흔에만나다’, ‘마음시’, ‘국민감정서1, 2’ 등 20여권의 시와 에세이, 자기계발도서를 집필하며 글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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