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윤창기의 건축이야기] 건축물 탄생의 출발점, 개념스케치

발행일시 : 2017-08-10 00:00
[윤창기의 건축이야기] 건축물 탄생의 출발점, 개념스케치

우리 눈에 보이는 건물들은 어느 날 갑자기 뚝딱 생기는 것이 아니다. 우리 눈에 나타나기까지 수많은 과정 속에서 다양한 일들을 겪으면서 탄생하는 것이다.

건물이 탄생하려면 여러 과정을 거치게 된다. 우선 의뢰인(건축주)이 건축물을 짓고 싶어서 건축가를 만나는 것이 첫 번째 과정이다. 그 후 의뢰인이 원하는 건물이 탄생하기까지 많은 만남을 통해 최종 디자인이 결정된다. 그 다음은 관공서의 설계 인허가 과정을 거치고, 시공사가 건물을 공사하게 된다. 이때 공사가 설계대로 잘 되고 있는지 감리자의 감독 아래 최종 건물이 탄생한다. 그런데 의뢰인(건축주), 건축가, 시공자와 감리자의 4박자가 잘 맞아야 본래 의도한 대로의 멋진 건물이 탄생하게 된다.

이번 칼럼에서는 가장 중요한 단계인 의뢰인(건축주)와 건축가 사이에서 최종 디자인이 탄생하는 과정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대부분의 기업이나 공공건축물은 의뢰인(건축주)이 어떤 건물을 원하는지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요구사항들이 건축가에게 전달된다. 이때 필요한 실과 면적에 대해서 그리고 기능에 대해서 정리된 것을 건축용어로 스페이스 프로그램(SPACE PROGRAM)이라고 한다. 이 스페이스 프로그램에 따라 건물의 규모와 수직 수평에 대한 기능적인 실 배치가 자연스럽게 구성될 수 있다.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경우에는 “설계지침서”라고 불리는 설계를 위해 기준이 되는 내용이 문서로 상세히 제공되어 건축가가 면적이나 규모에 대해 설계제안을 하는데 문제가 없다.

공공건축물인 보건소의 SPACE PROGRAM의 예, 경암건축, 윤창기 <공공건축물인 보건소의 SPACE PROGRAM의 예, 경암건축, 윤창기>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 의뢰인(건축주)들은 건축가에게 문서로 원하는 면적과 규모를 먼저 전달해 주지 못한다. 그러므로 설계를 하는데 처음으로 검토하는 단계가 땅에 대한 법적인 검토와 규모 검토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규모 검토와 개념설계를 하며 최종적으로 건축 개요가 정리되는 것이다.

한눈에 건물의 규모와 내용을 알 수 있는 설계개요 표 (대전 유성구 보건소(안) 설개개요; 윤창기, 경암건축 <한눈에 건물의 규모와 내용을 알 수 있는 설계개요 표 (대전 유성구 보건소(안) 설개개요; 윤창기, 경암건축>

보다 재미있는 과정은 디자인이 탄생하는 과정이다. 특히 초기 스케치 단계가 흥미롭다. 그리고 어떤 개념으로 그 디자인이 탄생했는지 알게 되면 더 재밌다.

건축물의 최종 디자인이 결정되기까지 다양한 방법의 진행과정이 있다. 예를 들면 하나의 이야기가 진행되듯이 공간을 전개 하면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건축물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경우도 있고, 형태를 위해 영감을 받아 모티브'로서 적용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디자인의 과정은 대부분 개념적이거나 기능적이다. 이러한 중도의 경계에서 탄생하는 건축물은 어쩌면 인문학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컨셉 스케치 : 건축가 이관직, 스케치 표현에 있어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컨셉 스케치 : 건축가 이관직, 스케치 표현에 있어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

다시 말하면, 건축물은 철저하게 사용자를 위해 기능적이면서도, 시간의 흐름 속에 역사성, 지역성, 상징성, 환경성 등의 개념도 담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경계에서 건축가들은 디자인에 대한 열망적인 고민과 한정된 예산에 대한 의뢰인(건축주)과의 팽팽하고 미묘한 협의가 필요하다. 그런 과정을 거쳐 최종 건축물이 탄생한다. 디자인에 맞춘 예산에 따른 것이거나 반대로 예산에 맞춘 디자인이 된 건물이 탄생하는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최고의 의뢰인(건축주)은 건축가를 믿고 “건축가에 의한 디자인"을 원하는 사람이다. 건축가는 의뢰인보다는 전문가이고, 또 장단점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건축가는 주어진 예산에 맞추어 디자인을 해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의무이다. 멋진 작품을 만들다 보면 의뢰인이 예상하는 예산을 훌쩍 넘겨 버릴 수도 있다. 이때는 대대적인 디자인 수정이 불가피하므로 예산과 디자인 사이의 조율 또한 건축가의 몫이다.

개념스케치 : 의뢰인이 원하는 발코니의 형태를  의뢰인과 같이 스케치 한 스케치, 윤창기 <개념스케치 : 의뢰인이 원하는 발코니의 형태를 의뢰인과 같이 스케치 한 스케치, 윤창기>
개념스케치 : 건축가 이관직, 배치도와 함께 표현한  스케치 <개념스케치 : 건축가 이관직, 배치도와 함께 표현한 스케치 >

다음은 대전 YJB방송국의 개념 이미지이며, 이는 갑천에서 피어 오르는 꽃을 형상화 하고, 다듬어진 정보의 보석을 함께 표현한 추상적 개념을 모티브로 삼은 초기 스케치이다.

대전 TJB 방송국 개념스케치 : 윤창기 <대전 TJB 방송국 개념스케치 : 윤창기>
설계 후 완공된 대전 TJB방송국 엄&이건축, 윤창기 <설계 후 완공된 대전 TJB방송국 엄&이건축, 윤창기>
영흥 K씨 주택 개념스케치 : 윤창기, 단순한 입면의 모습과 간단한 부분상세에 대한 스케치 <영흥 K씨 주택 개념스케치 : 윤창기, 단순한 입면의 모습과 간단한 부분상세에 대한 스케치>
유성구 보건소(안) 개념 모델링 : 경암건축 윤창기, 때로는 간단한 프로그램을 활용한 개념모델링을
 하여 표현하기도 한다, 읍, 면 단위의 보건소는 점점 종합병원화 되가는 반면에 , 대도시의 보건소는 더 이상 의료기능 뿐만 아니라 지역 노유자의 커뮤니티시설이 되므로 새로운 형태의  보건소를 제안한 안 <유성구 보건소(안) 개념 모델링 : 경암건축 윤창기, 때로는 간단한 프로그램을 활용한 개념모델링을 하여 표현하기도 한다, 읍, 면 단위의 보건소는 점점 종합병원화 되가는 반면에 , 대도시의 보건소는 더 이상 의료기능 뿐만 아니라 지역 노유자의 커뮤니티시설이 되므로 새로운 형태의 보건소를 제안한 안>

개념스케치는 의뢰인(건축주)와 건축가가 생각을 주고받는 소통의 매개체다. 그러므로 건축가의 스케치는 정밀묘사와 같은 작품이 아니어도 된다. 간단한 선을 가지고 형태를 표현하며, 필요하면 재료와 색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글을 적어 놓는다. 이러한 결과물은 어찌보면 캐리컬쳐 같이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통해 건축가들은 하나의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완공되지 않은 건축물을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무수히 많은 스케치와 모형을 만들어 보면서 보이지 않는 건물을 구체화 하면서 최종적으로 실 건물을 만들어낸다.

윤창기 changkiyun@naver.com 필자는 영국 AA School에서 도시계획과 건축학부분 석사학위를 받고 베니스 비엔날레, 국토부 장관상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다수의 건축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는 경암건축 대표이자 수석 건축가이다. 런던과 바르셀로나, 아부다비 등 해외 여러 곳에 플로팅 관련 작품이 있으며, 한강시민공원의 플로팅 스테이지를 비롯한 다수의 작품이 성남, 여수 등 전국 곳곳에 펼쳐있다.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는 문화 콘텐츠의 장으로서의 건축을 꿈꾸는 건축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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