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pride of lions는 ‘사자들의 자존심’이 아니라 사자들 한 무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Pride가 사자 그룹을 세는 집합 명사이다. 일종의 수사학적인 표현인데, 이렇게 동물을 세는 표현에 아주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다. ‘물고기 학교’는 아마 많이들 들어 보았을 것 같다. a school of fish라고, 물고기 한 무리를 가리키는 표현이 있다. 만화 영화 <니모를 찾아서>를 보면 물고기들이 가오리 선생님이 가르치는 학교에 다니니까 아마 물고기 학교라는 말은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농담이다.)

아마 pack이나 herd, flock은 많이 들어봤을 것 같다. 늑대와 개의 무리는 보통 pack이라고 하고, 하나의 pack에 alpha male 한 마리와 alpha female 한 마리씩 있어서 무리를 이끈다. herd는 주로 소 과에 속하는 동물들 무리에 많이 쓰고, flock은 새들의 무리에 많이 쓰지만, 보다 수사학적으로 표현하는 다른 재미있는 방법들이 있다.

예를 들면, a murder of crows라는 표현이 그러하다. 까마귀 한 무리는 ‘까마귀의 살인’이라고 불린다. 이 표현은 15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찾아볼 수 있는데, 어떻게 생긴 표현인지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가장 유력한 설에 따르면 전투가 끝난 후 시체를 쪼아먹기 위해 새까맣게 모여드는 까마귀 떼 무리에서부터 a murder of crows라는 표현이 생겨났을 거라고 한다. 까마귀crow보다 더 크고 더 부정적인 이미지인 갈까마귀 raven의 경우, 그 무리는 an unkindness of ravens라고 한다. 이는 갈까마귀들이 불현듯 무리 중 한 마리를 골라 일제히 떼로 몰려들어 공격을 하는 습성이 있다고 해서 생겨난 집합명사이다.

뱀 한 무리는 a bed of snakes라고 하는데, 바닥에 깔려 쉬쉭거리는 뱀 무리가 능히 떠오르지 않는가? 파리 한 무리는 a business of flies, 호랑이 한 무리는 a hide of tigers, 원숭이 한 무리는 a troop of monkeys, 개미 한 무리는an army of ants등의 표현을 쓴다. 특이한 집합 명사 중 하나는 올빼미 한 무리로, a parliament of owls라고 한다. 올빼미는 보통 혼자 사는데 어쩌다가 한 무리로 모여 있는 모습이 보이면 원래 올빼미가 가지고 있던 지혜의 새라는 이미지가 더해져서 ‘올빼미 한 무리’라는 의미로 parliament를 쓴다고 한다. 올빼미들이 모여서 눈을 깜박이며 울면, 의회에서 의원 나으리들이 제법 점잖을 빼는 모습도 연상이되고 그러나 보다. 그 외에도 이런 표현들은 아주 많다: a clowder of cats, a colony of penguins, a culture of bacteria, an earth of foxes, a gaggle of geese, a hive of bees, an intrusion of cockroaches, a parade of elephants등등등이 있다.

한국어를 가르치다 보면 많은 외국인들은 한국어에 세는 단위에 해당하는 어휘가 무엇을 세느냐에 따라 너무도 다양하고 많아서 좌절감을 느낀다. 동물을 셀 때에는 ‘마리,’ 연필을 셀 때에는 ‘자루,’ 차를 셀 때에는 ‘대,’ 사람을 셀 때에는 ‘명,’ 등등등등. 그런데, 영어도 알고보면 만만치 않다만, 다행히도 몇몇 표현을 제외하고는 그리 자주 쓰이지 않는다. 그러니까 재미있는 표현 몇 가지만 머리 속에 기억해두고 (take a mental note - 머리 속에 필기를 하고) 나머지는 그냥 읽고 지나쳐도 좋다.

Joyce Park rowanee@naver.com 필자는 영어를 업으로 삼으며 영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한다. 현재 인천대학교에서 교양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영어 교재 저자이자 영어교수법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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