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윤창기의 건축이야기] 외국인들이 느끼는 한국의 특별한 ‘야경’

발행일시 : 2017-08-31 00:00
[윤창기의 건축이야기] 외국인들이 느끼는 한국의 특별한 ‘야경’

요즘 TV를 보면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프로가 인기다.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의 친구를 초대하여 서울을 여행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보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가고 싶어하는 장소가 아이러니하게도 비슷하다. 이태원, 강남, 가로수길, 남산, 북촌, 명동, 잠실 등 …

그런데 사실 이런 장소는 우리에게 특별한 명소로 느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이미 생활의 일부가 돼 새로운 풍경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장소보다 사람이 많이 모이고 많은 식당과 상점이 즐비한 공간, 한마디로 “복잡하고 시끄러운 장소”가 이방인에게는 재미있고 특이한 곳으로 보여질 수 있다. 우리가 여행을 하게 되면 그 나라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그 나라의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펼쳐지는 이벤트가 그 곳을 특별한 여행지로 만들 수 있다. 외국 여행을 한다는 것은 그 나라의 생활을 체험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 나라의 음식을 먹고, 사람들을 보고 만나고, 그 나라를 대표하는 특징적인 장소에 가보는 것이다.

여기에 장소적인 특징, 즉 장소성이 더해지면 근사한 여행사진과 추억을 만들 수 있다. 그 장소성의 빛을 발해주는 특별한 요소는 바로 “건축물”이다. 역사가 오래된 도시는 그 나라의 역사를, 자연이 아름다운 곳은 자연 그 자체를 체험하면서 여행의 대표적 이미지로 남게 된다. 그런 이유로 여행 프로그램들은 그 나라의 대표적인 건물과 그 주변으로 형성된 장소를 방문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이처럼 건축물은 오랜 역사 속에서 그 나라의 문화와 생활의 발자취를 담고 있는 결정체이다.

광진교 남단에서 바라본 전경 (사진:윤창기) <광진교 남단에서 바라본 전경 (사진:윤창기)>
강동구에서 바라본 광진구의 야경 (사진:윤창기) <강동구에서 바라본 광진구의 야경 (사진:윤창기)>

이번 칼럼에서는 특정한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가지고 있는 특별함”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한다. 많은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의 밤 문화에 대해서 많이 놀라워한다. 다른 나라의 낮과 비교할 때도 우리나라의 도시는 밤에 활성화되는 곳이 많다.

이런 배경에서 도시 야경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아주 특별하다. 우리의 낮과 밤은 야누스같이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우스개 소리일지 모르지만 서울의 야경이 아름다운 이유에는 많은 사람들이 일찍 잠들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서울의 야경을 보면 오피스나 아파트와 같은 공동 주택들이 환한 불빛으로 아름다운 불야성을 만든다. 그 이유는 오피스 건물 안에 많은 사람들이 늦도록 일을 하고 있는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늦도록 잠을 자지 않고 불빛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
또한 많은 만남들이 밤에 이뤄지고, 만남이 많은 특정한 장소에서는 다양한 문화행사들과 함께 이벤트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생활문화가 한국만의 특별한 야경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송도센트럴파크의 주경 (사진 :정은철) <송도센트럴파크의 주경 (사진 :정은철)>
송도센트럴파크의 야경 (사진 :정은철) <송도센트럴파크의 야경 (사진 :정은철)>

외국인들에게는 밤에 펼쳐지는 한국의 음식, 사람들의 분주함이 그들에게는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으로 보여져 우리의 밤 문화로 그들에겐 인상적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풍경은 한국이 도시들이 얼마나 빠르게 변하는지 느끼게 한다. 또 여행자들에게는 동병상련의 공간 즉 자기와 같은 여행자와 그 나라의 사람들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안전한 장소이자 편안한 공간으로 인식이 되기도 한다.

한밤중의 반포한강공원의 야경 (사진:문상애) <한밤중의 반포한강공원의 야경 (사진:문상애)>

그러므로 이제는 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문화는 나와는 먼 특별한 것이아니다. 우리의 생활 속에서 펼쳐지는 모든 것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가 될 수 있다. 밤에 더 활성화 되는 음식문화와 카페문화로, 동대문 같은 한밤중의 패션문화로, 늦게 까지 분주하게 움직이는 자동차 문화로, 버스킹과 한밤중의 영화관 같은 공연문화, 상영문화도 이미 우리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길거리 문화가 런던과 뉴욕의 소호거리를 탄생시킨 것이다.

우리가 평소에 즐기던 거리와 생활 습관들 그 자체가 문화가 될 수 있다. 북적대고 복잡한 거리에서, 그리고 거리를 둘러싼 건물과 공간 속에서 우리의 삶을 즐겨보자. 그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특별한 공간에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그 가치를 진정으로 느껴보자.

경기도 광주의 T 한식당의 정원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한 세밀한 조명계획  (사진 윤창기) <경기도 광주의 T 한식당의 정원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한 세밀한 조명계획 (사진 윤창기)>

윤창기 changkiyun@naver.com 필자는 영국 AA School에서 도시계획과 건축학부분 석사학위를 받고 베니스 비엔날레, 국토부 장관상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다수의 건축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는 경암건축 대표이자 수석 건축가이다. 런던과 바르셀로나, 아부다비 등 해외 여러 곳에 플로팅 관련 작품이 있으며, 한강시민공원의 플로팅 스테이지를 비롯한 다수의 작품이 성남, 여수 등 전국 곳곳에 펼쳐있다.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는 문화 콘텐츠의 장으로서의 건축을 꿈꾸는 건축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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