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한의학 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
<김대복 한의학 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

입냄새는 기준에 따라 몇 가지로 나뉜다. 먼저, 질환 여부에 따라 생리적 구취와 병리적 구취로 나눈다. 생리적 구취는 신체대사 활동에서 나는 지극히 자연스런 냄새다. 타인이 입냄새를 거의 의식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병리적 구취는 특정 질환으로 인해 풍기는 악취다. 당뇨나 만성 간질환, 역류성 식도염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다음, 환자의 인식에 따라서 가성 구취, 진성 구취, 구취 공포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진성구취다. 실제로 입에서 역겨운 냄새가 나는 것으로 밀폐된 공간에서는 타인이 쉽게 느낄 수 있다. 한의원을 찾는 환자 중 70% 정도가 진성구취인데 관능검사(sensory test)와 객관적 검사로도 확인된다. 관능검사는 인간의 오감(五感)을 활용한 평가다. 주류, 식품, 향수, 화장품 등은 특성상 감각에 의존율이 높다. 입 냄새도 주위 사람의 후각으로 쉽게 판명된다. 관능검사는 경험 많은 의사가 피험자의 호기 시 공기의 냄새를 맡아 평가한다. 객관적 검사는 구취 측정기가 대표적이다. 성분별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구취 측정기는 입 냄새의 심각성 여부와 함께 원인 분석도 일부 가능하다. 진성구취의 상당수는 전신문제와 연관 있다.

둘째, 가성 구취다. 실제로는 구취가 약하지만 본인은 입냄새가 심하다고 믿는 가짜 구취다. 타인이 냄새를 의식하지 못하고, 객관적 테스트에서도 구취라고 구분되지 않는다. 구취 주요원인은 단백질 분해 때 나타나는 휘발성 황화합물(VSC)의 농도도 정상이다. 침샘 분비도 자연스럽고, 구취를 유발할 질환도 없다. 이 닦기, 혀 닦기, 입냄새 제거용 양치액도 효과가 없다. 실제로는 입냄새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본인만 불쾌한 냄새가 난다고 느낀다.

셋째, 구취 공포증이다. 입냄새로 인해 대인관계에 큰 부담을 느끼고, 사회생활이 크게 위축되는 경우다. 구취 공포증은 실제로 입냄새가 나는 진성구취, 실제로는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가성구취를 모두 포함한다. 또 치료가 제대로 되었음에도 냄새가 계속 난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냄새에 대한 불안이 계속되면 공포증, 강박증, 망상증으로 악화되고 우울증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입냄새 환자 중 대략 70%는 진성구취이고, 30% 가량은 가성구취다. 이중 일부는 구취 공포증을 앓고 있다. 이는 사람이 심리적으로 구취에 극히 민감함을 보여준다. 또 구취 치료는 정신과적, 심리학적 접근이 필요한 영역임도 생각하게 한다. 니가타대학의 미야자키 교수는 10년간 병원을 찾은 구취 환자 통계를 2007년에 발표했다. 생리적 구취는 33.2%, 병리적 구취는 66.8%였다. 질환성 구취 중에는 구강내 원인 31.8%, 구강외 원인 1.2%였다. 가성구취는 31.8%였고, 구취공포증 환자도 21.8%였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특정 냄새가 있다. 절대다수는 미미해 사회생활에 지장이 없다. 그러나 주위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소극적인 사람, 심리적 육체적 변화가 많은 청소년, 구취와 관련한 불쾌한 경험을 가진 사람 중 일부는 필요이상으로 입냄새를 의식 한다. 그 결과 가성구취 나아가 구취 공포증으로 악화도 된다. 구취공포증은 자신의 입냄새가 심하고, 주위에서 모두 안다고 믿고 있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상상속의 구취로 괴로움을 겪는다. 극단적인 경우 우울증에 시달린다. 이는 정신적인 문제로 심신의학적인 전문 치료가 필요하다. 또 가성구취도 심리적인 상담 기법이 적용될 때 치료가 효과적이다. <김대복 한의학박사/ 혜은당 클린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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