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넥스트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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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중에서 유통 중인 생리대가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식약처는 28일 생리대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피부 흡수율을 100%로 가정하고 실시한 위해성 평가에서 생리대를 하루에 7.5개씩 한 달에 7일 동안 평생을 사용해도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결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깨끗한나라 생리대 '릴리안'의 안전성 문제가 이슈가 떠오르면서 식약처는 그동안 국내에서 판매되는 생리대와 해외직구 제품 등 총 666개 생리대를 대상으로 VOCs 10종의 전체 함량을 측정하는 위해평가를 실시했다.

VOCs는 유기화합물 중 끓는점이 낮아 대기 중으로 쉽게 증발하는 휘발성이 있는 물질이다. 식약처는 이런 점을 감안해 생리대를 초저온으로 동결해 분쇄한 후 고온으로 가열할 때 나오는 휘발물질을 측정했다. 당초 문제제기 한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의 방출시험과는 다른 방식이다.

식약처는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생리대안전검증위원회 등의 검증을 거쳐 평가를 진행했다. 세계적으로 공인받은 생리대 VOCs 시험방법이 없는 점을 감안해 생리대의 VOCs가 인체에 흡수되는 전신노출량과 인체에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 최대량(독성참고치)을 비교했다.

평가 결과 일회용 생리대는 물론 면 생리대, 팬티라이너 등 제품 모두가 안전한 수준이었다고 식약처는 전했다. 특히 식약처는 생리대의 VOCs이 피부에 100% 흡수되는 최악의 조건에서도 안전성이 확보됐다라고 설명했다.

또 식약처는 생리대를 하루에 7.5개씩 한 달에 7일간, 즉 월평균 52.5개의 생리대를 사용해도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일회용 생리대, 면 생리대, 해외에서 판매되는 생리대 등 모두 인체 위해성은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생리대와 함께 평가한 기저귀도 마찬가지였다. 식약처가 시중에 유통된 380개 품목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모두 안전기준에 적합했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상위 5개사 10개 기저귀를 우선 검사한 결과에서도 VOCs 검출량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식약처는 생리대와 여성 질환의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한 역학조사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식약처는 최대한 신속히 역학조사 방법과 시기, 절차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식약처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불안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생리대 위해성 문제를 최초로 공개한 여성환경연대 역시 식약처의 결과를 모두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성환경연대 측은 식약처 평가 결과 공개 후 "모든 유해성분을 조사하지 않은 성급한 결과"라며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생리대 성분을 전수조사하지 않고 VOCs 10종만 조사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또 해외 보고서 등에서 확인된 다이옥신·퓨란 등 발암물질 등의 조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가 참여하는 전 성분 조사와 피해자 중심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성환경연대 관계자는 "빠른 발표보다는 제대로 된 조사와 장기적 로드맵 제시가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여전한 상황이다. 국민들은 대체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국민 불안감을 먼저 덮기 위해 조사를 대충 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으며 유해하다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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