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본사를 둔 지상파 라디오 방송 경인방송 ‘iFM(90.7MHz, 대표 권혁철)’이 2017년 창사 20주년을 맞았다. 경인방송 본사 전경. 사진=경인방송 제공
인천에 본사를 둔 지상파 라디오 방송 경인방송 ‘iFM(90.7MHz, 대표 권혁철)’이 2017년 창사 20주년을 맞았다. 경인방송 본사 전경. 사진=경인방송 제공

인천에 본사를 둔 지상파 라디오 방송 경인방송 ‘iFM(90.7MHz, 대표 권혁철)’이 2017년 창사 20주년을 맞았다.

경인방송은 지난 1997년 10월 ‘인천방송’이라는 이름으로 TV 방송의 첫 전파를 쏘아 올렸다.

당시 ▲박찬호 메이저리그 독점중계 ▲경찰 24시 ▲리얼스토리 실제 상황 등 기존 국내 방송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프로그램을 선보여 경인지역 시청자들로부터 적지 않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경인방송은 2004년 12월 말 방송위원회의 재허가 거부로 TV 정파 조치를 당했다. 부도와 폐업위기에 몰려 2007년에는 지상파 방송사 최초로 법정관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로 인해 500여명에 달했던 직원의 고용 계약은 자동 해지됐고 많은 기자와 PD들이 정든 일터를 떠났다.

16만명의 인천 시민들이 경인방송을 되살리자는 청원운동에 나섰다. 2005년 12월 간신히 FM방송의 재허가가 나와 방송의 명맥이라도 유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남아있던 몇몇 직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경인방송 부활을 준비했다.

2007년 부임한 현재의 권혁철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과 직원들은 혼연일체로 위기 탈출 노력을 기울여 법정관리에 들어 갈 당시 288억원에 달했던 회생채권을 2011년 모두 털어냈다.

2007년 회사 창사 10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고 2016년에 이르기까지 10년간 연속흑자라는 기록을 이뤄냈다.

경인방송 측은 “대부분 지상파 방송사 매출 구조의 절대액을 차지하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주는 광고 의존 방식에서 탈피해 각종 공개방송과 이벤트, 뉴미디어 사업 등으로의 매출 다변화 시도가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2011년 10월 1KW에 불과했던 경인방송의 기존 방송 허가 출력을 5KW까지 증강시키는 허가를 내줬다.

이 조치로 방송 가청취 권역이 크게 넓어지면서 서울과 경기도의 청취자들이 깨끗한 음질의 경인방송을 함께 즐길 수 있게 됐다.

지역친화적인 다양한 노력으로 경인방송을 청취하는 지역 청취자들이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경인방송’이 KT모바일리서치에 의뢰해 인천과 부천 지역 청취자 873명을 대상으로 ‘라디오 청취형태 모바일 조사’를 벌인 결과 인천시민 10명 중 8명(707명, 81%)이 ‘경인방송을 한 번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다’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특히 경인방송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실시한 라디오 채널 내용과 편성 평가에서 단골로 1위를 차지했다.

방통위가 발표한 2008년 방송평가에서 경인방송은 ‘내용과 편성’ 평가에서 250점 만점에 216.25점을 받아 전국 149개 라디오 방송사에서 공동 1위(CBS AM‧FM)를 기록했다. 11개 지역민영방송사 라디오 부분에서도 500점 만점에 398.09점을 받아 2007년도 보다 세 단계 상승한 2위를 기록했다.

경인방송은 2016년 12월 방통위가 발표한 ‘지상파 방송사업자 방송 평가’에서 전국 11개 지역 민영 라디오 방송 채널 중 1위를 차지했다. ‘내용과 편성 평가’, ‘재난방송 수행 평가’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전국 105개 라디오 채널 서열로는 전체 2위에 해당하는 점수다.

옛 향수를 자극하는 올드 팝송을 소개하고 뮤지션의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DJ 박현준의 ‘라디오 가가’는 11년째 진행하는 최장수 프로그램이다. 인천 출신 가수들이 진행하는 장수 프로그램도 많다. ‘7080가수’ 백영규가 진행하는 ‘백영규의 가고 싶은 마을’은 올해 방송 10주년을 맞았다. 팝 칼럼니스트이자 음악평론가인 성우진이 진행하는 ‘한밤의 음악여행’도 방송 1000회를 넘겼다.

지역 이슈와 시사 정보를 다루는 프로그램도 인기다. ‘장우식의 시사토픽’은 평일 오전 시간대에 인천과 경기 지역의 주요 이슈를 가지고 전파를 탄다. 오후 6시 들을 수 있는 ‘노명호 양희성의 시사자유구역’은 퇴근길 애청자들에게 꽁트와 음악을 섞은 각종 시사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경인방송은 2009년부터 지역 라디오 민방으로는 처음으로 이동식 스튜디오 ‘BOX 907’을 만들어 청취자를 찾아가는 공개방송을 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는 지역 밀착형 재난방송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또 경인방송은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인 2010년부터 대한민국 언론사 중 최초로 모바일 뉴스를 개발, 제공하기 시작했다.

한편 경인방송은 창사 20주년을 기념해 오는 10월 12일 기념 콘서트를 연다.

이날 콘서트에는 양희은·정동하·백영규 등의 가수와 어린이 합창단이 참여하고 고정 청취자와 일반 시민, 지역 내 오피니언 리더와 전 현직 경인방송 임직원들이 함께하는 기념식도 준비됐다.

권혁철 경인방송 대표는 “경인방송의 매체융합 서비스는 다매체, 다채널, 미디어융합 시대에 맞아 콘텐츠 유통 경로를 다양화하기 위한 전략이 담겨 있다”면서, “라디오 방송을 근간으로 TV, 모바일, 오프라인, 텍스트를 넘나드는 콘텐츠로 수도권 2500만 시민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는 방송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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