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열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대표이사
김광열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대표이사

스타리치 어드바이져(한국기업가정신협회 공동주최)는 지난 2년간 ‘김영세 기업가정신 콘서트’를 개최하면서 뛰어난 기업가정신을 가지고 계시는 중소기업 CEO들을 연사로 초대하였다. 연사로 나선 CEO분들은 강의에서 창업을 왜 하게 되었는지, 어떤 실패를 했고 어떻게 극복했으며, 극복할 수 있게 해주었던 것들은 무엇이었는지, 기업을 성장 시키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자신이 겪었던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하였다.

걸어온 길은 CEO분들마다 달랐지만 전달하려 했던 내용은 동일하다. CEO분들의 생각은 어느 여자골프 선수의 별명처럼 ‘남달라’였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다른 사람 같으면 포기했을 법한 상황도 끝까지 그 실행방법을 찾았고 모든 사람이 갈 수 없는 길이라고 말렸음에도 믿음을 가지고 그 길을 과감하게 갔었다.

나아가 더이상 이보다 더 좋은 해결책은 없다고 함에도 더 좋은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했으며, 남들의 생각의 차이를 끊임없이 들으려 했다는 점이다. 결국 뛰어난 기업가정신을 가진 CEO들은 다른 사람과 같은 길을 걸었던 것이 아닌 모든 것을 고려하여 자신만의 길을 걸었던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위의 내용을 얼핏 살펴본다면 우리는 무심결에 기업가정신을 불굴의 도전정신으로만 생각할 수도 있다. 마치 군대용어인 ‘안 되면 되게 하라’처럼 말이다. 물론 전쟁의 잿더미에서 아무것도 없었던 그 상황에서 유일하게 가지고 있었던 것이 불굴의 도전정신과 무조건 극복하려는 정신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깊게 들여다보면 기업가정신은 위의 CEO들처럼 남다른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 창업의 요람 ‘실리콘밸리’에서부터 이스라엘의 ‘후츠파&디카브’, 독일의 ‘마스터정신’, 핀란드의 ‘시수’에 이르기까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자신의 생각과의 차이를 계속해서 찾아 새로운 관점, 방향, 목표설정, 실행방법을 찾아가는 모든 과정을 ‘기업가정신’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다른 예로는 얼마 전 허프포스트에 올라왔던 글이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주입식, 암기식 교육에 익숙한 일본 초등학생이 프랑스로 가족 전체가 이민을 가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프랑스어를 일상에 사용했을 정도로 유창해서 새롭게 전학간 프랑스 초등학교에서의 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일본 초등학생이 가장 재밌어했고 흥미를 가지고 있었던 역사시험에서 빵점을 맞았다.

그 시험문제는 ‘제2차 대전에 대해 설명하시오’였는데 일본초등학생의 답은 “일본, 독일, 이탈리아, 미국, 소련, 프랑스 등이 참전한 세계규모의 전쟁으로써(중간생략)” 였다. 초등학생의 엄마가 학교를 찾아가 왜 빵점 처리를 했느냐고 물었더니 “학생의 생각을 알 수 없어서”라는 게 이유였다. 이 학생은 자신의 생각을 적기보다 해답을 적기에 급급했던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각자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고 정답을 찾는 것에만 매우 익숙해져 있다. 또한 정답을 못 찾았다고 판단하는 순간 모든 것을 포기해 버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길이 아닌 다른 사람과 같은 길을 걷게 될 수밖에 없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을 맞고 있는 때이다. 4차 산업혁명의 변화의 속도는 18개월마다 인류의 지식을 2배로 가속화하고 있다. EMC 발표에 따르면 오는 2020년에는 44ZB(제타바이트)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하는데 44ZB는 전 세계 해변에 있는 모래알 수의 60배에 해당하는 숫자라고 한다. 그 모래알만큼 지식이 있다고 상상해보자. 이처럼 방대한 모든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우스갯소리로 네이버에 물어보면 된다. 타자실력이 없으면 음성으로도 물어볼 수도 있다. 우리는 필요한 지식을 필요할 때마다 검색사이트에서 1분안에 찾을 수 있다. 과거 이집트의 서기가 평생 대접받은 계산능력이 지금은 1,000원짜리 계산기보다 못한 시대이다. 그만큼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지식이 비중이 낮아진 것은 분명하다.

4차 산업혁명에서 지식의 습득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앞서 말한 ‘김영세의 기업가정신콘서트’에 연사로 나온 CEO들과 같이 ‘생각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의 길을 갈 수 있으며 그 길을 통해서 새로운 기회와 성공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정신’과 ‘생각’은 그 어떤 사이트에서도 검색할 수 없다. 그리고 지금처럼 정답을 찾는 학습방법으로도 더더욱 찾을 수도 없다. 기업가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서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 선택지에서 하나의 답만 고르는 방식으로는 기업가정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외우려고 할 뿐이다. 창업과 기업 경영은 시험이 아니라 현장이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에서의 기업가정신은 하나의 생각이 아닌 여러 사람의 생각을 합치는 유연성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김광열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대표이사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