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상준의 시대공감(時代共感)] 술래잡기에서 VR까지

발행일시 : 2017-10-25 00:00
[한상준의 시대공감(時代共感)] 술래잡기에서 VR까지

요즘은 태어나면서부터 바로 스마트폰을 만나는 것 같다. 어린이용 뿐 아니라 유아용 장난감 매출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는데, 그 원인이 스마트폰 때문이라고 한다. 여러가지 유아 교육용 앱들이 장난감을 대신 하는 것이다. 지금은 스마트 기기를 통하여 아이들에게 동영상도 보여주지만, 어렸을 때 만화영화를 보는 방법은 공중파 뿐이었다. 재미있는 만화영화를 보기 위해 친구들과 동네에서 뛰어 놀다가도 시간에 맞춰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손목시계도 흔하지 않은 시절이어서, 시계를 찬 아저씨를 찾아 "지금 몇 시에요?" 하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건강해지는 놀이들
1970년대에는 골목에 자동차가 자주 다니지 않았다. 자가용을 가진 가정은 드물었고, 자동차 대수도 많지 않았었다. 그래서 골목은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아파트 주차장도 마찬가지였다. 저녁때면 주차된 차가 좀 있었지만, 낮에는 주차장은 텅텅 비어서 놀이터로 사용 할 수 있었다.
지금은 상상을 하기 힘들지만 골목과 아파트 주차장에서 축구, 야구, 피구 등 구기 종목을 즐길 수 있었다. 이러한 놀이를 하는 것 만으로 운동이 충분히 되었다. 여자 아이들이 많이 하던 고무줄 놀이의 경우 운동 뿐 아니라 운동신경까지 높여주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아무런 도구 없이 뛰어 놀 수 있는 놀이도 많았다. 연령과 성별을 떠나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술래잡기, 다방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의 놀이는 동네를 단합 시켜 주는 놀이였다. 말뚝 박기 놀이도 많은 운동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허리에 엄청난 무리를 주고, 위험하게 느껴지는 말뚝 박기를 왜 했는지 모르겠다.

도구를 사용하는 놀이들
우리나라의 민속 놀이인 제기차기는 대표적으로 도구를 사용하는 놀이이다. 엽전에 천이나 종이를 끼운 후 찢어서 차는 놀이인데, 70년대에는 구멍 뚫린 금속, 프라스틱과 비닐로 만들어서 문방구에서 팔았다. 혼자서 또는 편을 정하여 한발차기, 양발차기 등으로 많이 차는 방법과 둥글게 둘러 서서 번갈아서 차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이 있었다. 요즘은 문방구에서도 제기를 거의 볼 수 없고 간혹 TV 예능 프로에서 미션으로 볼 때 가 있다.
남자 아이들은 연날리기도 많이 했다. 추운 겨울에 옥상에 올라가서 방패연을 날리며 상대방 연줄을 끊는 연싸움을 했던 기억이 있다. 딱딱한 마분지로 만든 딱지치기도 했는데, 집에서 사용할 종이를 딱지로 만들었다가 부모님에게 혼나기도 했다. 문방구에서 만화가 인쇄된 동그란 딱지도 있었는데, 딱지 가장자리에 있는 별의 갯수로 상대방 딱지를 따거나, 멀리 날리기로 상대방 딱지를 따기도 했다. 구슬치기도 있었는데, 운동이 그다지 많이 되지는 않았지만, 민첩성과 기술이 많이 요구되는 놀이였다.
기억나는 여자아이들의 대표적인 놀이는 "고무줄 놀이"이다. "무찌르자 공산당~ 몇년만이냐~~" 등 동요(?)에 맞춰 발목, 무릎, 허리 어깨 등으로 점차 난이도가 높아지는 고무줄 놀이는 키가 클수록, 다리가 길수록 유리한 놀이였다. 남자아이들에게 “딱지 놀이”가 있었다면 여자아이들에게는 종이로 된 인형 옷 입히기 놀이가 있었다. 인형 조차 흔하게 살수 없던 시절이었다. 실만 있어도 실뜨기로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머리카락을 뽑아 머리카락 끊기 싸움을 하기도 하였던 시절이 있었다.

겨울철의 놀이 스케이트
겨울의 대표적인 놀이 중 하나는 스케이트 장이었다. 지금은 겨울은 스키와 스케이트 보드의 계절이지만, 70년대에는 스키는 귀족 스포츠였다. 지금처럼 스키장에 리프트 시설이 보급되지 않아서 30분을 걸어 올라가서 몇 분 동안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것을 반복해야 하는 시절이 있었다. 1970년대만해도 동네에 공터가 많이 있었고, 겨울이 되면 공터에 비닐을 깔고 물을 부어서 얼려서 스케이트 장을 만들었다. 입장료를 한번 내면 하루 종일 탈수가 있었다. 집에 가서 점심 먹고 오겠다고 이야기를 하면 입장료를 다시 내지 않아도 되었다. 그만큼 정이 있는 때였다. 서울시청 앞에 스케이트장을 만들기도 하지만 요즘은 스케이트를 타기위에서는 실내 아이스링크를 가야한다. 실외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눈을 맞으면서 타는 스케이트를 요즘은 쉽게 탈수 없다.
1980년대가 되면서 롤러장이 등장했다. 롤러장은 중고생이 많이 이용했는데, 겨울철은 물론, 사시사철 실내에서 롤러 스케이트를 탈수 있었다. 롤러장은 영화 “써니”에서도 보여졌듯이 일부 청소년들이 탈선의 장소로 이용되어 문제가 되기도 하였다. 옛날에는 뛰어노는 놀이가 대부분이라서 자연스럽게 다리 근력이 생겨서 스케이트를 타는데 지장이 없었으나, 요즘은 스케이트를 배우려면 별도의 훈련을 통하여 다리 근력부터 키워야 한다고 한다. 하긴 요즘은 학교 운동장도 100m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운동장은 많지 않다고 한다. 학교 수는 늘어났지만, 규모가 작아져서 50m 달리기도 운동장을 대각선으로 달려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전자오락실, 휴대용 오락기계의 출현
1970년대에는 집에 장기판과 바둑판이 하나씩은 있었다. 할아버지들은 손자들에게 이러한 게임을 가르쳤고, 복잡한 바둑보다 간단한 오목 게임은 바둑판이 없어도, 모눈종이 위에 그려가며 학교에서도 즐길 수 있었다. 그때만해도 공터가 많이 있어서 동네마다 자동 야구 연습장도 있었고, 양궁이 유행할 때는 양궁장도 생겼었다.
1977년 전자 게임기 "Pong"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게임 시장이 변화한다. “TV 스포츠”라고 하면서 테니스, 축구, 스쿼시를 돌리는 버튼으로 할 수 있는 게임기는 정말 혁신이었다. 문방구 앞에 한두대씩 놓여있는 "Pong" 게임기는 10원짜리 동전 몇 개로 친구들끼리 승패를 겨룰 수 있었다. 그후로 닌텐도, 아타리 등에서 나온 “인베이더”, “겔러그” “제비우스” 등 각종 전자오락기를 구비한 "지능 개발 전자오락실"이 성업하게 되었다. 1979년 당시 서울시에는 900여개의 전자오락실이 성업하였으나 75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불법이었다.

오트론 TV 스포츠 게임기 광고 <오트론 TV 스포츠 게임기 광고>

1980년대가 되면서 휴대용 게임기가 출현했다. 닌텐도에서 만든 Game & Watch 는 정말 단순 간단한 놀이기구였는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종류도 수십 종류였다. 휴대용 게임기는 일본이 주도를 했는데, 그 이후로 “게임보이”, “NDSL”, 휴대용 플레이스테이션 등으로 계보를 잇게된다. 핸드폰에도 간단한 게임기능을 넣어서 인기를 끌었지만, 전문 게임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게임기도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Game & Watch 오락기- Octopus <Game & Watch 오락기- Octopus>

새로운 놀이문화
옛날과 달리 공터가 없고, 공간 사용은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제 실외보다는 실내에서 여러 놀이를 하게 되었다. IT 기술과 접목이 되어서,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운동이 늘어나고 있다. 단순한 전자오락이 아닌 스크린 골프에 이어 스크린 야구까지 등장을 했다. 이러한 실내 운동들도 조잡했던 초기와 달리 실제 운동과 유사하게 느끼도록 점점 발전을 하고 있다.
그리고, 더 좁은 공간에서도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도 점점 실용화 되고 있다. 이제 VR 장비만 있으면 공간적 시간적이 제약없이 집에서 네트워크로 접속해서 전세계 누구와도 언제든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술래잡기나 제기차기도 VR로 가능한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편해지는 것은 좋고,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게 되는 것도 좋다. 하지만,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다. 함께 땀 흘리면서, 얼굴을 마주보면서 손잡고 뛰어놀던 놀이 문화가 더 행복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한상준 han.sangjoon@gmail.com 포토스탁 회사 이미지클릭 이사. 한글과컴퓨터 등 IT 분야에서 20년 넘게 일하고 있다. 새로운 기기를 사용하고 분석하는 얼리아답터 활동을 하고 있다. IT 분야 뿐 아니라 아마추어 마라토너, 요리, 커피 등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하고 있다. 관심 분야의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고, 정리하여 글로 남기는 것을 즐기고있다. 현재 논현동에서 커피 전문점 카페드양도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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