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한의학박사/ 혜은당 클린한의원장
김대복 한의학박사/ 혜은당 클린한의원장

입냄새는 산소와 밀접하다. 입안에는 약 300종의 미생물이 있다. 입냄새 주요 원인은 미생물인 세균이다. 세균은 산소를 좋아하는 호기성(aerobic bacteria), 산소를 싫어하는 혐기성(anaerobic bacteria), 산소에 영향 받지 않는 통성혐기성(facultative anaerobic bacteria)으로 구분된다.

호기성 세균은 산소가 있어야 살 수 있다.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체에 무해하다. 생태계의 영양 순환에도 긍정적이다. 파스퇴르가 1861년에 발견한 혐기성 세균은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산다. 만약 산소가 많으면 성장에 지장이 있다. 구강, 소화관, 체표면 등에 존재한다. 통성혐기성 세균은 산소가 있는 호기성이나 산소가 없는 혐기성 조건 모두에서 살 수 있는 미생물이다.

구취가 심한 사람의 혀와 편도, 목에서는 입냄새가 나지 않는 사람에 비해 다양한 박테리아가 검출된다. 혀와 편도, 목에 서식하는 세균은 주로 혐기성으로 입냄새를 유발한다. 산소가 잘 도달하지 않는 곳에서는 점액과 음식찌꺼기 등이 덮여 박테리아 증식이 잘 된다. 타액 분비도 적으면 입이 말라 세균활동이 더 왕성해진다.

이는 산소와 구취의 관계를 말해준다. 입에서 산소를 고갈시키는 매개체는 구취의 간접 원인이 된다. 아미노산이나 당분을 활용해 산소를 없애는 매개체로는 글루탄산염(glutamate), 연쇄상구균(streptococci), 수막구균(Neisseria), 오르니틴(ornithine), 방선균(actinomyces), 헤모필루(Haemophilus), 아르기닌(arginine), 플로린(proline) 등을 들 수 있다. 이 같은 세균이나 물질은 혐기성 세균의 서식을 유리하게 해 구취 생성을 촉진시킨다. 증식한 박테리아는 역겨운 냄새의 휘발성 황화합물(VSCs), 황화수소(hydrogen sulfide), 메틸케르캅탄(methyl mercaptan)을 배출한다.

인체대사 과정에서 산소는 필수다. 그러나 지나치게 생성되면 활성산소로 변한다. 살균력 있는 활성산소는 적정량이 유지되면 병원체나 이물질을 제거해 인체를 건강하게 한다. 그러나 일정량이 넘어선 활성산소는 본래의 기능 대신 세포를 공격해 손상시킨다. 구취와도 밀접한 간, 담, 신장은 활성산소에 취약하다. 활성산소가 각 조직세포 손상, 단백질 기능 저하, 핵산 염기 변형 등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활성산소의 공격을 받은 조직은 기능이 약화된다.

이는 한의학에서 중요시 하는 담적(痰積)과 맥락이 같다. 담적은 음식 노폐물로 인해 담 독소가 생기고 자율신경 실조로 인해 위장이 굳어지는 현상이다. 담적은 입마름을 야기하고, 구취를 유발한다. 담적은 활성산소 발생을 촉진한다. 활성산소와 입마름 구취는 서로 연관된 사슬이다. 이로 볼 때 산소의 유무는 구취를 일으키는 혐기성 세균의 생존 조건과 직결된다. 과잉 생산된 산소인 활성산소는 구취를 일으키는 질환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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