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는 일정 기간 사용 약속을 받고 요금이나 단말기를 할인해 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고객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붙잡아 두기 위한 수단인 셈인데요. 이런 방식은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고, 현재는 지원금약정과 선택할인약정 2가지 방법이 쓰이고 있습니다.

이런 약정은 기본이 2년인데요. 약정에 가입한 사용자는 2년 동안 꼼짝없이 한 통신사에 묶여 있어야 합니다. 물론 방법은 있습니다. 반환금만 낸다면. 그런데 LG유플러스에서 이번에 아주 재밌는 요금제를 내놨습니다. 요금제 이름은 '데이터 2배 무약정 프로그램'인데요. 약정을 적혀 적용하지 않은 요금제입니다.

구성은 기존 LG유플러스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와 동일합니다. 월 이용 요금 구간이 같다는 말입니다. 가입할 수 있는 조건은 간단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지원금약정과 선택약정을 선택하지 않은 고객만 해당됩니다. 만약 지원금약정, 선택약정에 가입한 상태라면 해지 후 가입이 됩니다. 물론 약정을 해지하는 만큼 반환금이 발생합니다.

대신 기본 데이터 제공 용량을 2배 가량 늘려 무약정 사용자에 대한 혜택을 강화했습니다. 많이 사용하는 6만 원대 요금제인 스페셜 A를 보면, 22GB + 일 2GB의 데이터를 줍니다. 데이터를 많이 쓰는 사용자에게는 무약정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무약정으로 쓰고 있는 LG유플러스 고객이라면, 유플러스 매장 또는 고객센터에 신청하면 새 요금제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무약정 고객에게 별다른 혜택이 없었지만, 이번 요금제로 약정에 관계없이 LG유플러스 사용자는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무약정 요금제라고 멤버십 혜택이 줄어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기존 요금제와 멤버십 혜택을 동일 합니다.

최소 12개월 이상 묶여있어야 하는 약정 기간에 부담을 느껴 무약정으로 사용하는 이도 있습니다. 단말을 자주 교체하는 이라면 통신비 할인 혜택을 받지 못 합니다. 이런 사람에게 LG유플러스의 데이터 2배 무약정 프로그램은 최적의 요금제가 아닐까 합니다. 약정이 없기 때문에 쓰고 싶은 만큼만 쓰고 언제라도 단말기를 변경할 수 있는 요금제 입니다. 그런만큼 자급제폰과 중고폰 이용 고객에게도 더할나위 없습니다.

그동안 어떻게든 고객을 붙잡아 두기 위해 다양한 약정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이통사였기 때문에 이번 요금제는 꽤 신선해 보였습니다. 도대체 왜 LG유플러스는 무약정 요금제를 선보인 걸까요?

이는 최근에 인터넷에 오르내리는 단말기 완전자급제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휴대전화는 이동통신사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완전자급제는 이런 휴대전화 유통을 이동통신사와 분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휴대전화는 판매점에서 구매하고, 이통사는 통신 서비스만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판매점 간의 가격 경쟁을 통해 휴대전화 판매가는 낮추고, 마케팅 비용으로 쓰이는 통신사 지원금은 없어지는 그만 큼의 요금 인하 여력도 생길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는데요. 판매와 통신 서비스가 분리되는 만큼 단말기 구매 후 쉽게 가입하고,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는 요금제의 필요성이 커질 것입니다.

하지만 현 요금제는 약정 중심입니다. 약정에 대한 부담으로 할인 혜택을 포기하고 무약정으로 가입하는 고객도 있을 정도인데요. 데이터 2배 무약정 프로그램은 약정이 없기 때문에 쉽게 해지할 수 있어 단기간 사용에도 어떠한 추가 부담이 없으며, 더 많은 데이터 제공으로 약정할인에 준하는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새 휴대전화, 중고 휴대전화 상관 없이 유심 개통만으로도 이용할 수 있기에 현재로서는 완전자급제에 가장 적합한 요금제가 아닐까 합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시행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여러 논의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인데요. 완전한 형태는 아닐지라도 이통사의 휴대전화 판매는 결국 분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더라도 약정은 계속 유지될 테지만, 현 시점에서 무약정 요금제의 출시는 약정이 아닌 서비스로 고객을 잡겠다는 LG유플러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합니다. 김태우 기자 (tk@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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