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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여사의 여행일기 베트남편 Day-8] 베트남 커피농장 방문기

발행일시 : 2017-11-13 13:29

새벽2시에 일어나서 나가보니 구름때문에 별이 보이지않는다. 시계를 4시에 맞추고 다시 잠들었다. 4시에 깨서 나가보니 여전히 구름투성이다. 모든 조건이 완벽한데 구름이 다 망쳤다. 나의 유성우추억은 사하라사막에 그쳤다. 6시에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니 천국이 따로 없다.

방문을 열면 자연이 그대로 <방문을 열면 자연이 그대로>

아침 일찍 일어난 새들이 노래를 불러주고 상쾌한 아침 바람이 뺨을 쓰다듬어준다. 내가 꿈꾸던 자연이다. 배가 고파서 본관으로 가니 썰렁하다. 어제저녁먹은 그릇이 그대로 있다.

염소가 청소중 <염소가 청소중>

염소들이 테이블에 올라가서 대신 청소를 하고있다. 직원을 찾아도 아무도 안 나온다. 루이한테 전화하니 8시까지 기다리란다. 테마파크에 우리 부부만 남기고 모두 퇴근을 했던것이다. 그런 줄 알았으면 제대로 즐길 걸 그랬다. 직원들이 신경쓸까봐 방갈로근처에서만 놀았다. 캠파이어도 우리끼리 즐길 수 있었는데 놓쳤다. 8시가 되기 전에 요란한 음악이 시작이다. 아침부터 왠 소란인가 싶은데 사람들이 몰려온다. 루이와 직원들도 다 출근했다. 루이한테 물어보니 오늘 큰 워크샵이 있을거란다.

아침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정신이 없다. 그 와중에 요구르트는 3개를 주문해 먹었다. 랑쿠란에서 가장 잊지못할 것은 요구르트다. 아침 먹는 와중에도 사람들이 끊임없이 밀려온다. 남편이 도저히 참을수없다고 투덜댄다. 루이에게 오늘 체크아웃하고 나가야겠다고 했다. 루이는 저녁에 축제할건데 보고 하루 더 묵고가란다. 더 괴롭다. 자연에 젖어서 시간을 보내려 왔는데 안될일이다.

방으로 와서 짐을 싸는데 분위기가 이상하다. 수시로 와서 기웃거리던 사람들이 하나도 안온다. 이정도 분위기면 집 앞에 와서 사진찍고 난리도 아닐텐데 이상하다. 밖을 내다보니 직원이 빗자루 들고 일반인들은 못 들어오게 지키고 있다. 잠시라도 지켜주려는 마음이 느껴져서 코끝이 찡해온다.

루이가 배웅 <루이가 배웅>

루이가 체크아웃을 위해서 왔다. 하루사이에 정들었는지 아쉬워한다. 나도 꼭 안아주었다. 다시 만나자는 말은 안했다. 순수한 직원들과 자연속에서 밤을 지내는 것은 좋은데 낮 시간 계속해서 틀어주는 베트남 유행가와 북적이는 사람들때문에 여러날 지내고 싶지는 않다. 짚에 짐을 싣고 파크입구로 가니 택시가 대기중이다. 눈치 빠른 루이가 제대로 불렀다.

여기사가 대기 <여기사가 대기>

여자기사다. 영어도 한두마디 한다. 운전을 천천히 살살 해서 맘에 딱 든다. 락두옹으로 가자고 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커피농장이 있는 곳이다. 기사가 잘모르는걸 보니 유명한 곳은 아닌 듯 싶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갔다. 생각보단 작은 규모다. 주인남편은 미국인이고 부인은 베트남인이다.

커피선별 중 <커피선별 중>

커피선별부터 로스팅 과정을 다 볼수있다.

로스팅 기계 <로스팅 기계>

로스팅기계가 우리나라 왠만한 카페 로스팅규모다. 농장 안 아담한 카페에서는 신선한 커피를 즐길 수도 있다. 우리는 카푸치노를 시켜 마셨다.

테이블 달랑 하나 카페 <테이블 달랑 하나 카페>

테이블이라곤 달랑 하나밖에 없어서 젊은이들과 합석을 했다. 베트남인들 같은데 영어로 대화를 한다. 한 청년이 미국 텍사스에서 온 베트남교포란 한다. 베트남 온 김에 친척들이 함께 관광을 다닌단다. 일행들은 호치민에 산단다. 랑쿠란에 대해서 물어보니 다녀왔단다. 구경하고 밥 먹고 차 마시고 나오는 곳이란다. 숙박했다니깐 궁금해서 묻는다. 이야기해주니깐 다들 웃는다.

그 넓은 부지에서 왕과 왕비였겠다고 부러워한다. 염소와 거위들의 왕국에서 왕과 왕비로 지냈다. 달랏커피는 아라비카원두라한다. 대부분의 열대지방 커피들이 로부스터종인데 달랏은 고도가 높고 추워서 로부스터종이 자라지 못한단다. 내가 알던 상식이 무너진다. 베트남커피는 무조건 로부스터종인줄 알았고 기후때문에 커피생산이 줄고 있는줄 알았다. 확인되지않은 기사때문에 나도 오해를 했었다. 달랏에 오면 끝없이 펼쳐진 커피농장을 볼 줄 알았는데 대신 끝없이 이어지는 비닐하우스를 보았다. 커피 대신에 수입이 좋은 농작물재배로 방향을 돌린 듯 싶다. 왠만한 땅은 갈아엎고 비닐하우스를 지었다. 비닐하우스기술이 달랏을 부유하게 만든 대신에 커피생산은 줄이는 결과가 된듯 싶다. 커피공정무역운동이 왜 생겼는지 알 듯하다. 친구들 선물로 달랏커피를 사려고 커피농장을 찾아왔는데 실망이다. 원두 1kg에 25,000원정도한다. 우리나라 대형마트 2배가격이다. 친구들이 받으면 베트남커피를 그 가격으로 볼것같지 않다. 공정가격이 공정스럽지 않다.

2박3일 야생자연을 즐기려던 계획이 틀어져서 급히 달랏숙소를 예약했다. 미리 봐둔 뚜옌남호반의 리조트를 예약했다. 호수가 보이는 전망으로 예약했다. 뚜옌남호숫길로 들어서니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 앞이 보이지않을 정도로 쏟아지고 로안은 천천히 조심스럽게 운전한다. 베트남에서 렌트한 차 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기사다. 내일 10시에 호텔로 데리러 오라고 했다.

체크인하고 레스토랑으로 갔다. 어제부터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해서 남편이 계속 투덜댄다. 럭셔리방갈로라고 해서 기대하고 갔는데 먹을것도 부족하고 통신도 두절되고 요란하기까지 했으니 불편3종셋트를 선물 받은 셈이다. 나는 좋은 점도 많았는데 붐비는 곳을 질색하는 남편에게는 맞지않는 곳이었다.

점심 <점심>

점심은 제대로 된 레스토랑에서 셋트메뉴를 시켜서 디저트까지 제대로 먹었다.

객실 발코니에서 보는 호수 <객실 발코니에서 보는 호수>

호수가 보이는 방은 모든것이 완벽하다. 욕실은 월풀욕조까지 갖추고 있다. 발코니에서 보는 호수 경치는 소나무 숲과 어우러져 가슴이 확 트인다. 다람쥐가 나무사이를 뛰어다니고 어디선가 딱다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가 들린다. 뚜옌남호수는 지도에서 보는 모습이 독특해서 호숫가를 꼭 걷고 싶었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베트남편 Day-8] 베트남 커피농장 방문기

도로에서 접근하기가 어렵더니 호텔에 전용산책로가 있다. 우산을 지팡이 삼아 들고 나섰다. 예상대로 호반길은 아름답다. 호수가 하늘을 품은 모습이 한 폭의 수채화다. 숲길이 이어지기도 하고 갈대가 하늘거리는 길을 만나기도 한다.

사슴 농장 <사슴 농장>

사슴 농장도 지났다. 호수를 바라보는 젊은 연인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양궁장 <양궁장>

양궁장에는 사람들이 활쏘기를 즐기고 있다. 리조트를 한바퀴 돌고나니 운동이 되었는지 땀이 난다. 월풀욕조에 푹 담그고 피로를 풀었다. 그래도 찌부둥해서 맛사지를 예약했다. 현대식 리조트라 요가센터 수영장 체육관 스파룸이 대규모다.

테라스에서 저녁 <테라스에서 저녁>

저녁을 먹으려고 본관 레스토랑으로 갔다. 발코니에 앉으니 분위기 있게 촛불을 켜준다. 음식도 괜찮은 편이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빌라리조트음식이 더 낫다. 빌라리조트는 5일을 머무는 동안 같은 메뉴의 아침을 먹은적이 없다. 마사지 받으면서 잠이 들었나보다. 비몽사몽중에 피니쉬란다. 하여간 고맙다고 인사하고 방으로 돌아왔다. 발코니에 나가보니 세상이 깜깜하고 귀뚜라미 귀뚤댄다. 호숫가 리조트의 밤이 깊어간다. 남편의 코고는 소리가 귀뚜라미소리를 덮는다. 세상은 찰흙같이 깜깜하고 속세의 소음은 들리지 않는다. 우리가 꿈꾸던 자연속에서의 하룻밤이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파랑새를 찾아 헤매던 찌르찌르와 미찌르가 된 기분이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베트남편 Day-8] 베트남 커피농장 방문기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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