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거장 셰프 `고든 램지`가 한국 소비자들을 만나기 위해 처음으로 서울을 찾았다. 고든 램지는 방한 중인 지난 18일 오후 한국 기자들과 만나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으로 자신의 요리인생과 철학, 한국맥주와 음식에 대한 견해 등을 솔직하게 피력했다. 사진=오비맥주 제공
영국의 거장 셰프 `고든 램지`가 한국 소비자들을 만나기 위해 처음으로 서울을 찾았다. 고든 램지는 방한 중인 지난 18일 오후 한국 기자들과 만나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으로 자신의 요리인생과 철학, 한국맥주와 음식에 대한 견해 등을 솔직하게 피력했다. 사진=오비맥주 제공

영국의 거장 셰프 ‘고든 램지’가 한국 소비자들을 만나기 위해 처음으로 서울을 찾았다.

고든 램지는 방한 중인 지난 18일 오후 한국 기자들과 만나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으로 자신의 요리인생과 철학, 한국맥주와 음식에 대한 견해 등을 솔직하게 피력했다.

특히 그는 한국 맥주가 없다는 말을 한 영국 기자의 주장에 대해 "결코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내 옆에 있다면 그 기자의 엉덩이를 한 번 걷어 차 버리고 싶다"라고 말해 주관적인 사견에 대해 일축했다.

15년 전부터 한국음식의 팬이었다고 자신을 소개한 고든 램지는 카스 등 한국맥주에 대해 “한국음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완벽한 맥주라는 게 셰프로서 솔직한 평가이다”며 “과하지 않고 진정성 있는 한국음식도 충분히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첫 방한인데 한국 온 소감이 어떤지. 경험한 한식이 있다면 평가해달라.

▲한국 방문은 처음이지만 한식을 사랑한지는 15년 정도된 것 같다. 런던과 LA에 살면서 어마어마하게 맛있는 한식당과 한식을 경험해 봤고, 내 팀엔 한국인 셰프들도 있다. 한국인 셰프들도 전문적인 식견과 진정성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 한식에 대해서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라, 15년 전부터 사랑해 왔다는 걸 말씀 드리고 싶다. 지난 토요일 미국 뉴욕에 새로 문을 연 ‘COTE(꽃)’이라는 한식당에 방문했는데, 고깃집이었고 굉장히 맛있었다. 그 식당은 미슐랭 1스타를 받았다. 이미 많은 존경과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다른 경쟁자들을 제치고 더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처음 OB맥주와 계약 당시 맛에 대한 평가는 각본에 없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광고에서 블러디 프러시(Bloody Fresh)라는 말을 했다. 본인 진심에서 우러나온 건지, 카스에 대한 진심 어린 평가인지? 한국에 레스토랑을 론칭할 계획은 없는지 궁금하다.

▲먼저 내가 유튜브에서 폭언을 많이 하는 걸로 유명한 건 알지만, 꺼져(Fuck Off)를 의미하는 블러디 등 최대한 순화된 언어로 말한 것임을 알아 달라. 난 현실주의자라 진실만을 말하는 것을 선호한다. 내가 먼저 카스를 마셔보겠다고 말했고, 마셔보니까 이미 예전에 한식당에서 맛본 것이었다. 런던에서도 한식당이 굉장히 큰 인기이기 때문에 카스에 대해선 이미 알고 있었다. 카스는 기본적으로 큰 맥주 브랜드이기도 하고 맥주 자체에 진정성이 있는 것 같다. 오비맥주 이번 광고 촬영은 어떻게 보면 셰프의 꿈이기도 하다. 나는 일주일에 3~4번 외식을 하는데 광고 촬영을 하며 맛있는 음식과 함께 맥주를 즐길 수 있어 좋았고. ‘Bloody’ 등은 태어날 때부터 썼던 익숙한 단어라 자연스럽게 나왔다.

레스토랑 관련해서는 지금은 미국에 새로운 레스토랑을 열기 위해 준비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 볼티모어와 뉴올리언즈, 레이크타워 등지에 6개월내 오픈 계획이다. 한국이란 나라는 신선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 나와 성격 상 비슷하다고 생각해 앞으로 한국에 레스토랑을 여는 것도 셰프로서 꿈 중의 하나다. 홍콩에서도 레스토랑이 잘 운영되는 것을 목격했고, 중국에서도 오픈 할 예정이다. 아시아 지역에는 홍콩, 상하이, 두바이에서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데 한국 또한 중요한 목적지로 생각하고 있다.

-세계적인 셰프로서 명성을 얻고 있는데, 오비맥주 모델로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광고 모델을 수락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그리고 입맛 까다로운 셰프가 한국 맥주를 칭찬한 것에 대해 논란이 있었는데, 당사자로서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른 한국 맥주를 마셔본 적 있다면 한국 맥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10년 전에 싱가포르에서 요리경연 형태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다. 미슐랭 3스타들이 길거리 음식과 대결하는 컨셉이었다. 당시 경연에 참여하면서 비판도 많이 들었지만 결국 내가 원한 것은 길거리 문화 속에서 문화를 체험하며 그 본질과 핵심을 간파하고 싶었다. 카스 맥주의 경우 이 경험과 유사한 점이 많다. 제가 매년 광고를 하는 게 아니지 않나. 난 한식을 꽤 좋아한다. 한식은 과하지 않고, 진정성이 있다. 그래서 세계에 한식과 가장 어울리는 1위 맥주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카스는 완벽한 맥주 브랜드다. 카스는 가장 신선하고(fresh) 매력적인(cool) 맥주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지금 어려운 경제 속에서 비싸지 않고 맛있는 맥주를 사람들이 마실 수 있다면 좋은 일이 아닌가. 카스는 풍미가 진한 ‘인디안 페일 에일’(IPA) 맥주가 아니다. 편안하게 친구들과 즐길 수 있는 맥주라고 생각해서 선택했다. 나 스스로도 엘리트가 아니다. 어려운 유년시절을 보냈고, 이사를 15번을 다니면서 어려운 생활을 했기 때문에 (카스와) 비슷한 점이 많다. 카스는 국가를 대표하는 맥주이기도 하고,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정상에 올라온 것처럼 카스 역시 사람들의 성원에 힘입어 성장한 대중적인 맥주다.

한가지 더 첨언하자면, 싱가포르의 경연 경우 내가 졌다. 미슐랭 3스타 셰프가 엄청난 군단을 데리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95세 할머니에게 졌다. 그러나 그때도 절대로 부끄럽지 않았고, 이번 촬영도 그렇다. 카스는 내가 전에도 마셔본 맥주이고, 카스가 한식과 어울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는 한식에는 최고급 와인이 아닌, 뽐내지 않고 겸손한 맥주가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이에 카스가 완벽하게 잘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TV쇼에서 보면 독설, 욕설로 유명하다. 기름기 있는 음식을 낸 한 참가자한테 ‘이라크에서 침공할 것 같다’고 얘기했던 기억이 있는데, 주방에서의 욕설이 방송상의 설정인지 실제 모습인지 궁금하다. 주방 안에 있을 때 고든 램지와 일상의 고든 램지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화려한 독설을 위해 독서라든지,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있는지?

▲나는 굉장히 빠르게 지루함을 느끼며 성격이 급해 뭐든 빨리 진행되어야 직성이 풀린다. 누군가 음식을 내왔는데 ‘멕시코 만에 하루 종일 떠돌다 해변가에 떨어진 생선’같아 보이는 음식을 갖다 주는데 그에 대한 독설은 당연한 것 아닌가. SNS상에 올라오는 음식 사진이든, TV 프로그램에서의 실제 음식이든 항상 솔직하게 평가를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들이다. 열심히 노력을 하는 만큼 위트있는 표현으로 기억에 남을만한 음식평을 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요즘 셰프들 역할은 25년 전과는 많이 바뀐 듯하다. 데이비드 챙이라던지 로이 최라든지 이런 분들은 영화 등에서 정말 영화 같은 음식들을 만들었다. 미슐랭 스타를 받고 싶어하는 프렌치 레스토랑이든, 코리안 비비큐 레스토랑이든 그들이 완벽하게 해냈다. 요즘 셰프들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들처럼 여러 방면에 능통한 셰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항상 셰프를 축구선수와 비교하곤 한다. 90분을 위해 엄청난 훈련을 감당하는 선수들처럼 셰프들도 엄청난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새벽 6시에 출근해 런치타임 15분을 위해 노력하고, 짧은 휴식 뒤 또 저녁을 준비해야 한다. 나는 유년시절 축구선수를 하다 그만뒀는데 스스로를 딱하다 생각하지 않고 호텔 매니저로 일하면서 각각 6주씩 웨이터와 주방 보조를 거쳐 비로소 셰프의 길에 들어섰다. 어린 셰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름길을 찾지 말고 최고의 셰프들과 일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나 역시 프랑스에 가서 완전한 프랑스 인이 되었다. 현실을 직시하고 노력해야 하며, 자신에게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2~3개월 내에 유튜브 10억뷰를 달성을 앞두고 있는데, 내가 스크램블 에그 만드는 동영상을 2천 5백만 명이 봤다고 한다. 스크램블 에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임에도 그만한 뷰가 나왔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요리를 못했단 얘긴가. 이것이 앞으로도 셰프로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뜻이다.

-미슐랭 스타를 3개를 가장 오래한 셰프 중 하나인데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반드시 지켜야 할 셰프의 덕목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는지. 방한한 기념으로 먹어보고 싶은 음식, 또는 만나고 싶은 셰프가 있는지?

▲고든램지 레스토랑을 20년전(1998년) 오픈했다. 내년이 20주년이다. 당시 아내한테 집 팔아서 레스토랑 보증금을 내야 한다고 했을 때 미쳤냐는 소리를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을 담보로 내놓을 수 있게 해줬고, 당시 담보로 200만 파운드를 받아서 첫 레스토랑을 열었다. 그렇게까지 했던 이유가 셰프로서의 DAN를 유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당시 테이블 10개 밖에 없는 작은 레스토랑에서 점심 때는 35인분, 저녁에는 40~45인분을 판매했고, 월~금요일에만 운영했다. 업계에서 최고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지를 직원들과 아내에게 설득하고 싶었다. 은행에서 대출 받을 때 가장 손님이 많은 토요일에 왜 오픈을 하지 않는지 물었다. 나는 월요일을 가장 바쁜 날로 만들 것이라고 대답했다.

아직까지도 이 레스토랑은 작은 규모로 유지되고 있다. 난 15년 정도 미슐랭 3스타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항상 내가 현장에 뛰어들어서 스스로 성공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내가 다른 곳에 있을 때 레스토랑 품질의 일관성은 내 팀원들이 유지 해준다. 내가 좋은 셰프들로부터 좋은 가르침을 받았기에 제자들에게도 비법을 다 전수해준다. 그들도 나처럼 똑같은 생각을 한다. 난 그동안 두 명의 헤드 셰프를 양성해냈고 그들에게도 아래 직원들에게 비법을 다 가르쳐주라고 지시했다. 우린 5년 전부터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16살 이상의 젊은 셰프 45명을 육성 중이다. 10년 전 영국여왕으로부터 셰프로서 훌륭한 역할을 해냈다는 의미로 훈장을 받았다. 아마 TV를 잘 안 보셨던 것 같다. 방송에서 욕을 그렇게 많이 했는데도 불구하고 상을 주셨으니 말이다. 사실 영국 여왕도 가끔 욕을 한다고 하더라.(웃음)

나는 이 세상에 유일한 최고의 셰프는 없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셰프 중 한 명은 될 수 있다. 한식 음식에 대해 기대가 큰 것은 발효와 숙성의 음식이라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김치나 만두 등에 관심이 있고, 만두 같은 경우에는 아시아의 라비올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식은 창의력을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고, 얼마 전에 ‘코트’라는 미국의 새로운 한국 레스토랑 갔을 때도 불 판을 올린 가스렌지를 어떻게 구할 수 있는 지 물었다. 손님들이 테이블 위에서 음식을 먹는 순간까지 온도를 유지하는 장치라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나도 비슷한 도구를 (주방 안) 셰프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싶었다.

나는 셰프도 스스로 자신을 브랜드화해서 홍보하고 여러 면에서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프로덕션/미디어 기업도 운영 중인데 젊은 셰프들이 교육을 받은 뒤 나중에 생산성이 높고 스마트하게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특히 그들이 요리만이 아니라 인터뷰나 쇼 등 TV출연 시 자신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하며, 스마트하게 사업 운영을 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미슐랭 3스타라도 돈은 계속 벌어야 한다. 난 젊은 셰프들이 돈을 벌기 위해 엄청난 압박을 견딜 수 있도록 준비 시키는 중이다.

-카스의 세계 시장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한국 셰프들이 한식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는데 전 세계에 진출한 셰프로서 조언 한마디 부탁한다.

▲요즘 많은 셰프들이 와인 리스트를 비어 리스트로 대체하고 있다. 아주 기본적인 맥주부터 IPA로 넘어가는 리스트인데, 이런 페어링도 보기가 좋은 것 같다. 40~50달러 되는 와인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맥주가 고객들에게도 훨씬 경제적이다. 또한 와인에 비해 맥주는 너무 뽐내거나 멋 내는 술이 아니라 훨씬 매력적이기도 하다. 맥주 리스트를 제공한다는 자체가 보다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음식과의 궁합을 즐기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이런 캐주얼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고, 카스의 경우 한인타운에서는 생맥주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맥주이기 때문에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식은 세계화에 굉장히 적합한 음식이다. 어디서든 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로 대중적이면서도 부담없이 요리할 수 있다. 내가 영국인으로서 카스 모델로서 한국 맥주의 홍보 대사가 되고 어느 한국 셰프가 올림픽 해설위원이 되는 사례들을 보면 한식도 세계적으로 충분히 통용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한식의 경우 식재료가 진정성이 있었기 때문에 세계화가 가능하다는 측면도 있다. 16시간 뼈빠지게 재료를 준비해서 완벽한 요리를 내보내도 받기 힘든데, 앞서 언급한 COTE라는 식당은 손님이 직접고기를 구워 먹어야 하는데도 미슐랭 1스타를 받았다. 이 얼마나 혁신적인가. 한식을 격상시켜준 역할을 한 거 같다.

-한국에서는 카스가 소맥이라고 해서 말아먹는 술로 유명한데 카스로 소맥 먹어본 적 있는지. 나쁜 요리사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

▲소맥은 위험한 술이다.(웃음) 두통약을 항상 상비약으로 지녀야 할 것 같은 술이다. 나는 청년들은 술을 재미있는 분위기 속에서 즐겨야 한다 생각한다. 슬하에 자식 네 명이 있는데 첫째 딸이 19살이 되어 우리 집안에선 처음으로 대학에 입학해서 내가 성인이 된 그 애한테 직접 맥주 마시는 법을 가르쳐줬다. 나는 그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시간이 지나면 사람이 얼마나 가벼워지고 웃음이 많아지는지 보여줬고 물을 꼭 같이 마셔야 된다고 말해줬다. 청년들이 마음 놓고 술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딸 아이를 둔 아빠 입장에서는 페이스 조절 등을 꼭 가르쳐줘야 한다 생각했다. 맥주건 와인이건 동일한 교육방식이라 생각했다. 그 뒤로 6개월 뒤 딸 아이가 소주 잔이 그대로 담겨있는 소맥을 들고 오더라. 신기하다고 같이 마셔보자 해서 한 잔 마셨는데, 두 번째 잔부터는 ‘너나 마셔’라고 했다.

나쁜 셰프는 게으른 셰프다. ‘고객은 대충해도 모를 거야’라고 생각하는 셰프가 최악이다. 늘 내가 뚱뚱한 셰프를 믿지 말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들이 좋은 재료를 다 먹어 치울 것 같기 때문이다. 주방 안에 들어가면 셰프는 항상 긴장감을 잃지 말아야 하고 배고픈 상태로 일해야 된다. 계속해서 맛을 봐야 완벽한지를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이다.

-6~7년 전쯤 영국 특파원이 ‘한국맥주는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라는 기사가 화제가 된 이후 주변 외국인들로부터 한국맥주는 정말 맛이 없다, 심지어 오줌 맛과 비슷하다는 식의 말까지 들어봤는데, 고든 램지 씨는 혹시 대동강 맥주를 드셔봤는지. 서구인들이 왜 그렇게 생각한다고 보는지?

▲너무도 거리가 먼 평가다. 절대 그 특파원처럼 생각하지 않는다. 유럽인들은 맵거나 강한 음식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강한 맛을 상쇄해줄 맥주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안 한 것 같다. 아까도 말했듯이 카스는 한식과 아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고 생각한다. 음식평론가들이 15~16년 동안 내 음식에 쏟은 신랄한 평을 일일이 마음에 담아뒀다면 아마 나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카스든 나든, 중요한 것은, 주변의 평가에 개의치 않고 자신만의 정체성과 신념을 지키며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것이다. 이전에 음식 평점에서 10점 만점에 10점을 받다 9점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나에게 ‘고든 램지가 감을 잃었다’, ‘예전만 못하다’고 했지만, 9점도 충분히 좋은 점수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순간 모든 사람들이 헐뜯기 시작하는 법이다. 영국 기자의 평가는 결코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옆에 있다면 그 기자의 엉덩이를 한 번 걷어 차 버리고 싶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