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키를 대면 저절로 해당 층에 불이 켜진다
방키를 대면 저절로 해당 층에 불이 켜진다

방 키를 엘리베이터 센서에 갖다 대면 자동으로 34층에 스위치가 켜진다. 온도와 습도조절이 소음없이 쾌적하다.

호텔방에서 보는 일출
호텔방에서 보는 일출

창가에 앉아 있노라면 동경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분이다. 땅 위를 움직이는 장난감들이 나를 위해 공연을 해주는듯 감동이다. 지하철역에서 호텔 입구로 바로 연결되어 있다. 새벽에 눈을 뜨고 이불 안에서 갈등했다. 호텔에서 조식부페를 먹을지 쯔키지시장가서 성게알덮밥을 먹을지...
콧물 나는 딸이 걱정스러워 호텔서 아침 먹을까 물어보니 성게 덮밥 먹으러 가잔다. 평소 강철 체력인 딸이 감기기운이 있으니 걱정이다.

쯔키지시장 가서 식당 선택
쯔키지시장 가서 식당 선택

쯔키지시장까지 택시를 탔다. 걸어서 1킬로정도의 거리인데 택시를 타니 요금이 5천원정도 나온다.

아침
아침

지난번에 봐둔 식당으로 가서 장어덮밥, 성게알덮밥, 대게다리, 가리비꼬치를 시켜 먹었다. 싱싱하니 맛있다. 새벽시장 나온 현지인모드로 간식거리도 이것저것 샀다.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핫팩을 다시 만들어 딸에게 안겼다. 한시간이라도 땀내고 푹 자라고 했다.

34층 객실에서 커피 마시며 휴식
34층 객실에서 커피 마시며 휴식

나는 반신욕하고 짐도 챙기고 커피도 마셨다. 동경 시내를 내려보면서 커피를 마시니 황홀하다. 10시에 딸을 깨우니 다행히 개운하게 일어난다. 갈근탕과 장어 먹인 보람이 있다. 빛의 속도로 짐을 챙기고 꽃단장을 마쳤다. 오늘 하루는 동경 시내를 즐길 예정이다. 예전에 못 갔던 오모테산도부터 갔다. 동경의 가로수길이라는 곳이다. 지난번에 밤에 잠깐 구경해서 아쉬웠던 곳이다. 대로변 뒤쪽 골목길은 청담동 골목길에 온 듯 비슷하다.

오모테산도 꽃가게
오모테산도 꽃가게

예쁜 꽃집에 들러 꽃구경도 하고 분위기에 젖어 걷기도 했다.

요즘 핫하다는 블루바틀커피숍에 들러 커피와 케익도 먹었다. 커피를 마시고 넋 놓고 걷다가 느낌 좋은 식당을 발견했다.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밖에서 앉아있다.

우리도 대열에 합류했다. 기다리는 동안 일본인손님들과 이야기 나누었다. 관광객보다는 현지사정을 잘아는 사람들에게 유명한 식당인 듯 싶다. 드디어 우리 순서가 되었다.

좌석에 앉으니 빈 트레이가 놓여있다. 튀김 요리가 전문인 식당이라 바로 튀긴 튀김들을 계속 올려준다. 요리사가 테이블마다 신선한 튀김을 수시로 갖다 주는 것이 신선하다. 인터넷상의 정보보다 느낌으로 선택한 보람이 있다. 점심 먹고 오모테산도를 계속 걸었다.

한정판 사려고 줄 서있음
한정판 사려고 줄 서있음

아디다스매장앞에 줄이 길다. 물어보니 한정판을 사려는 줄이란다. 내 나이보다 많은 아줌마도 서있다. 아들 부탁을 받은 듯 싶다. 아들 선물로 하나 살까 싶어서 물어보니 오늘 판매량은 다 팔렸단다. 줄 선 사람들은 티켓을 이미 받은 사람들이다.

삼성 갤럭시관
삼성 갤럭시관

삼성 갤럭시쇼룸이 있어서 들어갔다. 우리나라에서도 보여주지않는 다양한 체험이 준비되어있다. VR체험하려는 줄이 길다. 뿌듯하다.

오모테산도 힐즈
오모테산도 힐즈

오모테산도힐즈로 갔다. 안도다다오의 건축물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오모테산도 힐즈 내부
오모테산도 힐즈 내부

외관보다 내부가 더 멋지다. 계단을 이용하지않고 내부를 다 볼수있게 설계된 건물이다. 천재 안도의 예술세계에 잠시 빠졌다. 시부야로 갔다. 모녀 여행은 기승전쇼핑이다.

시부야 돈기호테
시부야 돈기호테

돈키호테로 들어가니 눈과 손이 바쁘다. 여기저기서 한국말이 수시로 들린다. 한국인들 인기 관광코스인듯 싶다. 쇼핑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려고 시부야 밤거리를 돌아봤다.

훗카이도 라멘집
훗카이도 라멘집

고풍스런 느낌의 홋카이도라멘집이 눈에 뜨인다. 앉아있는 사람들도 고풍스럽게 앉아있다. 오늘은 정보보다 느낌으로 식당 고르는 날이다. 들어서니 홋카이도의 로칼식당에 들어온 느낌이다. 딸은 매운맛으로 시키고 나는 중간 맛으로 시켰다. 미소맛과 어우러져 국물이 시원하다. 제대로 맛을 낸 라멘 집이다. 일본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라멘으로 마무리하는데도 아쉬움이 전혀 없다.

긴자 밤거리
긴자 밤거리

긴자거리로 가서 산보삼아 걸었다. 금요일 밤은 도쿄시민들에게도 불금인듯 싶다. 정장으로 차려 입은 부티 귀티 흐르는 커플이 고급 승용차에서 우아하게 내려서 고급클럽으로 들어간다. 기모노 입은 아름다운 여인들이 긴자거리를 배회한다. 대로의 화려한 건물 구경과 함께 뒷골목의 정취가 일본스러워 재미있다. 호텔로 돌아가서 맡겨놓은 가방을 찾아서 짐 정리를 다시 했다. 다행히 가방에 딱 맞게 다 들어간다. 사고 보니 쇼핑 내역이 죄다 군것질거리다. 당분간 간식 걱정이 없을 듯하다.

하네다공항
하네다공항

공항 가는 전철을 타고 하네다공항에 도착하니 집에 온 느낌이다. 첫날 공항호텔에서 잤더니 익숙하다. 체크인하고 보안검색을 통과해서 들어갔다. 자정을 넘겨서 비행기에 오르니 졸린다. 짧은 야간비행인데도 기내식으로 장어 덮밥을 준다. 먹자마자 바로 잠이 들었다.

인천공항에 내리니 새벽이다. 토종 입맛 딸이 된장찌게가 먹고싶단다. 먹는 것 좋아하는 딸은 먹어도 살이 안 찐다. 나보다 더 많이 먹는데도 내 반쪽밖에 안된다. 다행히 새벽에도 식당이 문을 열고 있다. 이른 아침을 먹는데도 잘 들어간다. 역시 우리 입맛에는 우리 것이다.

딸은 서울 시내로 나는 대전으로 각자 버스를 탔다. 딸이 전화를 준다. 고맙단다. 긴 세월 여러 번 함께 여행한 딸이다. 다른 모녀 여행과 다를 것 없는 여행이지만 고맙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 부부여행이나 모녀여행이나 누구나 비슷한 과정을 겪는다. 얘기가 길어지니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다. 내가 성숙해진 만큼 딸도 많이 자라 있다. 부족한 것을 채워가는 것이 인간이다. 우리가 진화하는 이유다.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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