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사회적 현상도 있다. 물론 스스로 만드는 것이 가격적으로 좀 더 매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도전하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러한 기류는 소프트웨어에서도 발생할 것으로 생각한다.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만들어서 공급하는 제품은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기능적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런 범용 소프트웨어는 이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창의적 사고에 완벽하게 맞추는 것이 불가능하고, 모든 사람에게 100% 만족을 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많은 경우에 서비스 형태로 소프트웨어가 개발된다. 소프트웨어 개발회사가 사용자의 요구사항에 맞추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주면 사용자는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을 대가로 주는 개발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위탁 개발 서비스를 활용하는 사용자의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기업이나 일부 소수의 개인이다. 일반적인 개인이 자신에게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돈 주고 개발하여 사용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현재의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은 사람은 쉽게 코딩을 할 수 없으며, 코딩에 맞추어 사고하는 역량도 제대로 확보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미래사회에서는 개인이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스스로 개발하여 사용하는 것도 거부감 없는 보편적인 사회 현상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기술의 발전으로 일반인의 소프트웨어 개발은 기본적인 컴퓨팅 사고력만 있으면 실질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많은 수고가 들지 않도록 환경이 제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DIY(Do It Youtself)의 관점은 소프트웨어 개발보다는 소프트웨어 활용과 적용에 초점을 맞춘다고 보면 된다. 스스로 설계한 논리를 기존에 개발되어 있는 소프트웨어를 단계적으로 조립함으로써 완성해 가는 것이라고 상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스스로 자신만의 가구를 만드는 경우 씨를 뿌리거나 어린 나무를 심어서 키운 다음에 나무판재를 얻는 것이 아니고, 판재를 사다가 가구를 만든다. 마찬가지로 지금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하고 있는 것처럼 핵심적인 기능 외에는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일일이 코딩을 한다기 보다는 자기가 필요한 소프트웨어 부품을 가져와서 연결하는 것이 주된 일이 될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소프트웨어를 가져다가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만 수정하여 사용하기도 할 것이다. 소프트웨어는 소프트웨어 그 존재만으로도 중요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중고 하드웨어를 자신의 소프트웨어로 연결하여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기도 할 것이다.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하드웨어를 만들고 자신의 소프트웨어로 새생명을 불어 넣는 경우도 발생한다. 소프트웨어는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접착제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결국 소프트웨어를 스스로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DIY는 과거에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차원의 사회로 진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스스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DIY 보편화되더라도 전문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모두 없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여전히 핵심 소프트웨어 생산자로써의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직업적으로 존재할 것이고, 또한 많은 경우에는 여전히 내가 직접 하는 것 보다 전문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경우가 경쟁력이 더 있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소프트웨어 DIY 개발 수요가 많아지면 더욱 더 소프트웨어 산업은 지속적인 호황을 누릴 것이다.

채성수 chaesungsoo@iabacus.co.kr 소프트웨어개발 전문기업 ㈜애버커스 사업총괄부사장. 엘지전자와 엘지씨엔에스(LG CNS)에서 다년간 컴퓨터 관련 사업을 추진한 전문가이다. 국가 공인 최고 자격인 정보관리기술사로 대학에서 컴퓨터 관련 연구를 하였다. ‘속도경쟁사회’, ‘코딩을위한컴퓨팅사고력’ 등 5권의 책을 저술하였으며 넥스트데일리의 컬럼니스트로 활동하였다. 현재 ㈜애버커스의 COO로 근무하고 있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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