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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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디어 등을 통해 털을 만드는 피부기관인 모낭의 재생을 돕는 물질이 개발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국내 연구진들이 탈모가 진행되는 사람의 두피조직에 특정 단백질의 양이 많음에 주목, 이 단백질이 다른 단백질과 결합해 모발의 생성을 저해함을 확인했다.

이어 두 단백질의 결합을 막는 생화학물질을 제작해 쥐에서 효능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모인들은 이 소식을 접한 후 환호했다. 새로운 탈모 치료제를 통해 본인의 머리털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는 상상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새로운 물질이 신약으로 나오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다양한 탈모치료 약물이 개발되고 있지만 실제 복용 가능한 치료제로 사용화되기까지는 꽤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더욱이 확실한 치료 효과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이 나타날 확률도 배제할 수 없으며 사람 대상의 장기간의 임상연구 과정도 거쳐야 한다.

더 중요한 문제는 탈모인들이 새로운 탈모치료제 개발 소식에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고 이 치료제만을 기다린다는 부분이다. 이에 탈모 전문가들은 전문적인 탈모치료를 미루는 것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지적한다.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탈모도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하게 진단받고 치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질환의 진행을 막는 방법이다.

탈모의 유형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남성형 탈모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더불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라는 물질로 변환되면서 모낭을 공격하는 것이다.

정수리나 이마선 부위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면 남성형 탈모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으며 증상이 진행되면 이마선이 정수리 쪽으로 점점 후퇴하고 정수리 부위나 앞머리 모발이 가늘어지며 숱이 줄어든다. 특히 남성형 탈모는 한 번 증상이 시작되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이다. 그만큼 초기 치료가 중요한 셈이다.

물론 치료제도 있다. 탈모를 유발하는 유전적 요인을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우리나라의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다수의 공인기관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이 검증된 경구용 치료제인 피나스테리드 성분 등을 통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바뀌는 것을 차단해 탈모를 치료할 수 있다. 두피에 직접 도포하는 미녹시딜 성분의 탈모치료제는 두피의 혈액순환을 도와 발모를 촉진한다.

그중 경구용 탈모 치료제의 경우 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서 모든 단계의 탈모치료에 1차 치료제 권장되고 있다. 임상연구 결과 90% 이상의 탈모 억제 효과와 70% 이상의 발모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최소 복용 3개월 이후부터 효과가 나타나며 치료 후 1년이 지나면 눈에 띄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탈모 진행 정도가 심해 약물치료만으로 한계가 있는 환자라면 모발이식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이 수술은 탈모의 영향을 받지 않는 후두부 모발을 탈모 부위로 옮겨 심는 수술로 한 번 심은 모발은 빠지지 않고 영구적으로 유지된다. 일부의 경우 모발을 이식하지 않은 기존 모발에서 탈모가 계속 진행될 수 있어 추가적인 탈모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이식 후에도 꾸준히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이찬우 클린앤피부과 원장은 "탈모는 한 번 시작되면 갈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진행성 질환으로 초기부터 적극적인 의학적 치료를 받는 것이 예후가 좋다. 처음 탈모가 의심되면 비의학적 치료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즉시 피부과를 찾아 전문의와 상의하고 증상에 따른 의학적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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