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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여사의 여행일기 발칸편 Day-13] 크로아티아에서의 첫날밤

발행일시 : 2017-12-27 00:00

단체손님이 없는 날이라 그런지 아침이 부실하다. 그래도 열심히 챙겨 먹었다. 오늘은 갈 길이 멀다. 류블랴나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자그레브까지 가는 날이다.

달이 지는 새벽풍경 <달이 지는 새벽풍경>

호텔 위치가 기가 막히는 곳이다. 일출과 석양을 다 볼 수 있는데다 바로 눈앞에 나노스산이 우뚝 자리하고 있다. 오늘 아침 하늘에 구름 한점 없어서 서산으로 넘어가는 달을 찍고 바로 햇빛에 붉게 물드는 나노스산을 만났다. 날 좋은때 나노스산에 오르면 아드리아해를 볼수있단다. 여름에나 생각해볼 일이다.

체크아웃 하는데 안경 쓴 올란드볼룸이 있어서 깜짝 놀랬다. 이 호텔 리셉션 직원은 다 잘 생겼다. 잘생긴데다 친절하기까지해서 슬로베니아에 대해서 줄줄 설명해준다. 설명을 듣고 나니 여름에 다시 와야할것 같다. 국립공원근처에 호텔 체인을 건설중이니 꼭 다시 오란다.

호텔 주인이 슬로베니아사람이란다. 욕실 벽을 유리로 만든 건 샤워하면서 나노스산을 바라보게 하려고 한거란다. 중국호텔들이 욕실벽을 유리로 하는 경우가 많다했더니 놀란다.

크리스마스트리가 사열 중 <크리스마스트리가 사열 중>

포스토이나에서 류블라나로 가는 길은 환상적인 설경이 이어진다. 맑은 하늘아래 크리스마스트리들이 사열중이다. 작은 마을들도 그림처럼 예쁘다.

류블랴나로 와서 자그레브가는 버스를 탔다. 한국인 젊은이가 3명이 있다. 한때 유럽여행이라면 기차여행이 정답이던 시절이 있었는데 많이 변했다. 여행 방법이 다양해진건 좋은 일이다.

두 명은 커플이고 한명은 혼자다. 슬로베니아에서 크로아티아국경을 넘는데 전원 버스에서 내리란다. 슬로베니아출국수속과 크로아티아입국수속을 거친다. 유럽에선 드문일이다.

덕분에 한국젊은이들하고 인사를 나누었다. 같은 버스를 탄 것도 인연이다. 톡 주소를 주고받고 내 숙소로 저녁 초대를 했다. 다들 20대다. 자식같은 아이들에게 따뜻한 집 밥 한끼 해주고 싶었다.

혼자 온 남학생은 군대전역하고 여행중이란다. 23살이라니 내 눈에 애기처럼 보인다. 숙소가 같은 방향이라 택시를 같이 탔다. 우버를 불렀는데 차와 숨바꼭질을 한참 했다. 겨우 만나서 숙소로 왔다.

새로 단장한 아파트 <새로 단장한 아파트>

자그레브에서는 집처럼 편하게 쉬고 싶어서 아파트를 예약했다. 위치 좋은 곳에 호텔이 많지 않기도 하다. 구도심에는 대형 호텔이 들어설만한 공간이 안보인다. 예약한 아파트도 낡은 건물 4층을 리모델링해서 여러 채의 아파트를 새로 꾸민 것이다. 새로 단장한 아파트 답게 건물 외양과 달리 내부는 반짝반짝 윤이 난다.

방에서 보는 광장시장 <방에서 보는 광장시장>

짐을 대충 풀고 시장 보러 나갔다. 집 바로 앞에 대형 시장이 있긴 한데 과일과 야채시장이다.

마트로 가는 길 <마트로 가는 길>

제대로 먹이고 싶어서 마트로 갔다. 가는 길에 현금도 찾았다. 크로아티아 돈이 적응이 안된다.

시장보고 크리스마스시장 들렀다가 <시장보고 크리스마스시장 들렀다가>

마트장보고 짚 앞 시장에서 과일도 샀다. 크리스마스시장가서 핫와인과 큼직한 전통소시지도 샀다. 와인도 한 병 샀다.

와인과 함께 시작 <와인과 함께 시작>

한국아줌마의 저력을 발휘해서 뚝딱뚝딱 저녁을 차렸다. 홍합버섯찌게, 해물야채데리야키, 짝퉁김치샐러드에 소시지와 닭다리 베이컨말이등 차려 놓으니 먹을만해 보인다. 밥도 제대로 잘되었다.

세명 모두 늦지않게 왔다. 전역한 학생 덕분에 다들 즐거웠다. 45일동안 18개국을 여행한단다. 나라마다 중요한 도시를 1박씩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란다. 젊은 혈기에 다같이 감탄했다. 무모한 도전이 23살이라 아름다워 보인다. 젊음의 특권이다. 버스, 기차, 저가항공 등 모든 방법을 다 체험했단다. 뭘 보고 했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젊음 그리고 도전이 멋지고 부럽다.

커플은 여행을 자그레브에서 마무리하고 귀국한단다. 여행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젊은이들 트렌드에 대해서 배운 것이 많다.

여행이란것이 신기하다. 30살이상의 나이차이도 상관없이 대화가 통한다. 처음 만나 같이 저녁을 먹는데도 대화가 끊어지지 않는다. 살아있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아직도 내가 젊다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힘을 얻었다.

크리스마스시장의 공연 <크리스마스시장의 공연>

다들 떠나고 크리스마스시장으로 나갔다. 축제분위기다. 핫와인을 사서 광장을 돌아서 집으로 왔다. 오늘 하루가 뿌듯하다. 침대에 누워 따뜻한 핫와인 마시며 크로아티아의 첫날밤을 맞이한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발칸편 Day-13] 크로아티아에서의 첫날밤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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