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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여사의 여행일기 발칸편 Day-16] ‘시원한 물줄기’ 폭포의 기운 즐기기

발행일시 : 2018-01-03 00:00

자그레브에서 함께 저녁 먹었던 학생이 트램에서 소매치기를 당했단다. 불행 중 다행인건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날이고 지갑에 든 현금이 얼마 되지 않단다.
급하게 조치할 것들을 알려주고 위로했다. 무사고로 여행을 마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다음 여행을 위한 교훈이 될거라 생각한다.

새벽에 눈떠서 일출 시간을 확인하니 7시20분이다. 지도를 보고 궁리했다. 동절기라 P2가 폐쇄되어서 못가는 것이 못내 아쉽다. 일단은 걸어서 가는데까지 가보자고 6시30분에 호텔을 나섰다.

바둑이와 기념촬영 <바둑이와 기념촬영>

어제 까망 바둑이가 기다렸다는 듯 달려온다. 외로운 산책길의 훌륭한 친구가 되어준다. 고맙게도 앞서가다가 기다려주고 옆에 서서 가주기도 한다. 호수를 따라 둘이서 하염없이 걸었다. 눈이 녹지않은 길은 상당히 미끄럽다. 어제 미끄러진 기억 덕분에 조심해서 걸었다.

블랙아이스구간이 많다 <블랙아이스구간이 많다>

블랙아이스구간이 많아서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바둑이는 신기하게도 미끄러지지않고 잘 걷는다.

한참 올라가니 전망대가 나온다. 옆으로 작은 샛길이 있어서 들어가니 상류폭포로 들어가는 진입로다. 들어서서 가다보니 데크길이 나온다. 동절기라 폐쇄된 구간이다. 관광객들은 접근이 어렵지만 트래킹하는 사람들은 걸어서 올 수 있는 곳이다. 해뜨기 전에 나온 보람이 있다

상단폭포 만남 <상단폭포 만남>

아기자기하고 환상적인 폭포들이 이어진다. 미끄러운 얼음데크길을 조심하며 걸었다. 자칫 잘못하면 물에 빠질 판이다. 아이젠생각이 간절해진다. 폭포산책로를 한바퀴 돌고 다시 바짝 긴장하며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은 더 위험하다. 동절기에 폐쇄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바둑이도 걱정되는지 내 옆을 떠나지않는다.

2시간30분정도 아침운동을 했더니 출출하다. 식당에 가서 아침 먹으면서 바둑이를 위한 베이컨과 소시지를 챙겼다. 아침에 무리해서 나보다 배가 더 고플 것 같다. 아침 먹고 나와서 찾아보니 안보인다. 일단 방에 가서 잠시 쉬었다.

P1에서 배타고 <P1에서 배타고>

10시30분 배 시간에 맞춰 호텔을 나섰다. 선착장으로 가는 길에 바둑이를 찾아도 안보인다. 힘들어서 뻗었나 걱정된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배에서 한국인단체팀이 내린다.

배는 동절기라 P2에는 서지않고 지나간다. 새벽에 걸어서 다녀온 것이 뿌듯하다. 배에는 말레이시아단체팀이 타고있다. 페낭에 사는 부부하고 말벗을 했다. 한국에는 2번정도 왔었단다.

P3에서 내리자 키 큰 한국남학생이 줄을 잘못서있다. P1으로 가려고 한단다. 상류폭포를 보고싶은데 동절기라 못봐서 아쉽단다. 걸어서 가면 된다니깐 놀란다. 플리트비체 때문에 크로아티아에 왔다며 자세하게 묻는다. 그러다 배를 놓쳤다. 걸어가는 방법을 설명해주니 시간이 없다며 아쉬워한다. 2시30분 자그레브가는 버스를 타야 한단다.

플리트비체에 오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오전에 도착해서 보고 오후에는 다른 도시로 떠난다. 공원을 제대로 파악하고 배와 버스를 적절히 이용하면 충분히 가능한 계획이다. 나하고 이야기하다 배를 놓쳐서 버스 타고 이동하는 것을 알려줬다.

셔틀버스정류장으로 가는데 한국인 남학생을 두 명 또 만났다. 다들 2시까지 공원을 다보고 다른 도시로 이동해야한단다. 버스를 타고 P1으로 가서 12시30분 유람선을 타고 게이트1으로 가라고 계획을 정리해줬다. 학생들은 셔틀버스 타러가고 나는 대폭포로 갔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발칸편 Day-16] ‘시원한 물줄기’ 폭포의 기운 즐기기

대폭포로 가는데 깜짝 놀랬다. 기자 일행을 만났다. 우연히 3번을 마주치다니 대단한 인연이다. 오늘 자그레브에서 와서 플리트비체보고 두브로브니크로 간단다. 3번을 마주치고도 서로 통성명도 안했다. 헤어지는데 한국 가서 만나요 란다.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는데 웃고 말았다.

호텔로 돌아와서 바둑이를 찾으러 나갔다. 여전히 안보인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발칸편 Day-16] ‘시원한 물줄기’ 폭포의 기운 즐기기

방으로 와서 반신욕하고 발코니에 나가서 햇빛 받으며 쉬었다. 목과 어깨가 뻐근하다. 어제 넘어진 탓인지 추운데 돌아다녀서 그런지 알수가 없다.

저녁 먹으면서 직원에게 바둑이에 대해서 물어보니 주인 없는 떠돌이란다. 저녁 먹고 다시 나가서 찾아도 안보인다. 베이컨과 소시지를 다니는 길목에 두었다. 방으로 돌아와도 계속 생각이 난다. 건강하게 잘 살길 빈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발칸편 Day-16] ‘시원한 물줄기’ 폭포의 기운 즐기기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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