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산티아고 여행기]4. 에스탱에서 꽁끄까지 20.5Km

발행일시 : 2018-01-03 11:24

LG V30과 함께한 끼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기 4편 - 첩첩산중에 있는 꽁끄(Conques)는 어떤 마을일까요?

프랑스 GR65 순례길의 마지막 여정은 가장 기대를 모았던 꽁끄로 가는 길이다. 에스탱(Estaing)에서 새네르그(Senergues)까지 택시로 이동한 후 약 11킬로 정도를 걷게 되면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인 콩끄(Conques)를 발견하게 된다. 높지 않은 고도와 짧은 거리 면에서 시작은 가벼운 마음이다.

꽁끄의 아침 <꽁끄의 아침>
꽁끄의 전경 <꽁끄의 전경>

꽁끄로 가는 길은 풍요로웠다. 목장지대가 펼쳐진 어제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풀숲을 따라 걷다 보면 곳곳에 열려있는 딸기는 순례자들에게 비타민이란 낭만을 공급해 준다. 잠시 고개를 돌려 땅을 보면 나무에서 떨어진 알밤들이 넘치게 길 위를 덮고 있다. 길가에 널려있는 밤의 유혹을 그냥 지나치기엔 매우 용기가 필요하다.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는 프랑스 밤 맛은 한국의 밤처럼 똑같이 달콤했다. 도시에서 경험할 수 없는 길이 주는 선물이다.

순례길에 훌륭한 간식거리가 되어 준 알밤 <순례길에 훌륭한 간식거리가 되어 준 알밤>
풀숲에 열려있는 산딸기 <풀숲에 열려있는 산딸기>

순례길을 걷고 걷다 보면 수도 없이 크고 작은 마을과 도시를 지나치게 된다. 가끔은 차를 한 잔 또는 간단한 식사를 한다. 그러나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사진으로 아쉬움을 대신한다. 매일 정해진 거리를 걸어야 하는 순례자들에게 관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서면 꼭 한번 다시 오겠다는 마음속 다짐이 고개를 든다. 꽁끄는 나에게 그런 다짐의 마을이었다.

꽁끄의 시청과 Tourism Office <꽁끄의 시청과 Tourism Office >
꽁끄의 마을 전경 <꽁끄의 마을 전경>
꽁끄의 마을 전경 <꽁끄의 마을 전경>

콩끄는 프랑스 남부 옥시타니(Occitanie) 주 아베홍(Aveyron) 현 심심산골에 자연 그대로 보존된 마을이다. 인구 약 300여 명이 사는 꽁끄는 에스탱(Estaing)과 마찬가지로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Les plus beaux villa ges de France) 중 하나로 지정되어 있으며, 2009년에는 미디 피레네 지역의 위대한 명소 (Grands Sites de Midi Pyrenees)라는 칭호를 받은 프랑스의 중요한 유산이다.

꽁끄의 집 <꽁끄의 집>
꽁끄의 집 <꽁끄의 집>
꽁끄 성당 광장 앞 풍경 <꽁끄 성당 광장 앞 풍경>

꽁끄는 시간이 멈추어 버린 듯한 중세의 거리 풍경과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동화 같은 마을이다. 비단 마을의 풍광만이 동화는 아니다. 마을에 일어난 기적 같은 이야기들이 오랜 세월 품어온 전설로 내려온다. 로마의 신흥종교 말살 정책으로 기독교가 탄압을 받던 시기 12살 소녀 성녀 프와(Sainte` Foy)가 참수당하자 꽁끄의 수도사가 성녀 프와의 머리 유골을 훔쳐와 안치한 뒤로 꽁끄에서는 수많은 병자나 죄인이 구원을 받은 기적이 일어났다고 한다.

전설의 주인공 성녀 프와(Sainte` Foy)를 기념하기 위해 건축한 것이 성 푸와 수도원 성당 (Abbatiale Sainte-Foy)이라고 한다. 매일 순례자 미사가 끝나면 미사를 집도한 신부님이 성녀 프와의 기적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순례자들에게 믿거나 말거나 실감 나게 들려준다.

미사가 끝난 후 신부님이 성녀 프와의 전설을 재미있게 이야기해 준다. <미사가 끝난 후 신부님이 성녀 프와의 전설을 재미있게 이야기해 준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 델라(Santiago de Compostela)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꽁끄의 역사는 순례길보다 더 오래되었다.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희귀한 성물들로 넘쳐나는 성지이다. 성 프와 수도원 보물 관(Salle du trésor)에 전시된 성녀 프와(Sainte` Foy)의 머리 유골 장식품은 꽁끄 최고의 보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금빛 세공의 진수를 볼 수 있는 황금빛 예술은 유럽의 5대 중세 보물 중 하나로 세계적인 평판을 받고 있다.

꽁끄의 성당 <꽁끄의 성당>
꽁끄의 성당 <꽁끄의 성당>

시대를 거쳐 모이고 보존된 보물들이 꽁끄의 주연이라면, 수많은 조연은 자연 그 자체인 꽁끄의 건축물이다. 꽁끄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건축물은 12세기 말 건축된 로마네스크 양식의 걸작 성 푸와 수도원 성당이다. 성당 앞 광장을 중심으로 언덕을 따라 펼쳐져 있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기적적으로 보존된 중세 시대의 가옥을 발견할 수 있다.

꽁끄는 스페인 국경에 가까운 험한 피레네 산악지역에 세워진 마을이다. 경사도가 심한 산비탈에 건축된 가옥의 특징은 진한 회색빛 편암으로 만든 뾰족한 지붕이다. 꽁끄의 상징이자 통일된 정체성을 가진 편암 슬레이트 지붕은 주변의 자연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오늘날 꽁끄를 아름다운 마을로 만든 일등공신이 되었다.

꽁끄의 장난감 가게들 <꽁끄의 장난감 가게들>
꽁끄의 장난감 가게들 <꽁끄의 장난감 가게들>
꽁끄의 장난감 가게들 <꽁끄의 장난감 가게들>

꽁끄는 훌륭한 문화유산으로 순례자들뿐 아니라 사시사철 관광객들로 넘쳐나지만, 작은 산골 마을이라 호텔은 몇 개 없다. 그러나 순례자에게는 넉넉하게 품을 내어주는 곳이다. 성 푸이 수도원 성당 뒤에 제법 큰 규모의 순례자 숙소인 수도원 성당 지트(Gite)에서 저렴한 가격의 숙식을 제공한다. 꽁끄를 거쳐 가는 순례자 수가 많아 지트는 항상 만원사례로 순례자도 침대를 얻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반 여행객들과 함께 발길을 돌려 비탈길 위에 있는 중세 가옥에서 민박할 수 있다.

수도원 성당 지트 <수도원 성당 지트>
기념품을 파는 상점 <기념품을 파는 상점>

마을로 올라가는 길은 녹녹지 않다. 무거운 가방을 메고 깎아지른 듯한 산비탈과 계단을 올라야 하는 순례의 연장선이다. 산악 지대에 지어진 중세 가옥의 내부는 폭이 좁고 높이가 높은 건축 형태로 집의 내부는 작지만 소박하고 견고하게 보였다. 집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비탈길을 오른 고단함은 온데간데없고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신비로운 꽁끄의 풍경이 바로 그 묘약이다.

꽁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중세의 가옥 <꽁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중세의 가옥>
꽁끄의 레스토랑 <꽁끄의 레스토랑>
석양의 꽁끄 <석양의 꽁끄>

고재선 객원기자 (jaesunkoh@nextdaily.co.kr)

© 2018 nextdail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주)넥스트데일리 | 등록번호 : 서울 아 01185 | 등록일 : 2010년 03월 26일 | 제호 : 넥스트데일리 | 발행·편집인 : 이선기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2로 123, 701호ㅣ발행일자 : 2005년 08월 17일 | 대표전화 : 02-6925-6318 | 청소년보호책임자 : 나성률

Copyright © Nextdail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