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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여사의 여행일기 발칸편 Day-23] 보스니아 모스타르 도시 탐방

발행일시 : 2018-01-19 00:00

크로아티아사람들은 자존심이 세보인다. 특히 달마티아왕국의 후예들은 고고해보이기까지 한다. 유명한 관광지라 해도 호객행위라는 것이 없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기가 어렵다. 내가 들은 유일한 장사꾼의 고함은 신문사라는 외침이다.

남자들은 낯선 이방인에게 추근대지않는다. 내가 받은 추근댐은 딱 한번 이태리말한다면서 벨라라던 기사아저씨다. 그마저도 그 이상은 어떤 말도 나누지않았다. 여자도 끈적대는 일이 없다. 연애는 어떻게 시작했는지 궁금해질 정도다. 길에는 유모차 끌고 다니는 젊은 부부가 넘치는데 말이다.

오래전 알고 지내던 크로아티아계 미국인청년이 떠올랐다. 반듯한 청년이었다. 크로아티아에 대한 애국심이 대단해서 버는 돈 전부를 크로아티아재건성금으로 보냈던 청년이다. 그 청년이 떠오르고 이해가 된다. 조국이란것이 힘든 시기에 국민을 하나로 만드는 힘이 있는 법이다.

택시기사가 다가와서 어디가겠냐고 유혹하지도 않는다. 내가 원해서 물어보지 않으면 어디가냐고 물어보지 않는다. 처음에는 황당하더니 다닐수록 편하다. 무뚝뚝한 표정 뒤에는 은근한 배려가 있다. 어설픈 친절보다 낯선 여행자에 대한 무관심이 점점 편해진다.

체크아웃을 하는데 체크인할 때 여직원이다. 잘 지냈냐고 묻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맨체스터에서 1년간 살았단다. 같이 영국 날씨 흉을 실컷 봤다. 체크인 때 까다롭게 굴어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절대 괜찮단다. 본인이 챙겨줘야 할 일이란다. 프로다워서 맘에 든다.

매일 지나던 빵집에 들어가서 빵을 샀다. 4시간이상 버스를 타야하는데 먹거리가 필요하다. 장거리이동때 휴게소마다 먹을 것이 적당하지 않아서 항상 고생했다.

버스를 타고 다시 아드리아해변을 따라 달렸다. 몇 번을 봐도 지루하지 않는 길이다. 왼쪽으로 펼쳐지는 산맥 또한 장관이다. 플로체까지 와서 모스타르로 방향을 돌린다.

수로과수원 <수로과수원>

수로과수원은 3번째 보는데도 신기하다. 모스타르쪽으로 방향을 돌리니 수로과수원을 다른 방향에서 본다.

보스니아로 입국 <보스니아로 입국>

크로아티아국경에서 여권을 거둬서 출국수속을 하고 보스니아이민국에서 입국수속을 마친 뒤 돌려준다. 버스기사가 다 해주니 편하다. 보스니아에 들어오니 집들이 달라졌다. 크로아티아보다 못사는 것이 실감난다.

모스타르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일단 돈을 찾고 내일 사라예보로 가는 버스표를 샀다. 드디어 이번 여행의 끝이 보인다. 오늘 예약한 호텔로 걸어가는데 또 궁상맞게 비가 내린다. 부슬부슬 내리니 더 청승이다.

쇼핑몰안에 있는 호텔 <쇼핑몰안에 있는 호텔>

호텔은 모스타르 최대쇼핑몰안에 있다. 편하게 쉬고 싶어서 최신 5성급으로 예약했다.

호텔 로비 <호텔 로비>

최신 호텔답게 리셉션이 고급지다. 오랜만에 문명의 세계로 돌아온 기분이다. 수영장과 사우나 등이 다 갖춰진 곳이다.

방에서 보는 모스타르시 <방에서 보는 모스타르시>

객실은 최고층 9층이다. 전망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방에 들어서니 미소가 절로 나온다. 웰컴프룻에 생수도 서비스로 준비되어 있다.

가방만 던져놓다시피하고 올드브릿지로 갔다. 보스니아에 온 것이 실감난다. 히잡 쓴 여인들이 길에 많이 보인다. 구걸하는 아이들이 다가오고 아기를 안고 구걸하는 여인도 보인다. 크로아티아하고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올드타운 <올드타운>

올드타운으로 들어서니 길바닥에 자갈을 깔아서 만든 것이 신기하다. 예쁘게도 박아 놓았다.

모스크 내부 <모스크 내부>

모스크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올드브릿지 최고 전망이라 써있는 모스크로 들어갔다.

첨탑계단 <첨탑계단>

입장료를 내고 첨탑과 모스크 정원에 들어갔다. 첨탑에 오르는 계단이 좁게 이어진다.

첨탑에서 보는 올드브릿지 <첨탑에서 보는 올드브릿지>

워싱턴에서 온 아가씨와 둘이 함께 올랐다. 3명이 오르면 설 자리도 없어보인다. 둘이서 서로 사진 찍어주고 이야기도 나누었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발칸편 Day-23] 보스니아 모스타르 도시 탐방

올드브릿지로 갔다. 히잡 쓴 동남아관광객들이 서서 구경중이다. 드론을 날리며 촬영하기도 한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발칸편 Day-23] 보스니아 모스타르 도시 탐방

한바퀴 돌아보고 야경도 기다릴 겸 다리 옆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벽난로에 불 붙이고 어머니와 아들이 앉아있는듯 보인다.

보스니아음식을 추천해 달라니깐 싼 것을 추천한다. 더 비싼 소고기요리는 자체개발요리란다. 치즈, 버섯, 햄 등을 넣어서 만든 소고기슈니첼이란다. 비싼 걸로 햄 빼고 해달라고 했다.

손님 없는 시간에 두 사람의 휴식을 방해한 것이 미안하다. 와인도 한잔 달라고 하니 가득 부어준다. 비싼 메뉴로 배터지게 먹었는데 만오천원정도다. 여행자들이 보스니아를 좋아한 이유를 알 것 같다.

올드타운 야경 <올드타운 야경>

저녁 먹고 야경을 기대했는데 꽝이다. 올드타운전체가 죽은 도시인 듯 보인다. 실망하며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과 연결된 쇼핑몰로 들어가니 온 동네 사람들이 쇼핑몰에 다 모인 듯 북적인다. 밤이 되니 올드타운은 텅 빈 유령의 도시 같은데 대조적이다.

호텔과 연결된 대형쇼핑몰 내부 <호텔과 연결된 대형쇼핑몰 내부>

화려한 쇼핑몰앞에는 구걸하는 소녀가 손을 내민다. 방에서 내려보는 도시의 불빛이 공허할 만큼 허전하다. 사람들이 모두 대형쇼핑몰에 모여 밤을 보내는듯 싶다. 내가 왠지 소돔과 고모라안에서 잠자는 기분이다. 내 느낌이 틀린 것이길 바란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발칸편 Day-23] 보스니아 모스타르 도시 탐방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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