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 작가 우욱순이 에세이 '흔적을 지우는 여자'(247쪽, 해드림출판사)'를 썼다. 이 에세이는 순박한 시골 소녀시절부터 단단하게 헤쳐나간 도시 여자로서의 삶을,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겪은 수많은 흔적들을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체로 담아냈다.

글의 모티브는 사람 냄새, 산골 냄새, 가난한 아버지, 도시 생활 적응기 등이다. 작지만 소중했던 순간을 엮어 흔적으로 남겼다. 책에는 다양한 음성이 있다. 부모의 사랑을 목말라하는 섬약한 딸에서부터 가족을 염려하는 아내이자 엄마, 고부갈등으로 대표되는 사회 문제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성인의 육성까지 들려온다.

끊이지 않는 감성의 샘은 여러 삶에서 은은하게 솟아난다. 산골소녀와 소, 거스름돈 100원, 돌 잔칫날 조카의 장난감 등에는 고향 내음이 오롯이 배여 있다. 섬약한 아이의 큰 눈망울이 그려진다.

남편과 두 아들의 뒤치다꺼리, 아버지의 뒷모습, 동이 아재의 삶, 엄마의 문풍지, 시어머니의 독백 등은 녹록하지 않은 어른의 삶과 작은 행복을 일깨우게 한다.

나성률 기자 nasy23@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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